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맥호벡Frank MacHovec의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도서출판 知와 사랑) 중에서

 

태극권太極拳, 파룬다파, 파룬궁, 곽암의 십우도

태극권太極拳

태극권은 중국 무술인 쿵푸나 우슈의 한 형태로 정, 기, 신의 내면 수련을 중시하는 내가권법內家拳法이다. 이것은 의식과 동작의 협조를 추구하고 노자의 기에 전념해 부드러움에 이르는 전기치유專氣致柔, 부드러움으로 굳센 것을 이기게 하는 이유극강以柔克剛, 그리고 고요함으로 움직임을 제압하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싸울 때만 태극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명상수행이 나 느린 춤 형태로도 활용한다.

태극권이 언제 생겼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원전 1000년에서 250년경 사이로 추정된다. 철학에서 태극은 음양 그리고 물, 나무, 불, 흙, 쇠라는 오행의 신비로운 화합을 추구한다. 음양 기호도 태극을 상징하지 만, 음양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원 주위에 기본적인 『주역』 8괘를 더하기도 한다.

태극권의 의식은 원래 대결에 사용되는 신체동작을 이용하며 체계적이고 일정한 양식의 운동 형태를 띠고 느린 동작으로 행해진다. 이가 창조 과정을 시작하여 그 결과로 물질[]이 나온다고 믿었다. 태극권의 의식에서는 이 과정을 반복하여 개인적으로 음양과 오행의 신비로운 화합을 이룬다. 태극권은 지금도 중국 전역에서 널리 수행되고 있다.

파룬다파wheel of law, 파룬궁

파룬다파(법륜공法輪功), 파룬궁(몸, 마음, 기의 길the way of body, mind, and spirit energy)은 다섯 동작을 바탕으로 한 고대 중국인의 수행법으로 보통 음악에 맞춰 손동작과 함께 특별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수련동작 중 세 가지는 주 로 신체와 관련이 있고 나머지 두 가지는 명상과 관련 있다.

최근에 사범 리라고 불리는 이홍지洪志가 불교와 도교 원리에 기공氣功* 을 결합시켜 창시한 수련법인 법륜공의 지도자로 등장했지만, 많은 관련자들 은 지도자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법륜공은 불가의 상승수련대법인 법륜 대법法輪大法을 최고 수련방법으로 삼는다. 즉 진·선·인眞善忍을 근본 원리로 하는 법륜대법을 통해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되, 물질적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집착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이 지은 세세생생世世生生**의 업을 닦 는 데 목적이 있다. 법륜공이 1992년 5월에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총본산인 법륜대법연구회를 정점으로 39개의 수련총부, 1,900개의 지부, 2만 8천 개의 수련장이 세워지고 1억 명이 넘는 수련자들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 가 정확하다면 중국 공산당원의 수를 넘어서는 것이다. 법륜공 수련자가 폭발적으로 늘자 중국 당국은 1999년 7월, 법륜대법연구회와 산하 조직을 불법

* 기해단전氣海丹田의 공력이라는 뜻으로 단전호흡을 달리 이르는 말.

** 몇 번이든 다시 환생하는 일. 화하고,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단순한 사교집단으로 몰 아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법륜공 지지자들은 이 운동이 사교나 종교가 아 닌 삶의 한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법륜공은 풍수, 불교, 도교의 요소들을 포함하는데 거기에 기공의 중요성 을 더한 것이다. 기란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보편적 생명력이며 공은 이를 높이는 방법이다. 붓다가 요구했듯이 법륜공은 수행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왔다 나가고 되돌아올 수 있는 자발적 활동이다. 급여를 받는 직원, 회비, 수수료가 없을 뿐 아니라 입문자격도 없다. 법륜공의 상징은 만*이지만, 히틀러의 나치즘과는 상관이 없다. 만 자는 인도, 중국, 중동, 게르만 유럽,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하기 전 북미에서 사용되던 고대 기호이다. 이 기호는 시계 방향 으로 회전하면 에너지를 흡수하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 에너지를 발산한다고 여겨진다.

곽암廓庵의 십우도十牛圖

곽암은 12세기 중국의 선사였다. 곽암 선사는 영적 깨달음을 소를 찾아 길 들이는 것에 비유했다. 십우도(혹은 심우도尋牛圖)는 연속되는 열 단계로 구성 되어 있으며 각 단계는 깨달음을 구하는 사람의 말로 시작해 곽암 선사의 충 고와 가르침으로 이어진다. 각 단계를 완전히 익히면 깨달음에 이른다.

* 붓다의 가슴에 있는 길상吉祥의 표시.

 

1. 소를 잃어버리다 The Bull Is Missing

삶은 높이 자란 수풀을 헤치고 소를 찾는 것과 비슷하구나.

미지의 강과 네거리, 먼 산들까지 뒤졌지만, 지쳐서 소를 찾을 수 없다.

 

곽암의 충고

소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그대의 진정한 자아와 초월적인 본 성에서 분리되어 그대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소를 찾지 못한 것은 그대가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대의 평범한 감각과 기술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힘을 빠지게 하고 당혹감과 외로움을 느껴 소를 잃어버렸다 고 믿게 된다. 깨달음이 없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2. 자취를 발견하라 Here, Tracks

여기 강둑에 발자국이 있구나!

여기 풀숲에는 더 많은 발자국이 있구나!

발자국이 내 얼굴의 코만큼이나 또렷하구나.

 

곽암의 충고

그대는 소를 본 것이 아니라 무언가 거기에 있었다는, 겉으로 드러난 흔적만을 본 것이다. 삶에는 그대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더 많은 것을 인식하면 소가 떠나고 남은 흔적뿐 아니라 소도 볼 수 있을 것 이다. 선택해야 한다. 그곳에 있는 것을 볼 것인가? 스스로 보기 원하는 것을 볼 것인가? 그대는 이렇게 곤경에 빠지게 된다.

3. 멈추고 경계하라 Stop, Be Alert!

소를 찾다 잠시 쉬니 새 지저귀는 소리 들리는구나.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부드러우며 나무가 푸르다.

아직도 소를 볼 수 없다. 소가 여기에 없다.

 

곽암의 충고

노력이 지나치지 않을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것이다. 푸른 나무는 구하지 않아도 낮에 평온을 가져온다. 새 지저귀는 소리와 부드러운 산들바람은 밤을 더욱 고요하게 해준다. 이것들은 스스로 나타나서 말하며, 둘에 둘을 더하여 다섯이 되는 것처럼 각자 있는 것보다 함께 있을 때 더 욱 강해진다. 그대의 생각과 감각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라. 그러면 인식이 발달해 소에게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4. 싸워서 소를 잡이라 Fight It, Catch It

문이 열리자 소를 잡고 뒹군다.

힘세고 고집 센 소가 달아나는구나.

나는 깎아지른 낭떠러지 위의 구름보다 높이 있구나.

 

곽암의 충고

그대는 소를 만났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소는 본성에 따라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 소는 그 지역을 그대보다 잘 알고 있다. 그대는 그대 본성 에 따라 돌아다닌다. 그대가 소를 만났다는 사실은 전보다 인식이 높아졌음 을 보여주지만, 소가 달아난 것은 인식을 더욱 발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5. 소를 길들여라 Tame It

소를 찾아 길들였지만 여전히 소가 달아나는구나.

소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면 좀 더 길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소는 나와 함께 머물고 달아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곽암의 충고

좋다.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마음을 열어라. 존재를 있는 그대로 놔두어라. 단순하게 살아라. 마음이 바쁘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지나치면 너무 가득 차서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없다. 항 상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 본성대로 놔두는 데서 시작하라. 무엇이든 억 지로 본성을 거스르면 악과 망상에 이르게 된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신의 진정한 길을 찾아라.

6. 소에 올라타라 Ride It

소 등에 올라타고 피리를 분다.

우리는 조화롭게 박자를 맞춘다.

들리는가? 와서 함께하자.

 

곽암의 충고

그대 자신, 소,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각자의 진정한 마음을 연다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면 더는 실패감이나 상실감을 느끼지 않아 힘들 지 않을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은 어디에서든 새, 동물, 물고기, 아이들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7. 소를 초월하라 Transcend It

소와 내가 집에 도착했다.

우리는 함께 조용히 쉰다.

아무 일도 할 필요가 없다.

 

곽암의 충고

모든 생물에게 공통된 하나의 본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마음 깊은 곳에 평화가 찾아든다. 그러면 방해물과 싸울 필요가 없다. 만물이 자기 본성대로 흘러가고 만사형통한다.

8. 자신을 바꾸어라 Transform Yourself

마음을 열고 정직하게 나누면 차이가 서서히 사라진다.

우주는 광대하고 놀라우며 자유롭다.

이러한 길을 따르는 것이 깨달음이다.

 

곽암의 충고

차이를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 갈등도 없어진다. 차이는 저절로, 그리고 스스로 나타난다. 차이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 할 필요도, 차이를 만들거나 고칠 필요도 없다.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면 누구와도 친해지기가 어렵다. 칭찬도, 경멸도 진정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 도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소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 조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통찰은 명확하고 무한하며 앞과 위로 나가는 길을 밝혀준다.

9. 근원을 알라 Realize the Source

깨달음을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눈과 귀가 머는 편이 쉬울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는 것은 꽃이 활짝 피는 것과도 같다.

 

곽암의 충고

진리와 지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절대 변치 않는다. 이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걸린다. 깨달음은 조용하다. 깨달음을 좇지 않는다면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깨달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산, 계곡, 바다, 강은 자체적인 본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파괴된다.

10. 초월하라! Transcend!

나는 모든 사람과 만물 앞에서 벌거벗은 것처럼 소통한다.

가난하지만 부유하고 행복하다. 더 오래 혹은 더 잘살기 위한

비법이란 필요 없다. 내게는 죽음조차도 사는 것이다.

 

곽암의 충고

이 단계에 이르렀다면 이제 그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비록 나에게만 아름답다 할지라도 내 정원은 아름답다. 다른 곳에서 깨달음을 찾을 필요가 없다. 나는 일하고 거리를 걸어서 귀가한다. 이러한 깨달음을 누구와도 한껏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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