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의 복지와 자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문제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와 『왜 도덕인가? Why Morality』의 저자이며 하버드 대학의 교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1953)은 좋은 삶이란 공정함과 시민 덕성에 대한 공유된 이해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정치 논쟁의 핵심 주제는 복지와 자유인데, 이는 경제적 번영을 이루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공정한 사회는 개인의 좋은 삶과 관련이 있습니다. 공정함이란 주제는 시민적 덕성과 공공선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공공선을 위한 문제는 다음 네 가지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1. 시민의식, 희생, 봉사

공공선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이 되기 위해선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만 좋은 삶을 규정하는 태도를 버리고 건전한 시민 덕성을 배양해야 한다. 덕성이란 다양한 계층과 인종이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걸 말한다. 공동체 의식과 결속을 실현하고 상호책임감을 배양하는 것이다.


2, 시장의 도덕적 한계

오늘날의 문제는 시장원리가 과거 비시장 규범에 지배받던 삶의 영역까지 파고든 것이다. 예를 들면 민간 사업자에게 전쟁을 아웃소싱하는 것, 상업적 대리 임신의 증가, 학교에 시장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관행이 늘어나는 것, 영리를 추구하는 민영 교도소의 출현 등이다.


3. 불평등, 결속감, 시민적 덕성

많은 나라들에서 커져가는 빈부격차는 민주사회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동의 결속이 이뤄지는 걸 방해한다.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빈부의 삶은 더욱 분리되고 이는 해로운 결과를 낳는다.


4. 도덕적 참여의 정치

사람들은 정치와 법률이 도덕적, 종교적 논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샌델은 다원화된 사회의 시민들은 도덕과 종교에 관해 저마다 다른 관점을 갖고 있으므로 정부가 상호존중에 기반을 둔 정치를 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도덕적 신념을 존중하는 방법으로 무시해왔는데, 이러한 회피는 거짓된 존중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우려합니다. 이러한 회피가 해로운 역효과와 분노를 야기하는 것에 우려를 표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도덕적, 종교적 논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도덕적 문제들에 대해 공공의 숙고를 함으로써 반드시 일치된 합의에 이르는 건 아니지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경제가 화두인 시대에 경제적 풍요가 최고의 선이 되어버려서 보다 근본적인 도덕적 논쟁과 토론이 이뤄지지 못합니다. 경제 중심의 사회가 낳은 폐해는 심각한데, 도덕적 해이와 거짓말, 각종 로비와 공직자의 부패, 경제인의 각종 특혜와 비윤리적 이권개입, 일반 시민의 도덕 불감증 등 비도덕이 묵인될 수 있다는 근거가 빈약한 관용이 사회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가장 흔한 도덕의 타락은 도둑질과 유사한 것으로 뇌물로 공직자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고 그 대가로 특혜와 이권을 챙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로비는 은밀히 행해지지만 드러날 경우 대중의 강렬한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샌델은 도덕적 타락이 공개적으로 성행하는 것으로 복권사업을 지적합니다. 소득세가 생겨난 이후 정부 재정과 관련해 복권사업이 합법적으로 정부 수입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복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도박이 부도덕한 행위임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반대가 지난 수십 년 동안 그 힘을 잃었는데, 부도덕이란 의미에 대한 개념이 변화한 것도 부분적 원인이지만, 시민들이 도덕과 부도덕을 법률로 규정하는 걸 꺼리기 때문입니다. 도박이 사회 전반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용인하려는 태도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복권 찬성론자들의 근거 세 가지는 첫째, 복권은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정부 수입을 늘리는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과 세금과 달리 복권은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둘째, 복권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오락이라는 것입니다. 셋째, 복권을 파는 판매소들, 복권을 홍보하는 과고회사와 언론 매체들도 정당하게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대다수 국민이 복권사업을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그 사업이 민간 사업자가 운영할 수 없는 독점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경쟁적으로 영업하는 카지노 사업은 배당금 총수입 약 90%를 손님에게 돌려주는 반면, 정부가 독점하는 복권은 총수입의 50%만 당첨자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반대 이유입니다.

복권 옹호론자들이 직면한 딜레마는 두 가지로 하나는 복권이 합당한 사업이라면 왜 민간 기업이 그것을 판매하고 운영해서는 안 되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복권이 매춘처럼 비도덕적 사업이라면 왜 정부가 그것을 운영하느냐는 것입니다.

복권 옹호론자들은 사람들이 도박의 도덕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비도덕적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부도덕한 데서 수입을 얻는 걸로는 술, 담배 등에서 정부가 ‘죄악세’를 부과하는 사례를 예로 듭니다. 그러면서 복권은 세금을 물리는 것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복권 구매 행위는 자유방임주의 이상과는 거리가 먼데 정부가 단순히 복권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복권을 홍보하고 구매를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해마다 복권광고에 4억 달러를 지불하고 복권사업자는 손꼽히는 대형 광고주가 합니다.

샌델은 복권사업이 최고의 가망고객들로 노동자계층, 소수민족, 빈민층을 상대로 가장 적극적인 광고를 펴는 것을 지적합니다. 시카고 빈민가에 세워진 대형 광고판에는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현란하게 쓰여 있습니다. 복권광고가 더 이상 뼈 빠지게 일할 필요가 없다는 환상을 자극합니다. 복권광고는 특히 매월 초순에 주로 등장하는데, 이때는 사회보장제도와 복지기금 수혜자들에게 기금이 지급되는 시기입니다. 샌델은 다른 대부분의 정주 지원 서비스 예를 들면 치안서비스와는 대조적으로 복권판매소가 빈민가와 노동자 거주 지역에 많은 반면 부유층 지역에는 적은 것을 지적합니다.

매사추세츠의 극빈 지역 가운데 하나인 첼시 지역의 경우 복권 판매인이 주민 363명에 1명꼴인 반면 부유층 지역인 웰즐리는 주민 3,063명 당 1명입니다. 첼시 주민들은 1년 동안 복권 구입에 1인당 915달러를 썼으며 이는 소득의 8%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또 다른 부유층 지역인 링컨의 주민들은 1인당 불과 30달러를 썼으며 이는 소득의 0.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매사추세츠의 복권 수익은 주정부 수입의 무려 13%를 차지합니다.

복권 사업자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많은 사람들에게 복권 구매는 자발적 선택에 근거한 자유로운 행위가 아닙니다. 도박중독자 치료모임에 가입하는 복권 중독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매일 1,500달러의 즉석복권을 긁어 노후자금을 모두 탕진하고 신용카드 11개가 마이너스가 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샌델은 복권이 공동선의 질을 떨어뜨린다면서 정부가 비뚤어진 시민 교육을 제공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더 많은 돈과 원활한 정부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ㅔ 이제 미국의 주정부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운만 따라주면 불행한 운명에서 벗어나고 끝없는 노동의 악순환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퍼뜨려야만 하는 형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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