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맥호벡Frank MacHovec의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도서출판 知와 사랑) 중에서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 신도神道, 사무라이의 도와 무사시의 오륜
신도는 ‘신神’과 ‘길道’을 뜻하는 글자로 이루어지며 주로 ‘신들의 길’로 번 역된다. 동물, 새, 사람, 혹은 바위, 꽃, 물 등 만물에 거하는 영적인 힘 혹은 성 스러운 존재(가미kami, 신神)를 뜻한다. 신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중 하나이며 자연에 바탕을 둔 일본 고유의 종교이다. 신도 신자들은 중국의 도 교 신자와 마찬가지로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지니고 있다.
신도의 유래는 아주 오래되어 알기 어렵지만, 기원전 천 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도는 서기 6세기에 등장했지만 한국, 만주, 시베리아의 토속신앙 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신도에 따르면 기원전 660년에 신무천황神武天皇(진 무덴노, 기원전 711~585)이 일본을 세웠다. 신무천황은 태양신 천조대신天照大神의 5대손으로 어머니는 어버지의 이모이기도 한 천조대어신天照大御神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도와 불교 사이에 공통되는 영역이 늘어나 지금은 신사와 불교 사원이 때때로 연계되고 일본인 대부분은 신도 의식이나 불교 의식 둘 중 하나에 관습적으로 참여한다. 신도는 경사慶事, 불교는 사후세계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인은 보통 전통혼례는 신도에 따라 치르고, 전통 장례는 불교에 따라 거행한다.
8세기 말에 등장한 양부신도兩部神道(Ryobu Shinto, ‘두 가지’라는 뜻)는 신도에 불교와 유교의 윤리가 혼합된 것이다. 일본만의 특징 있는 종교에 대한 갈망 에 힘입어 신도는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국교가 되었고 학교에서도 가르치게 되었다. 하지만 신성함이 승계된다는 믿음과 학교의 신도 교육은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막을 내렸다.
오늘날의 신도
일본인은 일반인에게 열린 큰 신사뿐만 아니라 집, 길가, 정원, 공원, 해변 에 있는 신사에서부터 축제 기간에 설치되는 신사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 의 신사에서 참배하며 신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신자들은 신사에서 해 당 신사의 신kami spirit께 기도를 올리고 공물을 바친다. 일본에는 3백만 명이 넘는 신도 신자와 10만 명의 승려, 8만 개의 신사가 있다. 인생의 중요한 단계들과 자연적 사건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식과 축제가 벌어지며 남자아이는 세 살과 다섯 살, 여자 아이는 세 살과 일곱 살이 되었을 때 신사로 데려가 건강 을 기원한다.* 모든 신사는 매년 자체 축제를 연다.
천만 명이 넘는 일본인이 신도 의식에 참여하지만, 그중 자신을 신도 신자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신도 의식에 참여하는 이유는 동류의식과 자연을 숭배하는 전통을 따르기 때문이다. 신도의 전형적인 기도문과 의례는 건강과 행복, 평화와 성공을 비는 것이다. 신도를 특징짓는 상징 은 신역神域으로 통하는 문인 도리이[鳥居]**로, 독특하게 휘어진 가로대가 있고 높게 솟은 이 나무문을 통과하는 사람은 외부세계를 떠나 해당 신사에서 모 시는 신의 세계로 들어간다고 여겨진다. 고대 그리스의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과 마찬가지로 신사는 보통 언덕이나 바위, 잔잔한 물처럼 푸른 자연과 가까운 조용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신도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가정에 차 려진 제단 혹은 사당인 가미다나[神棚]*이다. 가미다나는 노송나무로 만드는 것이 좋고 때때로 신의 거울[神鏡]이 함께 놓인다.
신도에는 전능한 유일신이 없으며 자연이 중심이자 주된 관심사이다. 지 진, 홍수, 화재를 신성한 가미가 지닌 힘의 양상으로 본다. 신도에는 유대교나 기독교의 성서, 이슬람교의 코란 같은 경전이 없다. 또한 교리문답서와 엄격 한 교리도 필요없지만,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紀』라는 중요한 서적 이 있다. 두 권 모두 일본의 역사적 사건들을 신도의 신화 및 전설과 결합하 여 기록한 책이다.
신도의 주요 종파들은 고대의 방식, 신앙요법, 정화의식, 유교윤리, 또는 자 연, 특히 산에 대한 숭배를 보존하는 특정한 사명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이 창설하여 신자들이 이어가는 소규모 종파들도 있다. 모든 신도 신자가 지켜 야 할 네 가지 기본 약속이 있는데 자연을 숭배하고 몸과 영혼을 깨끗이 하며 가족과 전통을 존중하고 의식과 축제에서처럼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나누는 것이다.
사무라이의 도와 무사시의 오륜
신멘[新免] 무사시로 알려진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에도시대 초기의 무사이기도 한 이색적인 화가이다. 힘 있고 직선적이며 무사다운 패기가 있고 예리한 기백을 간직한 약필에 의한 수묵화, 특히 새 그림을 잘 그렸다. 쌍 검을 사용하는 검도인 니토류*를 개발하여 니텐이치류[二天一流]의 시조가 되 었다. 60여 차례의 결투에서 모두 승리한 전설적 검술가로서 검의 성인[剣�聖] 겐세이kensei라고 불렸다. 신도—선불교의 무사도와 검도의 엄격한 규율을 충 실히 지키는 사무라이들은 무사시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무도의 비법을 기록한 저서 『오륜서五輪書』에서 가르침을 배웠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많은 결투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적을 죽이는 대신 나무 검을 선호했으며 적의 칼을 피하면서 번뜩이는 기지와 빠른 움직임으로 적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나이가 들면서 무사시는 칼싸움을 삼가고 명상, 그림, 목각, 금속세공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무사시는 쉰 살이 되어서야 전략을 참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말년에는 혼자 동굴에서 살면서 1645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오륜 서』를 썼다. 무사시는 이 책을 ‘전략의 도道’로 시작했다. 그는 전술을 선택할 때처럼 주의를 기울여 단어를 골랐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홀로 된 무사시는 자신의 인생이 끝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명상을 하며 시간 을 보내고 자신이 전하려는 말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무사시가 말한 ‘전략의 도’라는 용어는 오륜五輪이 노련한 무사의, 전쟁에 관한 조언인 동시에 명상 체계라는 것을 암시한다.
전략의 도
검술의 명수는 단순히 무사武士가 아니다. 전략의 도는 신에게서 나온다. 세상에
* 양손에 긴 칼과 짧은 칼을 들고 싸우는 쌍검법. 는 네 부류의 사람이 있는데 각자의 방식대로 도를 이용한다. 농부는 농사를 계 획하여 작물을 심고 생산한다. 상인은 물건을 선택하여 비축하고 판매한다. 기 술자는 재료를 능숙하게 다루어 솜씨 있게 사용한다. 무사는 무기를 손에 익히 고 능숙하게 사용한다. 모든 부류의 사람은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하고 적 용할 기본원리를 파악하여 필요한 사람과 재료를 주의 깊게 선정한 뒤, 성공적 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법을 구상한다. 전략의 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이 모든 과정을 되새기고 이를 각자 자기 방식대 로 적용하라. 이는 한 가지 일을 극복하면 모든 일을 극복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한 가지 무기만 선호하지 말고 모든 무기에 대해 알아라.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 하고 숙달하라. 다른 사람을 모방하거나 따라하지 마라. 시간과 적기適期가 중요 한데 여기에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내 전략의 도에는 모두 다섯 개의 고리가 있다. 전략은 얼마나 중요한 상황인지, 각자의 기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다 양하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타이밍을 알고 이를 상대방의 예상에서 벗어 난 방식으로 사용하면 성공한다.
첫 번째 고리: 기초를 다져 뿌리내리기
그는 공식적인 교육, 직업훈련, 붓다, 공자, 혹은 자기가 믿는 종교의 도 덕적 가르침, ‘많은 기술과 기량’으로 성장의 기반을 면밀하게 다지라고 권 한다. 이 기반은 신체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 즉 ‘무사의 도(육체적)’와 ‘문 인의 도(정신적)’를 겸비해야 한다. 그는 아홉 가지 규칙을 제시하면서 이를 따르려고 굳게 마음먹고 부지런히 익히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1 정직하라.
2 도를 훈련하고 숙달하라. 능숙한 실력을 유지하라.
3 다른 모든 기술에 익숙해져라.
4 직업의 도에 익숙해져라.
5 이기고 지는 것,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을 분별하라.
6 직관을 기르고 인식을 높여라.
7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라.
8 세부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라(부수적인 것과 중요한 것).
9 불필요한 일을 하지 마라.
그의 가르침
“이 책은 영적 안내서이다. 한 자, 한 자 읽고 깊이 생각하라. 너 무 급하게 읽거나 생각 없이 읽으면 자신의 전술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읽되 받아들이지 못하면 가차 없이 실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