『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못생긴 첩이 사랑을 받다
『장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오늘날에 적용할 때 꼭 맞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여관에 묵으러 갔다. 그 여관주인에게는 첩이 둘 있었는데 한 명은 미녀이고 한 명은 추녀였다. 그런데 여관주인이 예쁜 첩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못생긴 첩만 아끼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보고 손님들은 모두 의아해 했다. 다른 이들처럼 의아해 하던 그 사람이 여관주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두 첩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게 다를 수 있죠?”
여관주인이 대답했다.
“예쁜 첩은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절대 예쁘지 않고, 못생긴 첩은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오.”
매우 의미심장한 말이다. 예쁜 첩은 자신의 미모를 믿고 거만하여 무엇을 하든 잘난 척하지만 이와 반대로 못생긴 첩은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여 겸손하고 태도 또한 공손했다.
사람이 함께 생활하다 보면 외모보다는 성격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만한 성격과 온화한 성격의 차이는 이렇게 크다. 아무리 천하절색이라도 겉껍질에 불과한 외모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음이 바르지 않은데 반반한 얼굴만 믿고 타인에게 거만하게 군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를 단지 물건처럼 두고 쳐다볼 뿐이지 진정으로 가까운 사이가 되거나 사귀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구분은 시대적, 사회적 차이 외에도 거리감을 고려해야 한다. 일정한 거리를 두면 감상에 도움이 된다. 『장자』의 「소요유편逍遙遊篇」의 앞부분에 나오는 이야기 세 개는 모두 물고기에 대한 것이다. 곤鯤이라는 큰 물고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변하여 새가 되면 이를 붕鵬이라고 한다. 붕은 일단 한번 날면 9만 리까지 높이 날아 올랐다. 장자는 생각했다. 땅에서 바라본 하늘은 아득하여 아름답기만 하다. 이것
은 하늘의 진짜 색깔일까? 아니면 우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잘 안 보이는 것일까? 그는 이어서 하늘에서 땅을 본다면 땅도 아름답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대개 하늘이 아름답다고만 생각하지 그것이 서로 간의 거리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미국의 우주인이 달에 착륙해 한 말이 있다.
“지구는 참 아름답다.”
정작 지구에 있을 때에는 늘 북적대는 사람들 속에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려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우주인이 본 지구는 주위의 별들 사이에서 유일한 유채색의 별이며 초원, 강, 설산, 사막, 삼림 등으로 이뤄져 아름답게 보였던 것이다.
프랑스의 한 사회학자는 한 사람이 가장 창의적인 때를 찾으려면 인구밀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1km2의 공간에 평균 30명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이 정도 인구밀도라면 한참을 걸어가야 동족을 만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과 마주치게 될 때마다 친근함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비교적 창의적인 사고도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거리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럽 여행을 동경한다. 유럽에 도착해서 중세 후기의 고성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낀다. 텔레비전이나 소설에서 나올 법한 것들을 보면서 당시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벨기에의 한 마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을이 성 하나로 된 곳으로, 나는 그런 아름다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런데 정작 그곳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곳은 그들에게 나고 자란 고향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별반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왜 여행객의 눈에만 아름다울까? 그것은 이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신이 그곳 주민이라면 적어도 경찰서, 우체국, 세탁소, 식당 등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 할 것이다. 당신이 실제로 이용해야 할 장소가 되고 거리가 좁혀지면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만다. 재미있지 않은가?
•
장자는 만물에 모두 도가 있으며 도는 만물 속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육체를 제외하고도 정신이 있고 정신은 영혼을 주재한다. 우리는 생계를 위해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움직이지만, 가끔은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에게 휴식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저자소개: 푸페이룽 傅佩榮
1950년에 태어난 푸페이룽은 타이완대학 철학대학원 석사, 미국 예일대학 철학박사이다. 타이완대학 철학과 학과장 및 철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벨기에대학,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타이완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페이룽은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교수로, 타이완 『민생보民生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교수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교육부에서 수여하는 우수 교육자상, 『성공한 인생成功人生』으로 타이완 문화예술 분야 국가문예상, 『천론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해석儒道天論發微』으로 중정中正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현재까지 타이완에서 백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전통 경전 연구에 몰두하여 기존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한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논어』, 『맹자』, 『노자』, 『장자』, 『역경』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였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