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존엄사를 선택할 법적 권리가 있는가?
현재 미국의 대부분 주에서는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존엄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존엄사를 선택할 법적 권리가 있는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존엄사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린다면 그것은 자살을 합법적 권리로 인정한 연방법원 두 곳의 입장을 뒤엎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의견서를 제출한 6명의 저명한 도덕철학자들의 의견에 반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의견서에는 자유주의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참여했는데, 그들은 옥스퍼드 대학 및 뉴욕대학의 로널드 드워킨Ronald Dworkin, 뉴욕 대학의 토머스 네이글Thomas Nagel,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 하버드 대학의 존 롤스John Rawls, 하버드 대학의 토머스 스캔론Thomas Scanlon, MIT의 주디스 자비스 톰슨Judith Jarvis Thomson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와 『왜 도덕인가? Why Morality』의 저자이며 하버드 대학의 교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1953)은 이 철학자들의 주장에는 잘못된 신념이 담겨있는데, 그것은 정부가 논쟁의 대상이 되는 도덕적, 종교적 문제들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위해야 한다는 신념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들은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각자의 신념에 따라 사람들이 삶을 살거나 죽을 권리를 가졌음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섯 명의 철학자들은 법원이 자살 자체의 도덕적 의미에 관한 판결을 내리지 않고도 존엄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의 의견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사건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대면하는 방식에 대해 혹은 누군가의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타인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윤리적으로 적절한가에 대해 도덕적, 윤리적, 종교적 판단을 내릴 것을 법원에게 요구하지 않는다.”또한 그들은 “종교적, 철학적 신념에 대한 법원의 그 어떤 강요도 없는 상태에서 죽음에 대한 판단을 자기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권리를 법원이 각 개인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샌델은 자유주의 철학자들이 중립적 태도를 취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가와 관련된 인식을 그러냈다고 말합니다. 이 인식에 따르면 우리의 생명을 우리 스스로가 만든 창조물로 여기면서 자신의 의도에 따라 자율적으로 삶을 살거나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철학자들은 의견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죽음을 삶이라는 연극의 마지막 장면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마지막 장면이 우리의 신념을 반영하기를 바란다.”
이 철학자들은 생명을 지속하는 것이 삶의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손상시킨다고 결론짓고 자신의 삶을 끝내려는 사람들을 대변했습니다.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개인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개인의 권리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자유에는 “인간 생명의 존재와 의미, 신비로움에 관한 개념을 스스로 규정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됩니다. 자율과 선택을 강조하는 자유주의 철학자들의 이러한 견해에는 “생명은 그 생명을 가진 사람의 소유물”이란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윤리관은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며 우리는 일정한 의무감을 갖고 그 생명을 지키는 관리인이 되어야 한다’는 도덕적 관점과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샌델은 자유주의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자율 논리는 전혀 중립적이지 않으며, 많은 종교적 전통에도 어긋나고, 자유주의 정치철학의 아버지인 로크나 칸트가 지닌 관점과도 거리가 멀다고 말합니다. 로크와 칸트 모두 자살할 권리를 부정했으며, 생명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소유물이라는 인식에 반대했습니다.
생명권과 자유를 누릴 권리는 양도할 수 없는 것이므로 스스로를 노예제도나 자살에 건네줄 수 없다고 로크는 말했습니다. 로크는 말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권한을 줄 수는 없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생명을 제거할 수 없는 사람은 그렇게 할 권한을 타인에게 줄 수도 없다.”
칸트의 경우 자율에 관한 존중에는 타인에 대한 의무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도 수반됩니다. 칸트에 따르면 살인이 옳지 않은 이유는 타인을 존중하지 않고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며, 이는 자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칸트는 말했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인간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수단으로 이용되는 물건이 아니다. 인간은 언제나 그 자체로 간주되어야 한다.”
칸트와 달리 자유주의 철학자들의 의견서에서는 그 사람이 판단력과 정보를 갖고 있는 한 생명의 가치는 자기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가정합니다.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존엄사 허용이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응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