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자들은 심리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본 행동을 우리가 그것을 직접 하는 것처럼 따라하는 감정 전이의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감정은 우리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친구의 친구 그리고 그 너머까지 퍼져나갑니다. 우리는 평원에서 조용히 풀을 뜯는 들소 떼와 같습니다. 한 이웃이 달리기 시작하면, 우리도 덩달아 뛰기 시작하고, 다른 이웃들도 달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불가사의하게도 무리 전체가 질주합니다.

감정 상태가 전염병처럼 번지는 사례는 수백 년 전부터 보고되어 왔습니다. 사람들 간에 감정이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는 증상을 전에는 집단 히스테리라는 좀 더 시적인 명칭을 썼지만, 오늘날에는 ‘집단 심인성 질환MPI, mass psychogenic illness’이라고 부릅니다. 구체적으로 집단 심인성 질환은 다른 면에서는 건강한 사람들이 심리적 연쇄 반응에 휘말리는 사회적 현상을 말합니다. 무리 속의 들소 한 마리가 놀라 달아나는 경우처럼 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감정적 반응에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감정을 느끼면서 감정의 질주가 일어납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눕니다. ‘순수한 불안형’의 경우, 복통, 두통, 실신, 호흡곤란, 구역질, 어지럼증을 포함해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운동 신경형’의 경우, 광란의 춤을 추거나 가성 발작이 일어나거나 걷잡을 수 없는 웃음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진짜 감정은 두려움이나 불안입니다. 따라서 두 종류의 집단 심인성 질환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심리적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13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권한 직후 ‘무도광dancing mania’이 나타난 것입니다. 최초의 사례는 오늘날의 독일 아헨에서 발생했습니다. 독일의 의학사가인 헤커J.F.C. Hecker가 1844년에 출판한 『무도광: 중세의 전염병 Die Tanzwuth eune Volkskrankheit Mittelalter』에서 쓴 것처럼 무도광에 걸린 사람들은 “공통된 망상에 사로잡혀 거리와 교회에서 공공연히 다음과 같은 기행을 보였다. 그들은 서로 손을 붙잡고 원을 만들었으며, 자신들의 감각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보였고, 누가 보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완전한 무아경상태에 빠져 몇 시간이고 계속 춤을 추다가 결국 탄진하여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러고 나서는 극도의 압박감을 호소하면서 죽음의 고통을 겪는 듯이 신음했다.

이 문제의 원인은 전염 메커니즘과 마찬가지로 심리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과 많은 관찰자들은 그 원인을 심리적인 것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최근에 발생한 집단 심인성 질환의 사례는 테네시 주 맥민빌에 잇는 워런카운티 고등학교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학교에는 학생 1825명과 교직원 140명이 있었습니다. 1998년 11월 12일, 휘발유 냄새가 난다고 믿은 한 교사가 두통과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역질이 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본 학생들 가운데 몇 명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있을 때 그것을 지켜본 다른 학생들도 몸이 불편하다고 보고하기 시작했습니다. 곧 학교 전체에 화재경보가 울렸고, 모든 사람이 학교를 빠져나갔습니다. 교사와 몇몇 학생들은 구급차에 실려 근처 병원으로 갔는데, 화재경보 때문에 밖에 나와 있던 학생들과 교사들이 그 광경을 보았습니다. 경찰과 소방대원, 긴급 구호팀 중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날 하루에 모두 100명이 병원으로 갔고, 38명이 입원했습니다. 그날 수업은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학교는 4일 동안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소방서와 가스회사, 테네시 주 직업안전위생관리국 공무원들이 그 사건을 조사했지만, 아무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학교가 완전히 안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에야 학생과 교사들은 학교로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냄새가 난다고 말했으며, 11월 17일에는 71명이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다시 구급차가 왔고 학교는 다시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짜증이 난 교장은 단호한 조처를 취하기로 결심하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팀을 포함해 여러 정부 기관들을 불렀습니다. 연방 환경보호국과 독극물 및 질병관리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 테네시 주 보건부와 농무부를 비롯하여 현지의 긴급 구호단체와 요원들도 참여했습니다. 조사는 아주 철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항공사진을 통해 잠재적 환경오염원을 확인했으며, 조사요원들이 학교 부근에 있는 동굴들을 조사했고, 학교의 환기 및 배관시설, 건축구조 체계 등을 철저히 살폈습니다. 학교 부근의 땅 속을 파 코어 시료도 채취했고, 공시 시료와 물 그리고 폐기물 시료도 검사했습니다. 공기 시료는 비색관, 불꽃 이온화 검출기, 광이온화 검출기, 방사선 측정기, 가연성 가스 검출기 등 아주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여 검사했습니다.

결국 조사자들은 심리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증상은 다른 사람에게서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을 직접 본 사람에게만 나타났으며, 주로 여자에게서 발생했습니다. 진단명은 집단 히스테리였습니다.

당연히 지역사회는 이 진단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고, 그 질환을 겪은 사람들은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12학년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저희가 미쳤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전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정말로 아픈데 꾀병을 부린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겠어요? 제가 정말로 아프지 않았더라면, 절 병원으로 데려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제 혈압이 그렇게 높이 올라가지도 않았을 거예요.”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단지 자신의 불안감만이 우리를 아프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안감도 우리를 아프게 한다는 거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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