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하는 블랙홀Rotating Black Hole
뉴질랜드의 수학자 로이 커Roy Kerr(1934~)는 1963년에 회전하는 블랙홀에 대한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정확한 해를 구함으로써 큰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각운동량angular momentum은 보존되어야 하므로 중력으로 인해 별이 안으로 수축될수록 회전속도가 빨라집니다. 회전하는 별에서는 원심력과 중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내부의 중성자들이 원형 고리 모양으로 배열됩다. 이런 형태의 블랙홀을 ‘커 블랙홀 Kerr black hole’(운동량을 가지는 회전하는 블랙홀, 이에 반하는 정지한 블랙홀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라고 함)이라 하는데, 이 안으로 물체가 빨려 들어가면 다른 블랙홀의 경우처럼 처참하게 분해되지 않고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를 거쳐 다른 우주로 이동하게 됩니다. 커는 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뒤 동료들에게 외쳤습니다. “이 마술고리를 통과하면 반지름과 질량이 음수인 이상한 우주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커의 고리를 향해 떠나는 여행은 편도여행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커의 고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건지평선을 통과할 때 여행자의 몸에 작용하는 중력은 여행자를 죽일 정도로 강력하진 않지만 여행자의 귀환을 막기에는 충분합니다. 커 블랙홀은 두 개의 사건지평선을 갖고 있는데, 두 번째 사건지평선을 적절히 이용하면 왕복여행이 가능하다고 믿는 물리학자들도 있습니다.
미치오 카쿠는 커 블랙홀을 고층건물의 내부의 승강기에 비유하면서 건물의 각층(각기 다른 우주)을 연결하는 승강기를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로 은유했습니다. 다중우주를 고층건물에 비유하여 무한히 많은 층으로 이루어진 초고층건물 속에 실내장식이 제각기인 무한히 많은 방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승강기는 위로 올라가기만 할 뿐 아래로 내려오지는 않으므로 승강기를 탄 사람들은 사건지평선을 이미 넘어갔기 때문에 일단 승강기를 타고 출발했다면 두 번 다시 로비로 되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