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더욱 영롱하고 커진 수련



 



 

 

1912년 7월 모네의 큰아들 장이 두뇌에 손상을 입었는데 매독에 의해 세균이 머리에까지 침투한 것이었습니다. 항생제가 발명되기 전까지만 해도 매독은 신에 대한 불경죄로 인식되었으며,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매독은 경우에 따라 사람을 미치게도 만듭니다. 모네는 장을 위해 1913년 지베르니에 집을 사서 블랑슈와 함께 살게 했습니다. 모네는 도저히 그림을 그릴 수 없어 스위스로 두 주 동안 여행했으며, 이것은 그의 마지막 외국 여행이었습니다. 장은 1914년 2월 10일 마흔여섯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들의 임종을 지켜본 70대 노인 모네에게는 여간 큰 고통이 아니었으며, 블랑슈가 그를 보살폈습니다.

 

모네가 전과 같이 열정을 가지고 수련을 그리기 시작한 건 1914년 4월부터였습니다. 6월 뒤랑-뤼엘에게 이 작업에 대해 편지에 적었습니다.

 

선생이 아시는 대로 저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고 있으며, 새벽 4시에 기상하기도 합니다. 저는 종일 작업에 몰두하는데 저녁이 되면 아주 지쳐버리고 맙니다.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모네는 종일 수련을 그리고 또 그려 수십 번 수백 번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1914년 8월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작업에 대한 도취는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둘째 아들이 징집되고, 지베르니에는 모네와 블랑슈만 남았습니다. 그는 대전 기간 동안 <님페아> 장식화 시리즈를 대작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천장 꼭대기에 전등을 단 화실을 손수 지으면서 때를 기다렸습니다. ‘님페아’는 모네가 연못에 키운 변종 백수련을 일컫는 학명입니다. 그의 수련은 말년에 더욱 영롱한 빛을 발했고, 또한 커졌습니다. 1m가 넘는 것은 보통이더니 곧 2m가 넘도록 커졌습니다. 새로 지은 화실의 크기는 가로세로가 23×12m였으므로 그의 수련이 자리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습니다. 1915년 6월 한 그룹의 친구들과 콩쿠르 아카데미 멤버들이 모네를 방문했는데, 그때 예전의 화실에 커다란 그림들이 있었다고 그들이 증언했으므로 모네는 새 화실이 완성되기 전부터 이미 커다란 그림을 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르보가 모네에게 대작을 그리는 데 얼마나 걸리겠냐고 물었는데, 모네는 5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새 화실이 완공된 건 1916년 봄이었습니다. 그가 이 시기에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 그의 화실에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고 전하는 것으로 봐서 그가 작품을 칼로 찢었거나 불에 태워 없앴던 것 같습니다. 그는 미완성이라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없애버렸는데, 자신에게 혹독했던 화가였음 알 수 있습니다.



 

 

 



사진: 1900년 9월의 모네 화실 코너

1899-1900년에 그린 <수련 연못>들이 보입니다.



 

 



사진: 1908년의 모네 화실



 

 



사진: 1917년 11월 11일 일요일에 찍은 모네의 화실 내부



 

 



모네의 <자화상 Self-Portrait>, 1917, 유화

 

 

방대한 수련 시리즈를 그릴 때의 모네의 자화상입니다. 수련을 그린 붓질로 그린 듯이 분방한 붓놀림을 봅니다. 수련을 그릴 때와는 달리 지극히 작은 그림으로 자신의 모습을 기록했지만, 거인의 품격이 나타났습니다. 단지 얼굴만 그린 이 자화상을 클레망소에게 선사했습니다. 클레망소는 이것을 모네가 타계한 이듬해인 1927년 루브르 뮤지엄에 기증했습니다.

 



모네가 말년에 커다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새 화실을 손수 지은 것으로 보아 남은 인생을 수련으로 장식하려고 계획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련을 그린 연대와 작품을 보면 그가 얼마나 큰 기대와 정열로 작업에 임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17년 2월 모네를 방문한 뒤랑-뤼엘은 모네가 새 화실에서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걸 보고 “운반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작품을 팔 수 있을지 나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1918년 8월 조르주 베른하임과 르네 짐페가 방문했을 때 30점 가량의 커다란 수련화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베른하임이 그것들을 모두 사겠다고 하자 모네는 이미 팔렸다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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