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의 밀도Density와 암흑물질Dark Matter
1930년대에 스위스 태생의 천문학자, 물리학자이자 프리츠 츠비키Fritz Zwicky(1898~1974)는 1922년 취리히의 스위스연방공과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25~72년 미국 패서디나의 칼텍(캘리포니아공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그는 1930년대 초에 고체상태, 기체이온화, 열역학thermodynamics 등의 분야에 많은 기여를 했으나 곧 초신성supernova(격렬하게 폭발한 뒤 광도光度가 평상시에 비해 수십만에서 수억 배까지 순식간에 증가하는 별), 신성nova(망원경으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던 별이 갑자기 밝아져 수일 내에 광도가 수천 배에서 수만 배에 이르는 별로 은하계 안에서 매년 수십 개의 신성이 출현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중 관측되는 것은 몇 개 되지 않음), 우주선cosmic rays(宇宙線, 대기 분자와 충돌 전의 미립자와 방사선을 1차우주선이라 하고 충돌 후 발생한 미립자와 방사선을 2차우주선이라고 함) 등의 연구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그는 1934년에 미국의 천문학자 발터 바데Walter Baade(1893~1960)와 함께 초신성이란 정상적인 신성과는 완전히 다르며 더욱 드물게 일어나는 (우리의 은하에서 1천 년에 두세 번) 항성폭발의 일종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초신성을 찾기 위해 주위의 다른 은하를 광범위하게 조사하여 1937~41년에 18개를 발견했습니다. 그 이전까지 기록된 초신성은 12개에 불과했습니다.
츠비키는 머리털자리 은하단Coma cluster에 있는 은하들의 움직임이 뉴턴의 중력법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관측에 의하면 은하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뉴턴의 중력법칙을 적용할 경우 은하단cluster of galaxies은 당장 해체되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머리털자리가 분해되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하려면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수백 배 이상 많은 물질이 존재해야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양의 물질이 그 근처를 가득 메우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1962년에 거대한 천체의 운동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신기한 현상이 워싱턴 DC에 소재하는 카네기과학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의 지자기과 선임연구원이며 여성 천문학자 베라 루빈Vera Rubin(1928~)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수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일수록 공전속도orbital velocity가 느리고 가까운 행성일수록 빠르게 움직입니다. 그러나 루빈이 은하수에 속해 있는 푸른 별들의 이동속도를 관측해보니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는 뉴턴의 운동법칙에 위배되는 현상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은하수는 원심력centrifugal force을 이기지 못하고 당장 분해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은하수는 지난 1백억 년 동안 지금과 같은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습니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은하수의 총질량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10배 이상 커야 합니다. 즉 뉴턴의 법칙이 옳다면 은하수 질량의 90%가 우리의 눈으로부터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천문학자들이 루빈을 무시한 데는 그녀가 여성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1978년 루빈과 그녀의 동료들은 11개의 은하를 관측하여 그것들 모두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알베르트 보스마Albert Bosma는 수십 개의 나선은하들을 분석한 끝에 루빈과 동일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천문학계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지의 물질을 관측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 미지의 물질 사이를 진행하는 별빛의 궤적locus을 관측하는 것이 있습니다. 암흑물질은 중력에 의해 빛의 경로를 휘어지게 만듭니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허블망원경의 도움으로 우주에 산재하는 암흑물질의 분포도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외형적으로 검다는 것 외에는 일상 물질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갈색왜성이나 중성자별, 블랙홀 등은 우리의 눈(혹은 망원경)에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물체는 중입자baryon(중입자는 핵자nucleon와 중핵자hyperon로 구분할 수 있고, 핵 자체는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가 속하며, 중핵자에는 람다입자, 시그마입자, 크사이입자가 속합니다. 대체로 질량은 중간자meson보다 무겁고, 핵자를 제외한 나머지 중입자의 수명은 중간자에 비해 짧은 편임)으로 이루어진 일상적인 물체들인 양성자나 중성자 등처럼 견고하게 뭉쳐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마초MACHOs(Massive Compact Halo Objects), 즉 거대질량의 고밀도 무리 천체라 합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존의 주장을 모두 부정하면서 암흑물질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물질로 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암흑물질은 윔프WIMPs(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 즉 약하게 반응하는 질량이 큰 입자들이라고도 하는데, 현재로서는 암흑물질을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