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뿔이 달린 예언자 <모세>

작품을 Daum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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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모세>, 1513-16년경, 대리석, 높이 254cm. 율리우스 2세 무덤

모세는 샌들을 신고 있으며, 왼쪽 다리는 굽은 채 바닥을 차고서 곧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모세의 왼쪽 다리는 받침대 밖으로 미끄러질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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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모세>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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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모세>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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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모세>의 부분


모세는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나온 지도자입니다. 그는 정착할 땅으로 가기 위해 광야를 헤매다 늙은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가 묘사한 <모세>는 여전히 억세고 우람한 팔뚝의 힘 있는 모습입니다. 그는 모세의 건강하고 우람한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모세의 상의를 민소매로 표현하고, 상의와 달리 허리부분 아래로는 지나치게 걸친 옷자락이 두 다리 사이로 폭포처럼 흘러내립니다. 모세가 그런 옷을 걸쳤으리라고는 상상되지 않지만, 주름진 옷을 아주 정교하게 묘사한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다루는 솜씨는 신기에 이른 듯합니다. 이 작품의 높이는 254cm로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보통 사람의 키보다 큰 모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면 3m에 가까운 그는 바라보는 사람을 단번에 제압하고 말 것입니다.

모세는 시내 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석판에 적힌 계명을 받아들고 하산했지만, 자신이 없는 사이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을 섬기고 있는 장면을 보자 그만 화가 나서 석판을 던져 깨뜨렸습니다.

모세가 돌이켜 산에서 내려오는데 증거의 두 판이 그 손에 있고 그 판의 양면 이편저편에 글자가 있으니 그 판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요 글자는 하나님이 쓰셔서 판에 새기신 것이더라.”(출애굽기 32:15~6)

진에 가까이 이르러 송아지와 그 춤추는 것을 보고 대노하여 손에서 그 판들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리니라.”(출애굽기 32:19)

석판이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는 모세가 오른팔 겨드랑이에 석판을 끼고 있는 것으로 구성했습니다. 모세는 수평에서 약간 위로 응시하는 모습으로 마치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모세의 머리에 두 개의 뿔이 난 것입니다. 모세의 위상을 당당하게 묘사하는 데 뿔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 뿔이 달렸을까? 여기에는 어처구니없는 사연이 있습니다. 구약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는 사람이 오역을 한 데서 생겨난 일입니다.

출애굽기에는 모세가 십계명이 적힌 새 증거판을 갖고 시내 산을 내려올 때 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모세가 그 증거의 두 판을 자기 손에 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오니 그 산에서 내려올 때에 모세는 자기가 여호와가 말씀하였음으로 인하여 얼굴 꺼풀에 광채가 나나 깨닫지 못하였더라. 아론과 온 이스라엘 자손이 모세를 볼 때에 모세의 얼굴 꺼풀에 광채 남을 보고 그에게 가까이 하기를 두려워하더니 …”(출애굽기 34:29~30)

여기서 ‘광채 beams of light’라는 말을 라틴어 번역자가 그만 ‘뿔’이란 말로 잘못 번역한 것입니다. 따라서 미켈란젤로가 상상한 모세의 모습에 뿔이 있었던 것은 당연했습니다. 한 사람의 실수로 모세가 괴물로 표현되고 만 것입니다.

미켈란젤로는 모세의 수염을 로프처럼 아래로 치렁치렁 늘어지게 하고, 모세가 수염을 오른쪽으로 잡아당기는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런 몸짓은 습관에 의한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보이며, 미켈란젤로 조각에 나타나는 특허와도 같은 표현입니다. 모세의 왼팔 근육과 수염은 지나치게 과장되었는데, 이것을 무덤 정면 복잡한 건축물의 이층에 다른 세 예언자의 조상들과 나란히 위치시켜 관람자가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도록 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래 계획과는 달리 아래 중앙에 놓였고, 원래 모세를 놓으려고 했던 자리에는 토마소 보스콜리가 제작한 비스듬히 누운 율리우스의 조상이 놓였습니다.

바사리의 기록에 의하면 로마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매주 안식일에 모세를 보러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오늘날 로마를 찾는 수많은 여행객들도 구약시대의 예언자 모세를 보기 위해서 빈콜리의 성 베드로 성당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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