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렌즈와 고리Einstein Lenses and Rings
우주를 탐사하는 강력한 수단 중에 중력렌즈와 아인슈타인의 고리ring가 있다. 1801년 베를린의 천문학자 요한 게오르그 폰 솔드너Johan Georg von Soldner(1776~1833)는 태양의 중력에 의해 별빛이 구부러지는 정도를 처음 계산했다. 그러나 솔드너는 뉴턴의 이론만 고집했으므로 최종결과에 ‘2’라는 인자를 빠뜨렸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빛의 궤적이 편향되는 원인의 절반은 뉴턴의 중력장 때문이며, 나머지 절반은 시공간의 곡률에 기하학적인 수정을 가한 결과다”라고 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완성되기 전인 1912년에 아인슈타인은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렌즈효과로 이해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 후 1936년에 체코의 공학자 루디 맨들Rudi Mandl은 아인슈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중력렌즈가 근처에 있는 별에서 방출된 빛을 확대할 수 있는지 물었고 아인슈타인의 답은 yes였다. 그러나 당시의 관측기술로는 그의 답을 검증할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중력렌즈를 통과할 때 일반적인 광학기계처럼 영상이 둘로 보이거나 원형수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은하에서 방출된 빛이 태양의 좌우를 지난 후 한데 합쳐져서 우리의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 즉 은하가 고리ring모양으로 보이는 것은 일반상대성이론 때문에 나타나는 일종의 광학적 환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 현상이 직접 관측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면서 “물리적으로 그다지 큰 가치는 없지만 무료한 물리학자들(루디 맨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라고 평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1979년에 영국 조드럴뱅크천문대Jodrell Bank Observatory(JBO)의 연구원이며 이중퀘이사 Q0957+561을 발견한 데니스 윌시Dennis Walsh가 중력렌즈효과의 부분적인 증거를 발견했으며, 1988년에는 MG1131+0456이 방출한 라디오파에서 아인슈타인의 고리효과가 처음 관측되었다. 그리고 1997년에는 허블우주망원경과 영국의 메를린MERLIN라디오망원경이 1938+666은하에서 아인슈타인의 고리를 발견함으로써 일반상대성이론의 타당성을 재확인했다. 이때 발견된 링의 규모는 3km 거리에서 바라본 1페니 동전의 크기와 비슷했다. 평균적으로 지금까지 관측된 퀘이사quasar(준항성체quasi-stellar object, 빅뱅 직후에 탄생한 거대은하로 추정되며 중심부에 거대한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의 500개 중 하나는 아인슈타인의 중력렌즈효과를 증명해주고 있다.
중력에 의해 빛이 왜곡되는 현상을 적절히 이용하면 암흑물질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렌즈효과는 은하의 중심부를 거대한 원호arc모양으로 왜곡시키기 때문에 왜곡된 정도로부터 중심부에 분포되어 있는 암흑물질의 양을 계산할 수 있다. 이 현상은 1986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광학천문대National Optical Astronomy Obseratory와 프랑스의 미디피레네천문대Midi-Pyrenees Observatory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고, 그 후 이와 유사한 현상이 100여 차례 관측되어 천문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것들 중 가장 극적인 발견은 아벨 2218Abell 2218은하(약 20억 광년 떨어진)를 꼽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중력렌즈효과(우주 공간에서 빛이 거대한 질량의 천체 주변을 지날 때 휘어지는 효과)는 MACHO(Massive Compact Halo Object, 죽은 별이나 갈색왜성, 먼지구름 등을 이루는 성분)의 총량을 알아내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이용될 수 있다. 1986년에 프린스턴 대학의 보던 폴랜드의 천문학자 패친스키Bohdan Paczynski(1940~2007)는 별 근처를 지나는 MACHO가 별의 밝기를 강조하여 광학적 2차 영상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90년대 초반에 몇몇 연구팀들(프랑스의 EROS, 미국-호주 연합 MACHO, 폴란드-미국 연합 OGLE 등)은 은하수의 중심부에 이 방법을 적용하여 500여 건에 달하는 미세렌즈효과를 발견했다. 그러나 이것들 중 일부는 MACHO가 아니라 질량이 작은 별들의 집합인 것으로 밝혀졌다.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바깥의 행성을 찾을 때도 중력렌즈효과를 이용하고 있다. 행성들은 자신의 주인에 해당하는 별에게 미약하지만 관측 가능한 정도의 중력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이 경우에도 아인슈타인의 중력렌즈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행성으로 추정되는 몇 개의 후보가 은하수의 중심부에서 발견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렌즈효과는 허블상수Hubble's constant와 우주상수를 측정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허블상수는 천체의 움직임과 미묘하게 관련된 상수이다. 아주 멀리 있지만 높은 광도와 강한 전파방출이 관측되는 희귀한 천체 퀘이사quasar(혹은 준항성체)는 밝기가 수시로 변하는 천체인데, 하나의 퀘이사가 두 개의 영상으로 나타나는 이중퀘이사의 경우, 두 천체의 밝기는 동일한 패턴으로 변할 것 같지만 실제로 관측해보면 그렇지 않다. 그 일대의 물질분포상태를 알고 있다면 쌍둥이 퀘이사의 밝기가 변하는 시간차로부터 퀘이사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으며, 이 빛이 적색편이red shift(별이 멀어질 때 나오는 빛의 파장이 길어지는 도플러효과Doppler effect(전파, 광, 음의 발생점과 이것을 관측하는 관측점의 어느 한 지점 혹은 양쪽 지점이 이동함에 따라 전파거리가 변화될 경우, 측정되는 주파수가 변화하는 현상)에 의해 파장에서 빛의 중심이 긴 쪽(적색)으로 약간 이동한다는 효과)를 일으키는 정도를 관측하면 허블상수까지 알아낼 수 있다. Q0957+561 퀘이사까지의 거리가 대략 140억 광년이란 것도 이 방법으로 알아낸 것이다. 그 후 추가로 발견된 7개의 퀘이사로부터 허블상수를 계산했는데, 그 값은 이미 알려진 결과와 일치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방법이 별의 밝기와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천문학자들이 세페이드 변광성Cepheids Variable과 Ia형 초신성에 대해 독립적으로 계산한 허블상수의 값은 오차범위 내에서 일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