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맥호벡의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도서출판 知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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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이 책은 한국전쟁에서 자신이 맞서 싸워야 할 적을 이해하고 싶었던 한 해병대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적군은 그 해병대원과 비슷한 또래의 중공군이나 북조선 군인으로 불교신자였을 것이다. 훗날 그는 학업에 전념하면서 동양의 영적인 빛과 관련된 풍부한 자료를 찾아냈다. 그리고 50년 동안 동양철학에 관한 책을 읽고 서양철학과 비교하면서 연구했다. 심리학 분야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동안 동방의 빛 즉 아시아의 지혜가 지닌 심오한 가치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30년 동안 정신건강치료소와 병원, 개인상담소에서 일하면서 아시아의 지혜를 적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전 모든 역사가 그래왔지만 오늘날에도 종교와 철학의 차이를 둘러싼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9·11테러를 포함해 종교의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많은 테러들은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이다. 유엔과 종교가 코즈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을 주창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증오와 폭력이 계속 분출되고 있다. 카슈미르에서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북아일랜드에서는 가톨릭교도와 개신교도, 코소보에서는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예루살렘에서는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들이 맞서고 있다. 한 나라의 자유투사freedom fighter**가 다른 나라에서는 순교자이자 영웅이 되고 있다. 하나의 문화나 종교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사람들은 이런 전쟁이 계속될까 봐 두려워한다. 미국은 혁명전쟁을 치른 뒤에 세워진 국가다. 인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서 싸웠다. 십자군전쟁에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양측 모두 신성하게 여긴 성지를 두고 수백 년 동안 맞붙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러디어드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은 『동양과 서양의 노래』(1889)에서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은 서양이다. 이 둘은 결코 만나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유명한 구절이지만, 그가 추가한 다음 부분이 누락되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동양도 서양도, 국경도, 인종도, 신분도 없다/지구의 양쪽 끝에서 온/두 강자가 대면하고 설 때는!”

그 고결한 원칙이 바로 안타깝게도 세상이 잃어왔고 계속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의 지혜는 세상이 다시 찾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모쪼록 아시아의 지혜를 적용하길 바란다.

 

동양철학은 서양철학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동양철학의 가르침은 문자체계가 고안되기 전부터 구전되었다. 그러나 불교나 도교의 이름으로 벌어진 전쟁은 없었다. 이런 인상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동양철학을 더욱 면밀하게 연구하여 현재의 문제들에 적용하는 건 의미 있을 것이다.

 

동양철학은 인격형성 면에서 뛰어나다. 동양철학의 가르침은 대부분 어느 종교에도 반박하거나 참견하지 않는다. 요가수행, 붓다의 성스러운 진리인 사제四諦와 팔정도八正道에 대한 연구, 선불교의 화두에 대한 성찰 모두 특정 종교와는 관계가 없다. 실제로 무신론자도 불교신자나 요가수행자, 또는 선사가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아시아의 철학은 오늘날 유효한 심리학의 개념으로 간주되는 것을 대다수의 세계적인 종교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

 

『아시아의 지혜』는 50년 동안의 사고와 연구가 정점을 이뤄 결실을 맺은 책이다. 동양의 감각으로 반세기의 세월은 인생의 위대한 교훈을 얻기 위한 서문에 불과하다. 전쟁에 투입된 한 해병대원이 지혜가 부족하여 삶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심리학자가 되었다. 이 책은 아시아의 지혜에서 얻고 배운 것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주의 깊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학자들의 비판을 야기할 수도 있다. 비판이 바로 학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고대 문서의 원본이 없고 사본의 사본만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수천 년 전에 무엇이 말해지고 쓰였는지 또 그것이 현대의 언어로 어떻게 번역되는지 정확하게 알기란 불가능하다. 학자와 비평가는 고대 문서를 병합하거나 세분화하고 단순화하거나 복잡하게 만든다. 나는 방법보다는 의미를,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려고 노력하는 길을 선택했다.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아시아의 지혜를 획득하기 바란다. 책을 읽으면 알게 되겠지만, 아시아의 지혜는 다면적이다. 그리고 훌륭한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각 단면이나 광원이 똑같이 순수한 빛을 발한다. 첫 번째 빛의 원천은 붓다의 가르침, 그의 사제와 팔정도이다. 그다음이 선불교, 노자의 『도덕경』, 『주역』, 요가의 지혜다. 중국에서는 공자의 『논어』와 태극, 승려 곽암의 십우도가 각각 빛을 발한다. 일본에는 신도,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1645), 일본 고유의 시 하이쿠가 있다. 마지막으로 『티베트 사자의 서』가 아시아의 지혜라는 다면적 다이아몬드를 완성시킨다. 이 책은 아시아의 지혜를 더욱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 명상의 인식을 발달시키는 방법을 제안하면서 끝맺는다.

 

이 책의 목표는 아시아의 지혜를 편견 없이 제시하는 것이다. 독자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혜가 절로 빛을 발하게 하려고 했다. 나는 한 발 물러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지혜를 왜곡하지 않으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본래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것을 판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구할 수 있는 모든 판형의 고대 문서를 활용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는 동양철학과 종교가 얼마나 유사한지 알게 되고 동양에는 실제로 하나의 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훌륭하게 편집하고 뛰어난 의견을 제안해준 엘리자베스 플로이드, 표지디자인을 해준 린다 로넌, 이 책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준 피터 굿맨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책에 쓰인 전설과 내러티브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지면서 출처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전설과 내러티브 상당수는 스리랑카의 불교출판물협회의 출판물을 바탕으로 했다. 이 출판물들은 저자가 번역한 고대 문서와 함께 동방의 빛이자, 아시아인이 깨달음이라고 하는 고상한 의식을 향해 세계인을 인도하는 빛으로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랭크 맥호벡Frank MacHov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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