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BS 9시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군사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요즘 KBS 9시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군사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무기들이 등장하고 군인들이 국토를 방어하는 모습이 종종 방영되어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때로는 북한과의 무력을 비교하기도 하여 은근히 국민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매우 나쁜 의도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말 막강한 힘을 가졌다면 그것이 개인이든 국가이든 숨기는 것이 보통이고 지혜일 것입니다. 정말 상대방을 단번에 해치울 만한 힘을 가졌다면 그 힘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할 것입니다. 상대방을 제압할 힘이 정말로 있다면 그런 힘을 자랑하지 않을 것입니다. 헌데 힘을 자랑한다면 이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겁 많은 개가 짖듯이 새로운 무기들을 가졌다고 공개하는 건 개가 짖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전쟁은 파멸입니다. 전쟁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것입니다. 권투에서는 승자가 있지만, 그 승자도 한참 얻어터진 후에 승리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매우 짧은 시간에 KO승을 거두었다고 자랑할 것이 못되는 게 챔피언도 다음에는 도전을 받아 링 위에서 쓰러지게 마련입니다. 영원한 승자라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고대에도 전쟁을 가능하면 하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했습니다. 강태공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태공망은 주나라를 건국한 무왕이 용병의 원리에 대해 묻자 “용병의 원리는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하나’란 철학적 개념으로 도道에 가깝습니다. 『노자老子』42장에서는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고 했으며, 『회남자淮南子』 「전언훈詮言訓」에는 “하나란 만물의 뿌리이고 무적의 길이다”라고 했습니다. 천지자연의 통일적인 원리이면서, 동시에 인간사회의 중심원리로써 활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태공망은 “성군들은 군대를 흉한 도구라고 불렀으며 마지못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전쟁이란 결국 마지막에 사용하는 통치수단이며 결과적으로 적과 아군이 모두 다치게 되는 행위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노자』 31장에는 “무기란 도무지 상서롭지 못한 도구일 뿐이며 군자의 도구가 아니다. 다만 어쩔 수 없어서 쓸 뿐이니 언제나 담담하고 초연한 것이 가장 좋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노자는 전쟁에 반대했고, 태공망은 전쟁을 “마지못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요즘 KBS 9시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군사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무기들이 등장하고 군인들이 국토를 방어하는 모습이 종종 방영되어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무조건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전쟁을 “마지못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하라는 태공망의 말처럼 전쟁이 최후의 통치수단이라면 흉기인 군대의 활약상을 9시 뉴스에 자주 보도하는 건 매우 어리석은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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