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는 모든 인간의 행동이 어릴 적의 경험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었다
정신분석 초창기에 프로이트는 빈 중산층 출신의 의식이 깬 의사였습니다. 그는 최면술과 꿈의 분석, 자유 연상, 실언이나 깜박 잊기 같은 무의식적 실수인 착행증parapraxia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빈 사람들은 프로이트를 기이하고 조금은 위험한 인물로 여겼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카를 크라우스Karl Kraus(1874-1936)는 프로이트와 그의 학설을 끊임없이 공격했습니다. “정신분석이란 말로만 치료라고 떠벌리는 병이나 다름없다.” 그 말은 어릴 적 받은 상처가 모든 걸 결정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접한 이들이 다른 가능성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강박관념을 유발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강박관념을 프로이트만이 치료할 줄 알았습니다.
프로이트는 엘스워시 가 39번지의 서재에서 모세 책의 3장을 집필했습니다. 3장은 가장 선동적인 장이 될 터였습니다. 그것이 완성되어 다른 두 장과 한데 묶여 세상에 나오면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세상에 회오리바람이 일지는 않아도, 논쟁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했습니다. 빈에서 모세 책을 집필하는 동안 그 책에 출간되면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미숙한 것으로 변질되어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이러한 미숙함에 대한 염려 때문에 완성된 이 에세이를 비밀로 간직한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목적이 히스테리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평범한 일상의 불행으로 바꾸는 데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햄릿이란 인물에 대해 정신분석할 수 있지만, <햄릿>이란 연극을 분석할 수는 없었습니다. 연극은 그의 정신분석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프로이트는 왜 인간이 과거의 나르시시즘으로 돌아가는지, 왜 개인의 힘을 추구하는지, 왜 타인 더 나아가 인류 전체에 이익을 위해 사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프로이트는 모든 인간의 행동이 어릴 적의 경험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었습니다.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 원시시대인 어린 시절은 필연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기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순수한 현재, ‘지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네덜란드의 정신분석학자 J.H. 반덴버그van den Berg는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토대로 프로이트 생각의 한계를 환기시켰습니다. “억압 본능 이론은 사람들이 모든 것에 대해 막연한 느낌이 잇다는 가설과 관련이 있다. 바꿔 말하면 모든 것이 과거이고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이론에 새로운 것, 억압된 과거와 간접적이고 규정적이지 않게 연관된 것들을 포함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선례를 깨드리는지, 즉 어떻게 해서 예상치 못한 일이나 생산적인 일을 하는지에 대해 한 번도 명백하게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프로이트가 민주주의를 그토록 신임하지 못한 건 자신이 민주주의의 약속을 받아들이면 인간이 신선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국민을 통치할 수 있다는 사실, 즉 전반적으로 가부장적인 지배적 옛 가족의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단순한 행위 자체에 대해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낳는 행동이나 슬픔, 행복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