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의 우주Gödel’s Universe


 

 

 

 

수학논리학자 쿠르트 괴델Kurt Gödel(1906~78)은 1949년에 우주전체가 회전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풀어 이상한 해를 구했는데, 그가 얻은 시공간은 반 스토쿰의 해와 같이 당밀처럼 휘말려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우주에서 로켓을 타고 계속 가다보면 원래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괴델의 우주에서는 시간과 공간상으로 떨어져 있는 임의의 두 지점 사이를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먼 과거에 있었던 일이라 해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괴델의 우주는 중력에 의해 수축되는 경향을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주가 붕괴되지 않으려면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중력과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합니다. 즉 우주의 회전속도가 어느 임계값 이상으로 빨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주가 클수록 중력에 의한 수축력이 강해지므로 회전속도도 그만큼 빨라져야 합니다.

괴델의 계산에 따르면 우주는 700억 년을 주기로 회전하고 있으며 시간여행을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반지름은 약 160억 광년입니다.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가려면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여야 합니다. 괴델과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이자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동료이기도 했던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방정식으로부터 시간여행이 가능한 해가 도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쿠르트 괴델의 해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시간개념을 정립하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이것은 내가 일반상대성이론을 개발하던 와중에 이미 직면했던 문제입니다. 물론 그때는 이론이 완성되기 전이었으므로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범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굳이 과거와 미래를 구별할 필요가 없지만, 괴델이 제기한 역설은 분명 과학의 상식에 위배됩니다. ... 그러나 이것이 물리학의 법칙에 위배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시간여행의 물리적 타당성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과제가 될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적 타당성을 언급하면서 괴델의 해가 현실성이 없음을 완곡하게 표현했는데, 아인슈타인이 생각했던 우주는 회전하는 우주가 아니라 팽창하는 우주였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타임머신이나 시간여행이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현실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블랙홀로 접어드는 것은 곧 자살을 의미하고, 우주는 회전하지 않으며, 무한히 긴 원기둥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시간여행은 현학적인 사고와 공상과학물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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