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Weak Force과 중성미자Neutrino


 

 

 

 

수많은 핵붕괴반응에서 원인이 되는 힘인 약력은 칼륨potassium의 동위원소 칼륨 40의 핵붕괴와 중성자붕괴 같은 핵붕괴에 관여한다. 핵반응은 원자핵의 구조를 변화시키며 이를 통해 원자핵 내부의 중성자 수가 바뀌고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된다. 약력이 무거운 원소들의 생성에 도움을 준다. 수소가 헬륨으로 전환되는 연쇄반응이 약력에 의해 시작된다. 약력에 의해 시작된 핵반응은 우주의 조성을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약력이 제대로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60년대 미국의 물리학자 셸던 글래쇼Sheldon Lee Glashaw(1932~)와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1933~) 그리고 파키스탄의 물리학자 압두스 살람Abdus Salam(1926~96)은 독립적으로 약력과 전자기력을 통합하여 설명하는 이론인 약전자기이론electroweak theory을 발전시켰다. 약전자기이론에 따르면 약력은 약력게이지보존weak gauge boson이라는 입자의 교환으로 만들어지며, 이는 광자 교환으로 전자기력이 만들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약력게이지보존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전하를 가진 두 종류는 W+와 W-이다. +와 -는 약력게이지보존의 전하를 나타낸다. 다른 하나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Z라고 부른다. 전하량이 0, 즉 제로이기 때문이다.



광자의 교환과 마찬가지로 약력게이지보존의 교환은 입자의 약력전하weak charge에 따라 인력(서로 당기는 힘)과 척력(서로 밀어내는 힘)을 만들어낸다. 약력에서 약전하가 하는 역할은 전자기력에서 전기전하가 하는 역할과 같고 전하의 양은 숫자로 나타낸다. 입자는 약전하를 가질 경우에만 약력을 경험하고 약전하의 특성에 따라 상호작용의 유형과 힘의 크기가 결정된다. 그러나 전자기력과 약력 사이에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가장 놀라운 차이는 약력에 왼쪽과 오른쪽의 구별이 있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를 공간반전대칭성깨짐violate parity symmetry이라고 부른다. 반전성parity을 홀짝성이라고도 한다. 반전성깨짐은 입자와 그 입자의 거울 이미지가 서로 다르게 행동함을 의미한다. 중국계 미국인 물리학자 양첸닝楊振寧(1922~)과 리정다오李政道(1926~)는 1950년대에 반전성깨짐에 대한 이론을 형식화했으며, 또 다른 중국계 미국인 물리학자 우젠슝吳健雄(1912~97)은 1957년 이를 실험으로 확증했다. 양첸닝과 리정다오는 그 해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표준모형 발전에 기여한 유일한 여성 우젠슝은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물리법칙이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하나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데, 자연의 기본 힘인 약력은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한다는 것이다. 약력에서 반전대칭성이 깨진다. 이에 대한 답은 페르미온의 고유 스핀에 있다. 오직 왼쪽으로 회전하는 입자만이 약력을 느낀다. 예를 들면 왼쪽으로 회전하는 전자는 약력을 느끼지만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전자는 그렇지 못하다. 실험은 분명히 세계가 이런 식으로 작동하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 역학적 설명은 없다.



반전대칭성깨짐이 기이하지만 이것만큼 중요한 두 번째 특성은 약력이 전기 전하의 총량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입자 유형을 바꾼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성자가 약력게이지보존과 상호작용하면 양성자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중성자 안의 다운쿼크down quark가 양성자의 업쿼크up quark로 변한다. 이는 입자가 광자와 상호작용했을 때와는 다른 반응이다. 중성자가 대전된 약력게이지보존과 상호작용하면 중성자가 붕괴되어 전혀 다른 입자인 양성자가 나타난다. 중성자와 양성자는 질량도 전하도 다르므로 중성자가 양성자로 붕괴될 때는 전하량・에너지・운동량을 보존하기 위해 양성자와 다른 입자가 나와야만 한다. 중성자가 붕괴될 때 양성자뿐만 아니라 중성미자neutrino라는 입자가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으며 질량이 거의 없는 소립자의 한 종류로 1/2의 스핀을 가지며 항상 광속으로 움직인다. 이 과정이 베타붕괴beta decay(불안정한 원자핵이 여분의 에너지를 자발적으로 방출함으로써 그 핵의 질량수는 변하지 않으면서 양성자수가 1단위 변하는 세 과정인 전자방출, 양전자방출, 전자포획 중 하나)이다. 중성미자는 약력을 통해서만 상호작용하고 전자기력에는 반응하지 않으므로 처음 베타붕괴를 관측했을 때 아무도 중성미자를 알지 못했다.



독일의 입자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i(1900~58)는 1930년에 전기적으로 중성인 새 입자를 제안하면서 이를 “필사의 탈출구”로 불렀다. 그는 중성자붕괴 시 중성미자가 약간의 에너지를 갖고 나간다고 보았다. 3년 후 이탈리아계 미국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뚜갸채 Fermi(1901~54)는 그가 중성미자라고 명명한 이 작은 중성입자에 대한 확고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중성미자는 마침내 클라이드 코완Clyde Cowan(1919~74)과 프레드 라인스Frederick Reines(1918~98)에 의해 1956년 핵반응기nuclear reactor에 감지되었다. 우리는 현재 태양의 핵반응에서 광자와 함께 방출된 중성미자가 우리 주변을 계속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태양에서 오는 1초당 수조 개의 중성미자가 우리 주변을 지나가지만 그 상호작용이 너무 미미해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중성미자의 스핀이 왼쪽이라는 사실이다.



약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력을 매개로 하는 약력게이지보존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이론을 알아야 한다. 약력은 1경분의 1cm(1016분의 1cm)라는 짧은 거리를 넘어서면 급격히 약해진다. 그 때문에 약력은 중력이나 전자기력과는 다른데, 중력이나 전자기력은 거리가 멀어질 때 역제곱법칙에 따라 그 세기가 약해진다. 중력이나 전자기력의 힘은 약력처럼 급격히 빠르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광자는 전자기력을 꽤 먼 거리까지 나른다. 페르미는 양성자・중성자・전자・중성미자라는 네 가지 입자가 얽힌 새로운 상호작용을 포함한 이론을 세웠다. 페르미상호작용Fermi interaction은 약력게이지보존의 매개 없이 직접 베타붕괴를 일으켰다. 페르미상호작용에 따르면 양성자는 직접 붕괴의 결과물인 중성자・전자・중성미자로 변화되었다.



물리학자들은 페르미상호작용이 저에너지 수준에서 그리고 충분히 멀리 떨어진 입자 사이에서 들어맞지만 고에너지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알려면 베타붕괴 같은 과정을 더 근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약력의 작용거리가 짧은 이유가 약력게이지보존의 질량이 0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수상대성이론의 에너지와 질량 사이 관계 E=mc2 때문에 무거운 입자들 예를 들어 약력게이지보존 같은 입자는 자동적으로 질량과 거리 사이에 어떤 관계성을 가지게 된다. 특히 질량을 갖는 입자를 교환함으로써 작용하는 힘은 입자의 질량이 작을 경우 그 힘이 사라지기까지의 거리가 길어진다. 그 거리는 플랑크상수에는 비례하고 빛의 속도에 반비례한다. 질량이 약 100기가전자볼트에 달하는 약력게이지보존은 1경분의 1cm 거리 안에 있는 입자들에게만 약력을 전달할 수 있다. 이 거리를 넘어서면 입자가 나르는 힘은 급격히 감소하여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해진다.



질량이 0이 아닌 약력게이지보존은 질량이 없는 두 입자, 즉 광자나 중력자와는 다르다. 광자나 중력을 나르는 입자인 중력자graviton(중력장의 전달자로 생각되는 가정의 양자)는 모두 에너지와 운동량을 가지고 있으나 질량이 없기 때문에 광대한 거리를 가로질러 힘을 전달할 수 있다. 질량이 0인 입자는 빛의 속도로 운동하며 또한 입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이 항상 특정한 관계, 즉 에너지가 운동량에 비례하는 관계를 따름을 말한다. 입자물리학에서 보면 질량을 갖는 게이지보존이 특이하다. 약력게이지보존에 질량을 주는 것이 힉스메커니즘Higgs mechanism(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로 애든버러 대학의 교수 피터 힉스Peter W. Higgs(1929~)의 이름을 딴)이다. 입자들에 질량을 주는 정확한 모형, 즉 힉스메커니즘의 근간을 이룰 이론을 찾는 것이 오늘날 입자물리학자들이 직면한 문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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