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전환기를 맞은 끈이론


 

 

 

 

칼텍의 존 슈바르츠와 런던 퀸메리 대학Queen Mary's College의 마이크 그린Mike Green이 1984년에 끈이론에 존재하는 수학적 불일치를 해결하면서 끈이론은 극적인 전화기를 맞았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끈이론에 수학적 무한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슈바르츠와 그린은 그동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비정상성까지 말끔하게 제거했으며, 그 후 끈이론은 만물의 이론을 구현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끈이론을 다룬 논문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고 평행우주이론도 물리학의 주요 이슈로 새삼 떠올랐다.



그러나 초끈이론 지상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버드 대학의 물리학자 중 하나는 “끈이론은 물리학이 아니라 수학이나 철학에 가까운 이론”이라며 반박했고, 노벨상 수상자인 하버드 대학의 셸던 글래쇼Sheldon Lee Glashaw(1932~)는 끈이론 추종자들을 ‘스타워즈 프로그램’에 비유했는데, 검증할 수 없는 이론에 엄청난 예산을 소비한다는 뜻이었다. 글래쇼는 끈이론을 연구한다고 해서 반대론자들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다수의 젊은 물리학자들이 끈이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프린스턴의 에드워드 위튼Edward Witten(1951~)은 “양자역학이 지난 50년 동안 물리학을 이끌어온 것처럼 끈이론이 향후 50년 동안 물리학을 이끌어갈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글래쇼에게 묻자 그는 자신이 ‘미치광이의 이론’이라고 부른 칼루자-클라인이론Kaluza-Klein theory(전자기력과 중력을 통일할 수 있다는 이론)이 지난 50년 동안 물리학자들에게 받았던 대접을 끈이론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하버드 대학 물리학과는 끈이론을 연구하는 젊은 물리학자를 여러 명 채용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이론이라도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다행히도 끈이론은 쉽게 설명된다. 끈이론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입자의 구체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초고성능 현미경이 개발되어 이 기구로 전자를 비롯한 소립자들을 들여다본다면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점point이 아니라 진동하는 끈string이라는 것이다. 이 끈의 길이는 10-33cm 즉 양성자 크기의 10억×10억분의 1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이 끈을 퉁긴다면 진동패턴이 달라지면서 입자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면 전자가 뉴트리노로 바뀌는 식이다. 여기서 끈을 다시 한 번 퉁기면 쿼크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끈을 충분히 세게 퉁기면 현존하는 모든 입자를 만들 수 있다. 끈이론은 자연계에 다양한 입자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모든 입자가 동일한 끈이 다양한 패턴으로 진동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입자의 종류가 다양한 것은 끈의 진동패턴이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끈이 얼마나 다양하게 진동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물리학의 법칙이다.



끈은 분리되거나 합쳐질 수 있다. 전자나 양성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관측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끈이론을 이용하면 원자물리학과 핵물리학의 모든 법칙을 재현시킬 수 있다. 끈이 연주하는 멜로디는 화학법칙에 해당하고 우주는 수많은 끈들이 동시에 진동하면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교향곡에 비유될 수 있다.



끈이론은 양자역학에 등장하는 입자들뿐만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일반상대성이론)까지도 끈의 진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끈의 최저 진동상태, 즉 질량=0이고 스핀=2에 해당하는 입자는 중력의 매개입자인 중력자로 해석함으로써 이론물리학의 오랜 숙원이었던 중력의 양자화를 실현한 것이다. 끈이론이 예견한 중력자를 대상으로 상호작용을 계산하면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양자역학 버전으로 변환된다. 끈이 움직이고 분리되며 또는 변형되면서 시공간에 커다란 제약을 가하게 되는데, 이런 제한조건으로부터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유추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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