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존재한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타계

작품을 Daum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1564년 2월 14일 미켈란젤로는 뇌졸중을 일으켰습니다. 18일 늦은 오후, 그는 생일을 보름 남짓 남겨놓고 거의 89해의 생을 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추기경 살비아티가 임종식을 거행했으며, 친구 몇 명이 임종을 지키며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았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숨을 거두기 전 살비아티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나의 영혼의 구원을 위해 충분히 행하지 못한 점과 내 직업에서 알파벳을 겨우 배우기 시작할 때 죽게 되어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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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스티노 치암펠레의 <산 로렌초 성당에서 거행된 미켈란젤로 장례식에서 바르치의 추도사>, 1617, 캔버스에 유채, 152-13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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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바사리 외 그의 그룹의 <미켈란젤로의 무덤>, 1564-75, 대리석, 산타 크로체


미켈란젤로는 1546년 3월에 로마 명예시민이 되었지만, 타계하기 이틀 전 자신은 피렌체에 묻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바사리에 의하면 미켈란젤로의 시신은 논쟁거리가 되었습니다. 로마 시는 산 아포스톨리 성당에서 국가장으로 장례식을 성대하게 베풀고 시신을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장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월 21일에 로마에 도착한 미켈란젤로의 조카 레오나르도는 미켈란젤로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피렌체로 옮겨가야 한다고 우겼습니다. 결국 레오나르도는 미켈란젤로의 시신을 운반하여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성당에 안장했습니다. 산타 크로체에는 미켈란젤로가 평생 영웅으로 섬긴 단테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는 곳입니다. 시신이 피렌체에 당도한 건 3월 10일로 바사리가 장례와 안장 문제에 적극 나섰습니다.

미켈란젤로가 타계한 지 몇 달 후에 새로 설립된 피렌체의 예술가 아카데미는 산 로렌초 성당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자신들의 영웅 미켈란젤로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기념식은 정치가들에게만 허락되었던 것으로, 커다란 영구대를 설치하고 은유적인 인물들을 장식하여 그의 일생을 회고한 것은 예술가에게는 영광이었습니다. 기념식의 취지는 미켈란젤로가 위대한 피렌체인이란 점과 메디치 가의 일원이면서 토스카나와 시에나의 대공 코시모 1세의 저명한 신하였음을 널리 알리는 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시모는 미켈란젤로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미켈란젤로가 생애 마지막 30년을 로마에서 지내면서 메디치 가에 대한 봉사를 회피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여느 예술가들과 달리 자신의 작업장을 갖고 미술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한시도 작업에서 손을 뗀 적이 없었습니다. 레오나르도와는 달리 그는 정치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창작에만 몰두했습니다. 이런 점이 예술가로서 그를 서양미술의 최고 규범이 되게 했습니다. 피렌체 예술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그는 어떤 문화적인 전통에도 속하지 않고 자연의 힘처럼 스스로 존재했습니다.

중세는 예술론이나 비평이 거의 부재한 시기로, 예술적 자의식과 기술의 성취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의 확고한 직업예술가적 자의식이 성기 르네상스의 주요 특징들 중 하나로 나타나게 했습니다. 그는 예술가이면서 이론가였습니다. 그가 즐겨 사용한 말은 “나는 확고한 의견을 갖고 있다”, “나는 나 자신에 모순되지 않는다”, “나는 나의 본래의 의견을 유지할 것이다” 등입니다. 이런 태도는 1555년 율리우스 3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오른 마르첼로 2세와 그의 사이를 불화하게 만들었습니다.

가톨릭과 피치노가 소개한 신플라톤주의에 평생 심취했던 그는 늘 자신의 정신을 맑게 하는 데 전념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고, 정신에 내재한 형상을 두드러지게 구현할 완벽한 기술을 습득하고 있었습니다. 미술사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론을 가장 잘 실현시킨 예술가 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미켈란젤로일 것입니다. 회화의 무궁무진한 예술적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준 그에 관해 콘디비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듯이 미켈란젤로는 수천 가지 형상을 그렸지만, 그 중에 서로 비슷한 모습이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 반대로 그는 선 하나를 그을 때도 이전에 이미 사용한 선이 아닌가를 반드시 확인하며, 남에게 보여줄 그림을 그릴 때 만일 그런 선이 발견되면 지워버린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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