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맥호벡Frank MacHovec의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도서출판 知와 사랑)

 

신비주의Mysticism, 고타마 싯다르타 , 깨달음으로 가는 길

신비주의Mysticism

신비주의는 사람을 사람의 의식 또는 힘을 초월한 존재, 즉 신과 직접 연결 시키려고 한다. 모세는 말했다.

그것은 너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너희 입에 있고 너희 마음에 있어서 하려 고만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신명기」 30:14)

신비주의의 궁극적 목표는 신비로운 화합, 신비로운 유대관계, 우주의 의식 등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요가도 산스크리트어로 “자신을 우주와 결합한다”라 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63년 인터뷰에서 한 기자가 미국의 대중가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에게 종교관에 대해 묻자 그는 “종교는 중개자 없이 사람과 신만이 함 께한다는 믿음에 기초하는 매우 사적인 감정입니다”라고 답했다. 프랑스 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은 저서 『역동적인 종교Dynamic Religion(1932)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종교란 신비주의가 영혼에 뜨거운 것을 부어놓은 것을 과학이 식혀 만들어 낸 결정체다.

불행하게도 이런 신비로운 유대관계를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 에 세상에 많은 종교가 존재하는지 모른다. 인도 민족해방운동의 지도자 마 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는 주간지 『청년 인도Young India(1921)에 이렇게 적었다.

신은 매일 모습을 드러내지만 우리가 귀를 틀어막고 신의 고요한 작은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약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말했다.

델포이의 신탁을 통해 말하는 신은 그 의미를 드러내지도 감추지도 않는다. 다 만 암시를 줄 뿐이다.

이렇게 신과의 관계가 취약하다보니 우리는 신의 뜻을 종종 잘못 이해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종교사와 세계사는 이성과 이해보다는 추측과 편협한 정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때문에 수많은 종교전쟁과 박해, 고통이 뒤따랐다.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종교보다 훨씬 더 오래된 기존 종교 체계를 무너뜨리려고 노력한다. 자신들의 종교만이 유일한 진리의 원천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John Wesley는 흥미로운 말을 남겼다. 나의 믿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원칙이 되는 건 아니다.

붓다는 설법할 때 이렇게 하라고 제자들에게 주문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믿음입니다. 여러분이 이것을 믿든 안 믿든 여러분에게 평 화가 함께하길 빕니다.

이 책은 이러한 가르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되 는 가르침을 취하라. 이 책은 타인과 진리에 대한 사랑을 추구한다. 활활 타 버리는 열기가 아니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밝은 빛을 제시할 것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고타마 싯다르타는 처음에 석가모니Sakyamuni(석가족Sakyas 출신의 현인이라 는 뜻)로 알려지다가 나중에 ‘깨달은 사람’이란 뜻의 붓다Buddha로 불리었다. 싯다르타는 기원전 563년경 네팔과 인도 동북부의 국경지대인 베나레스에 인접한 가비라위에서 태어났다. 무사계급이었던 석가족의 성주로서 부와 권력을 자랑하던 정반왕淨飯王*의 아들이었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많으나 대부 분 증명할 수 없다.

전하는 바로는 어느 성자가 정반왕에게 아들이 위대한 지도자가 될 것이

* ‘슈도다나suddhodana’의 한자식 이름. 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왕은 매우 기뻐했지만, 곧 군사적 지도자가 아닌 영적 지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영적 삶이 현실과 너무 나 동떨어져 있으며 가문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어린 아들 이 영적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호하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싯다르타는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콜리성의 공주 야쇼다라와 결혼하여 아들 나후라를 낳았다. 그는 호화롭고 특권을 누리는 삶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았다. 영적으로 예민했던 그는 좀 더 크고 심오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는 29세에 매우 늙은 노인, 매우 아픈 병자, 이제 막 죽 은 사람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리고 삶이란 늙고 병들어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졌다. 그 후 한 힌두교 성자를 만났는데, 그는 늙고 가난했지만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깊은 감명을 받은 싯다르타는 가족과 풍요로운 삶을 버리고 고행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위대한 포기Great Renunciation’라고 부른다.

싯다르타는 삶의 의미를 찾아 수년간 세상을 떠돌았다. 금욕생활을 하며 브라만 스승들에게 힌두교에 관한 가르침을 받았다. 죽을 정도로 금식을 하 고 극단적 빈곤을 경험하는 등 이전에 누렸던 풍요로운 삶과는 완전히 상반 된 삶을 살았지만 삶의 의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는 비하르 주 가야 마을에서 보리수 아래 앉아 수행하던 중 큰 깨달음Great Enlightenment을 얻었다. 삶은 성스러운 네 가지 진리[四諦]를 바탕으로 하고 있 으며 그중 두 가지는 고통, 나머지 두 가지는 구원과 관련이 있다는 깨달음이 었다. 바로 그 순간 그는 붓다가 되었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

그리하여 업보로 인한 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깨달음(열반涅槃, nirvana) 으로 가는 길, 즉 붓다의 가르침이 시작되었다. 붓다는 베나레스의 녹야원에 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다섯 명의 승려가 곧바로 제자가 되기를 자청했고, 갠지스 강 골짜기에서 그들도 스승과 함께 가르치기 시작했다. 불교는 중도中道로 불리었으며, 혜능慧能(638~713)의 설법을 기록한 『육조단경六祖壇經』을 보면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진심 어린 가르침’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 언제라도 영적 진리를 탐구할 수 있다고 했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어느 방향으로 가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모든 길은 위로 향하고 있으며, 어느 곳에서든 시작할 수 있다.

붓다의 가르침은 대부분 오늘날에도 적용되며 현대의 심리학 이론과 상 당 부분 일치한다. 그는 인간의 감각과 지각을 십이처설十二處說로 설명했다. 이는 여섯 인식기관[六根]*과 그에 대응하는 여섯 인식대상[六境]**에서 특히 법 이 인식, 사고의 기능을 갖는 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상이다. 붓다는 눈은 보고 귀는 듣고 코는 냄새를 맡으며 혀는 맛을 느끼고 몸은 감촉 을 느끼며 마음은 의식하고 형상화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붓다가 중도를 가르치던 시기에 이집트인은 인간의 뇌를 가래처럼 취급하 여 폐기하고 인간의 육체로 미라를 만들었다. 소크라테스가 태어나기 백 년

* 육근六根 :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의지[意].

** 육경六境 : 색경色境, 성경聲境, 향경香境, 미경味境, 촉경觸境, 법경法境. 전에 그리고 예수의 산상설교*보다 오백 년이나 앞서 붓다는 오계五戒를 가르쳤다.

살생하지 마라, 거짓말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음행하지 마라, 음주하지 마라.

불교는 하나의 종교인 동시에 인생철학 그리고 자기 발전을 위한 심리 학적 체계라고도 할 수 있다. 불교에는 많은 종파들이 있다. 소승小乘불교 는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에 널리 전파되었는데 성불成佛(Buddhahood)**보다는 온갖 번뇌를 끊고 사제의 이치를 바로 깨달아 세인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공덕을 갖춘 성자가 되는 아라한arahantship의 경지에 도달 하는 것을 중시한다. 반면 대승大乘불교는 베트남, 한국, 일본과 중국에 널리 전파되었으며 공에 대한 통찰을 강조한다.

선종禪宗은 대승불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훗날 일본에서 선불교로 불리었다. 인도, 네팔, 티베트에서 『탄트라』를 연구하는 밀교의 일파인 금강승金剛乘은 주술의식과 상징, 그리고 난해한 요가수행으로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 고 가르쳤다.

이처럼 종파는 다양하더라도 그들의 수행방법은 각각의 특징을 지닌 불교도의 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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