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를 찾아온 환자들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의 정신은 순수하지 않고 여러 부분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들은 서로 갈등을 겪습니다. 프로이트에게 정신은 종종 내란에 가까운 갈등 상황을 겪는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에고와 이드』에서 말했습니다. 이드id는 본능으로서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부분이며, 에고ego는 자아로서 현실을 기준으로 한 합리적 요소입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 구조를 이드(본능), 에고(자아), 슈퍼에고(초자아)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자아는 세 주인에게 의존하는 빈약한 창조물로, 결국 세 주인에게 위협을 받는다. 세 주인이란 외부 세상, 원아의 리비도, 혹독한 초자아를 일컫는다. 세 종류의 불안은 이 세 가지 위험에 대응하는데, 불안이란 위험에서 후퇴한 걸 말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성이란 내적 갈등과 그것이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고통에 대한 여러 가지 해결책과 함께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그는 대부분의 해결책을 열중이라는 형태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열중은 일반적으로 초자아를 좀 더 부드럽게 변화시켜 덜 가혹한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처음에 와인 한 잔만 마시고 싶어 하다가 한 잔 마시고 나면 한 잔 더 마시고 싶어 합니다. 프로이트는 상위자아가 알코올을 통해 긴장을 푸는 걸 요구한다고 주장합니다.
4월 17일 일요일(부활절)은 프로이트가 연구를 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인 동시에,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치료자라고 믿어온 그가 더는 환자를 볼 수 없는 슬픈 날이기도 했습니다. 합병 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으로 치료가 불가능해지면서 마지막 남은 두 환자를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자각하는 의식이 곤란한 처지에 놓이면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
프로이트를 찾아온 환자들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노이로제를 접한 평범한 의사들은 손을 들며 포기를 선언할 뿐이었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먹을 수 없는 사람, 외출을 하지 못하는 사람, 도시의 광장을 걸을 수 없는 사람, 부모와 함께 집에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 종교의식에 너무 열중해서 슬픈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 말고는 제대로 된 인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프로이트를 찾아왔습니다.
프로이트는 그들이 욕망의 복잡성과 그 욕망이 억압되어 있을 때의 장점을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들은 프로이트가 마음을 산란하게 만드는 이야기, 예를 들면 형부와 사랑에 빠진다거나 사랑하는 남동생이 죽기를 바란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구토증을 느끼고 소름 끼쳐 했지만, 그 순간을 기점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프로이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들은 금지된 것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도 금지된 것을 갈망한다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그들이 기괴하거나 터무니없는 짓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프로이트는 종종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 고통스러워합니다.” 정신분석이 가르치는 것들 중 하나가 그러한 기이한 욕망이야말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라는 사실입니다.
프로이트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서 우선 자신들이 품은 가장 기이한 욕망과 마주하는 걸 견뎌내고 차분한 인내심과 심지어는 유머 감각을 가지고 그것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프로이트가 포기해야만 했던 건 환자만이 아니었습니다. 4월 19일 그는 동생 알렉산더에게 모아둔 시가를 모두 건넸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너의 72번째 생일에 나는 기나긴 인생을 함께 했던 우리가 헤어질 때가 되었다는 걸 알았다. 미래는 늘 불확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특히 앞을 내다보기 힘들구나. 수년간 모아둔 맛 좋은 시가를 네게 아낌없이 주련다. 넌 이 즐거움을 여전히 누릴 수 있지만, 난 이제 그럴 수가 없구나.”
스물네 살부터 흡연을 시작한 프로이트는 담배에서 곧장 시가로 옮겨갔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엄청난 흡연가여서 여든한 살 때까지 손에서 담배를 놓지 못했습니다. 프로이트는 조카 해리가 열일곱 살 때 그의 생애 처음으로 담배를 주었습니다. 해리가 거절하자 그는 말했습니다.
“얘야, 담배는 인생에서 가장 값이 싸면서도 가장 큰 즐거움을 선사한단다. 네가 나중에도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고 결심한다면 네가 무척 안쓰러울 것 같구나.”
프로이트는 1923년에 자신의 턱과 의치에 종양이 자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는 담배를 끊으라는 말을 들을까봐 한동안 의사들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의사들은 암의 진행 상황을 알았고 그에게 조언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의사들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시가를 피웠습니다. 턱이 고통 속에 거의 굳어버리다시피 했을 때에도 그는 지렛대로 입을 열어 사랑하는 시가를 물었습니다.
절친한 친구 플리스가 시가에 정신분석학을 대입해 생각해보라는 설득에 프로이트도 시가가 다른 모든 중독처럼 세상에서 가장 흔하고 희귀적인 중독, 바로 자위행위의 대용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흡연에 대한 몰두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열망이 체환된 것입니다. 담배 중독, 혹은 그것을 향한 욕구는 사랑이나 명예를 향한 욕구만큼이나 잠재적인 것입니다. 알렉산더에게 모아놓은 시가를 준 뒤에도 프로이트는 시가를 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