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루이 다비드의 날조된 전설 <바라의 죽음>



 



 

 

 

다비드가 마지막으로 공화당원의 죽음을 그린 것은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조제프 바라라는 열세 살 소년이다. 이 소년은 1793년 12월 7일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벤데Vendee에서 일어난 동란 때 말 두 필을 빼앗으려는 왕당파 당원들에게 저항하다 목숨을 잃었다.122 로베스피에르가 주도한 공화당은 바라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바라가 “왕이시여 만수무강하라”고 외치기를 거부하고 “공화국이여 영원하라”고 애국심에 불타는 말을 외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시민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새로운 전설을 창조하기로 한 것이다.

 

 

 



<바라의 죽음>

 

 





 

<바라의 죽음>123은 완성하지 못했는데 미완성으로 남은 이 작품은 다비드가 그 이전이나 이후에 그린 그림들에 비해 수수께끼 같다. 땅바닥에 비스듬히 누운 바라의 손에는 혁명을 상징하는 꽃모양 기장이 달린 편지가 있다. 다비드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누드로 드로잉한 후 옷을 입히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여기서는 누드로 묘사했다. 흥미로운 점은 바라가 여성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그가 고대 그리스의 청년의 누드를 염두에 두고 그린 것으로 짐작되며 주변에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아 어떤 상황에서 죽음을 맞았는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바라의 누드 자세도 평범하지 않은데 아마 군인들에 의해 살해된 후 강간당한 모습이 아닌가 짐작된다. 바라의 죽음에 관한 실제 자료가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비드가 이렇게 그린 것은 사실을 무시하고 시공을 초월해 영원히 존재하는 누드로서의 영웅을 창조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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