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짧은 인생을 산 자는 좀 더 용서받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작품을 Daum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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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부활을 위한 드로잉>, 1512, 36-2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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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부활을 위한 드로잉>, 1525/30, 24-3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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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시뇨렐리의 <최후의 심판: 저주받은 자들>, 1500-04, 프레스코, 오르비예토 대성당
메디치 가의 두 번째 교황 클레멘트 7세가 사망하기 이틀 전 1534년 9월 23일 미켈란젤로는 로마로 갔습니다. 새로 선출된 교황 바오로 3세가 그를 바티칸의 공식 조각가, 화가, 그리고 건축가로 임명했기 때문입니다. 미켈란젤로는 1533년에 시스티나 예배당 제단 뒤의 벽에 <최후의 심판>을 그리기로 계약했고, 1536년 5월에 그것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계약 후 바로 작업이 시행되지 않은 건 기존의 프레스코의 회반죽을 제거하고 창문도 부수어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와 바오로 3세의 즉위 문제가 해결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미켈란젤로는 단테의 저서에서 영감을 받아 <최후의 심판>을 그리면서 부활의 시기에 자신도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의 시에서 죽음은 고딕의 냉혹한 수확자가 낫으로 건초를 자르듯 인간을 잘라내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루를 더 산다는 것은 구원에서 더 멀어지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짧은 인생을 산 자는 좀 더 용서받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최후의 심판>에서 자신을 성 바르톨로메오St. Bartholomew에 의해 성난 구세주의 발아래 지옥으로 던져지는 죄인의 모습으로 묘사하게 만들었고, 그의 시에서도 표현되었습니다.
“나의 허물을 당신의 순결한 귀로 듣지 마소서
나를 향해 당신의 의로운 팔을 들지 마소서
주여, 최후의 순간에 당신의 관대한 팔을 나를 향해 내미소서.”
미켈란젤로는 어려서부터 종교적 자극에 매우 민감했습니다. 지롤라모 사보나롤라의 운명은 미켈란젤로에게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는데, 사보나롤라는 피렌체에서 교회의 부패와 메디치 가의 전제에 반대해서 종교개혁과 신정체제를 시도하다 이단자로 몰려 화형당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한평생 세상사에 거리를 두고 지낸 건 바로 이런 경험 때문임이 틀림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의 신앙심은 더욱 깊어져 더 열광적, 비타협적, 독단적이 되었고, 결국에는 영혼을 완전히 지배하게 되어, 그가 지녔던 르네상스의 이상을 축출하고 자신의 모든 창작활동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서가지도 회의를 품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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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1536-41, 프레스코, 시스티나 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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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을 위한 첫 번재 드로잉>, 1534년경, 41.8-28.8cm.
<최후의 심판>은 분명히 미켈란젤로 자신의 영혼 구원을 위한 자신의 관심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더 이상 완성과 힘 그리고 젊음의 기년비가 아니라 곤혹과 절망의 표현이며, 갑자기 모든 걸 집어삼키려는 혼돈으로부터 구원을 갈구하는 심약한 영혼의 부르짖음입니다. 이 작품은 세상과의 관계가 편치 않아 안정감을 상실한, 세상과는 직접 대면할 수 없는 사람의 것입니다. 이때부터 그는 물리적 세계의 가시적 미를 직접적으로 표상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를 그릴 때만 해도 물리적 세계에서 아름다운 인체라고 생각되는 형상을 묘사했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심판>에서는 그가 목적하는 바가 달라졌습니다. 이 작품에서 그의 누드는 두텁고 우아함이 결여되어 있으며, 무겁고 무기력해보이며, 더 이상 물질적인 미를 그 자체로 추구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물리적인 미를 관념을 전달하는 수단 혹은 정신 상태를 드러내 보이는 수단으로만 사용했습니다. 실제의 공간이나 원근법, 그리고 전형적인 비례조차 무시된 이 작품은 라파엘로의 작품을 좋아한 사람들이 보고 질겁할 만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1530년대와 1540년대 초에 쓴 시에는 미와 사랑에 관한 사고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시기에 그는 물질적인 미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사랑은 완전한 만족감을 주지 못하며, 정신에 대한 사랑보다 품위가 떨어진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