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칭성Supersymmetry

 

 

 

 

1905년 상대성이론이 탄생하자 시공간의 대칭변환은 속도를 바꾸는 대칭성까지 포함하도록 확장되었다. 1967년 제프리 만둘라Jeffrey Mandula와 시드니 콜먼은 시공간과 관련된 대칭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이 직관을 체계화했다. 그들은 한 가능성을 간과했다. 초대칭성은 보존과 페르미온을 상호 교환하는 기묘한 대칭변환과 관련된다. 그러나 초대칭성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아직은 가설에 불과하다. 물리학자들이 초대칭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초끈이다. 초대칭성에 기반한 초끈이론은 표준모형의 입자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단 하나의 끈이론이다. 초대칭성이 포함하지 않는 끈이론이 우리 우주를 기술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초대칭성이론들이 계층성문제를 풀 가능성이 있게 때문이다. 초대칭성이 약력규모 질량과 플랑크 질량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큰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지만 계층성문제를 유발하는 힉스입자 질량에 미치는 막대한 양자 기여를 상쇄시켜준다. 여분차원 이론들이 해결 대안으로 떠오르기 전까지 초대칭성이론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초대칭세계에서 우리가 아는 입자들은 모두 초대칭 변환에 의해 교환될 수 있는 초대칭짝superpartner(혹은 supersymmetry partner)을 갖는다. 초대칭 변환을 통해 페르미온은 보존짝으로, 보존은 페르미온짝으로 변환될 수 있다. 페르미온과 보존은 스핀에 의해 구별되는 두 종류의 입자들이다. 페르미온이 정수의 반에 해당하는 스핀 1/2, 3/2 등을 갖는 반면 보존은 정수 스핀 0, 1, 2 등을 갖는다. 정수 스핀이 보통 물체가 공간에서 자전할 때 갖는 스핀이라면 정수의 반인 스핀은 양자역학에서만 볼 수 있다. 초대칭성이론에서 페르미온은 모두 보존의 짝으로 변환될 수 있고 보존은 모두 페르미온의 짝으로 변환될 수 있다. 1970년대 유럽과 러시아의 물리학자들이 대칭변환을 통해 보존과 페르미온을 상호 교환할 수 있으며 그런 교환 전후에 물리학 법칙이 동일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보존과 페르미온의 수가 같을 경우에만 초대칭성이 성립한다. 또한 짝을 이룬 보존과 페르미온은 질량과 전하량이 같아야 하고 이것들의 상호작용은 동일한 변수로 기술되어야 한다.

끈이론은 초대칭성 연구의 계기였으며, 중력을 포함한 초대칭성이론인 초중력이론을 연구함으로써 실제 세계를 설명할 가능성이 있는 끈이론의 제1후보인 초끈이론이 등장할 수 있었다. 프랑스 태생의 물리학자 피에르 라몽Pierre Ramond(1943~)이 1971년에 처음 초대칭성이론을 제안했다. 라몽의 목표는 끈이론에 페르미온을 포함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라몽은 앙드레 느뵈Andre Neveu, 존 슈바르츠John Schwarz와 함께 2차원 초대칭성을 포함하는 자신의 이론을 페르미온끈이론fermionic string theory으로 발전시켰다. 라몽의 이론은 최초의 끈이론이었다. (구)소련의 Y.A. 골판드Y.A. Gol'fand와 E.P. 릭트만E.P. Likhtman이 라몽과 동시에 초대칭성을 발견했지만 그들의 논문은 철의 장막에 가려 서방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다.

1973년 독일의 물리학자 율리우스 베스Julius Wess(1934~2007)와 이탈리아의 이론물리학자 브루노 주미노Bruno Zumino(1923~)는 4차원 초대칭성이론을 만들었다. (구)소련에서는 드미트리 볼코프Dmitri Volkov와 블라디미르 아쿨로프Vladimir Akulov가 독립적으로 다른 4차원 초대칭성이론을 유도했지만 냉전으로 인해 아이디어를 교환하지 못했다. 그러나 4차원 초대칭성이론에 힘을 전달하는 게이지보존을 포함시킬 방법을 아는 물리학자들이 없었다. 이탈리아의 물리학자로 칼텍의 교수 세르조 페라라Sergio Ferrara(1945~)와 브루노 주미노가 1974년 이 난제를 해결했다. 페라라-주미노 이론 덕분에 물리학자들은 초대칭성이론에 전자기력과 약력, 강력을 포함시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중력은 초대칭성이론에서 제외되었다. 1976년 세 명의 물리학자 페라라, 댄 프리드먼Dan Freedman 그리고 페터 반 뉘벤후이젠Peter van Nieuwenhuizen은 중력과 상대성이론을 포함하는 복잡한 초대칭성이론인 초중력supergravity이론을 구축하고 이 문제를 해결했다.

초중력이론이 구축되어 가는 동안 끈이론 또한 발전을 거듭해 페르디난도 글로치Ferdinando Glozzi, 조엘 셰르크Joel Scherk와 데이비드 올리브David Olive가 느뵈와 슈바르츠, 라몽이 만든 페르미온 끈이론을 이용해 안정적인 끈이론을 발견했다. 페르미온 끈이론은 이전의 이론에는 없으나 초중력이론에만 존재하는 어떤 종류의 입자를 갖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새로운 입자는 중력자graviton의 초대칭짝인 그래비티노gravitino와 동일한 성질을 가졌다고 추정되었는데, 나중에 그래비티노였음이 밝혀졌다. 물리학자들은 페르미온 끈이론에 초대칭성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 결과 초끈이론이 탄생했다.

초대칭성이론의 장점은 암흑물질의 후보를 포함하는 점이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널리 퍼져있는 빛을 내지 않는 물질로 중력효과에 의해 발견되었다. 우주의 에너지 중 약 4분의 1이 암흑물질에 저장되어 있지만 우리는 암흑물질이 무엇인지 모른다. 붕괴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질량과 상호작용 세기를 갖는 초대칭성 입자가 있다면 그것이 암흑물질의 후보가 될 것이다. 가장 가벼운 초대칭성 입자는 광자의 초대칭짝인 포티노photino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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