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괴로움의 사슬을 그 즉시 끊어버릴 수 있다


 

괴로움은 절대적인 것도,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몸으로 퍼져나갑니다. 우리는 괴로움을 몸으로 느끼고, 신체적 과정을 통해 괴로움은 퍼져나갑니다. 괴로움의 연쇄는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의 내분비계를 통해 온몸으로 전파됩니다. 시상하부는 굶주림이나 성욕과 같은 일차적 충동을 조절하고, 옥시토신oxytocin을 만들며 뇌하수체를 작동시킵니다. 뇌하수체는 엔돌핀을 만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해발시키고, 옥시토신을 방출합니다. 옥시토신은 아기를 양육하는 행동과 부부간의 친화감을 촉진시키며, 지극히 행복한 친밀감이나 사랑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옥시토신을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활성이 반복되면 정서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자극이나 부정적 자극에 반응하는 일종의 ‘경고음’ 장치와 같은 편도체amygdala는 위협에 대해 더욱 강하게 반응하며, 이는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활성을 증가시켜 편도체는 더욱 민감해집니다. 이런 생리학적 과정은 정신적으로 급격한 상태불안(특정한 상황에 기인한 불안)을 유발합니다. 또한 편도체는 의식적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과거 경험의 흔적인 암묵기억을 형성하는데, 편도체 민감도가 증가할수록 기억의 잔해에 공포를 드리워서,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불안인 특성불안을 강화합니다.

동시에 잦은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활성은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위협사태를 추적하는 해마hippocampus 활동을 억제하는데, 해마는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명확한 기억에서 생겨나는 명시기억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해마는 우리 뇌에서 새로운 뉴런이 자라는 극히 드문 지역 중 하나인데,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해마에서 새로운 뉴런이 생겨나는 것을 막아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을 손상시킵니다.

편도체가 과도하게 민감해지고 해마는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는 매우 나쁜 조합을 형성합니다. 괴로운 기억은 암묵기억에 기록되는데, 이때 과잉상태의 편도체에 의한 온갖 왜곡과 과장이 덧붙여지게 되며 정확한 명시기억은 결여됩니다. 이것은 뭔지 모를 일이 일어났지만 정말 화가 나 있는 상태인 셈입니다.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이 자신이 경험한 끔찍한 상황을 남의 일처럼 느끼면서도 그 일을 상기시키는 것들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덜 극적인 상황의 예를 들면, 약간 흥분된 편도체와 조금 완화된 해마의 조합은 원인을 알기 어려운 불쾌감을 낳습니다.

『붓다 브레인Buddha's Brain』의 저자 릭 핸슨과 리처드 멘디우스는 통증은 피할 수 없지만 괴로움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현재 일어난 일에만 집중하여 머물러서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는 괴로움의 사슬을 그 즉시 끊어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랜 시간 훈련을 통해 심신을 가다듬는다면 우리는 일어난 일 자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면을 키우고, 부정적인 면을 억눌러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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