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칭찬하려다 오히려 욕먹다
몇 년 전 강연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두 단체에서 주최한 행사였는데 한쪽에서는 남성 두 명, 다른 쪽에서는 여성 두 명이 나를 마중나왔다. 우리는 호텔에 도착한 후, 야식을 먹으러 갈 참이었다. 이때 한 남성이 호의를 표한다고 이렇게 말했다.
“푸 교수님은 정말 운이 좋으시네요. 이렇게 미인 두 분이 마중을 나오시고요.”
그러고는 ‘환비연수環肥燕瘦(고대의 미녀를 지칭했던 말로 환環은 양귀비를, 연燕은 조비연을 가리킴. 풍만한 체격의 미인인 양귀비와 가냘픈 몸매의 조비연 모두 미인을 대표함)’라는 말을 덧붙였다. 본래는 자신의 문학적 소양도 뽐내고 상대를 칭찬하고자 사용한 말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기준으로는 풍만함이 결코 미를 대표하지 못한다. 그런데 마침 두 여성이 좀 풍만한 편이었기에 그녀들은 이 말을 바로 받아쳤다.
“지금 나더러 뚱뚱하다는 말이에요?”
분위기는 순식간에 꽁꽁 얼어붙어 야식을 먹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이야기는 무엇을 뜻할까? 고대사회라고 미의 기준이 한 가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태평양 연안에 카렌족Karen 마을이 있다. 그곳에서 말하는 미인은 어려서부터 목걸이를 해서 목을 길게 만든 사람으로 목이 길수록 미인으로 대우받는다. 다른 지역에 사는 평범한 여자가 그곳에 가면 분명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을 것이다. 이는 아름다움이 때로는
습관에 의해 형성된 판단과 관계가 있음을 뜻한다. 습관은 당신의 판단 기준에 영향을 주고, 자주 보다 보면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 미녀 혹은 미남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그와 다른 스타일의 사람을 보면 반대로 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즉 습관이 만들어내는 판단은 매우 상대적이다. 한편 우리는 아름다움과 추함이 습관에서 비롯된 판단 외 에도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자』에는 동시효빈東施效嚬이라는 성어와 관련된 고사가 나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서시西施라는 미인이 있었다. 그녀는 가슴에 통증이 있어서 아플 때마다 가슴을 잡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와 같은 마을에 동시東施라는 못생긴 여자가 살았는데 서시의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여 똑같이 따라 했다. 그러자 마을의 부자들은 혹시나 그녀와 마주칠까 두려워 즉각 문을 닫아버리고 밖에 나서기를 꺼렸으며,
가난뱅이들은 처자식을 데리고 아예 멀리 떠나버렸다. 꿈에라도 나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장자』에 나오는 이 이야기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진정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른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무엇이 그를 아름답게 했는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외모나 화장술, 혹은 명품을 걸친다고 아름다워진다면 너무 쉽지 않은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적인 아름다움을 떠나서 생
각할 수 없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적인 아름다움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 노장의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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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에서 아름다움과 추함을 판단하는 기준은 시대마다 다르며
개인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 그리고 각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장자』에 나오는 우화 중, 여관주인은
왜 못생긴 아내를 더 아끼고 예쁜 부인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을까?
저자소개: 푸페이룽 傅佩榮
1950년에 태어난 푸페이룽은 타이완대학 철학대학원 석사, 미국 예일대학 철학박사이다. 타이완대학 철학과 학과장 및 철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벨기에대학,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타이완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페이룽은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교수로, 타이완 『민생보民生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교수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교육부에서 수여하는 우수 교육자상, 『성공한 인생成功人生』으로 타이완 문화예술 분야 국가문예상, 『천론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해석儒道天論發微』으로 중정中正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현재까지 타이완에서 백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전통 경전 연구에 몰두하여 기존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한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논어』, 『맹자』, 『노자』, 『장자』, 『역경』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였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