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변화는 우주적 성질이다
생명체는 대략 35억만 년 전에 시작되었으나 6억5천만 년 전쯤 다세포를 갖는 생명체가 나타났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발견되는 세균은 30억 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6억만 년 전쯤 해파리 같은 동물이 나타났을 때는 서로 간에 소통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정도의 감각계통과 운동계통이 충분하게 발달되었습니다. 신경조직의 시초는 이때부터였다. 동물이 진화되어 가는 동안 신경계통 또한 진화되어 차츰차츰 뇌라는 형태의 최고 사령부로 발전되어 갔습니다.
우리의 뇌는 파충류, 원시 포유류 그리고 신생 포유류의 뇌 방향으로 발달해왔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 대사활동을 함으로써 끊임없이 물질과 에너지를 주변과 주고받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몸의 원자들은 새로운 것들로 바뀌어 나갑니다.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와서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에게 도달한 것으로, 결국 입가로 컵을 들어 올린 것은 햇살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몸과 외계 사이의 벽은 사실 공고한 구분이 아니라 구멍 뚫린 철망과도 흡사합니다.
우리 마음과 외계의 구분은 페인트칠한 차선과도 같습니다. 언어와 문화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 마음에 스며들어 마음의 패턴을 형성합니다. 사람은 공감과 사랑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맞추어지게 되며, 우리의 마음도 다른 이들에 공명하여 움직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흐름은 쌍방향으로 이뤄져서 우리 역시 남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 마음속에서는 구분선을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마음의 내용은 쉽게 다른 쪽으로 흐르고 변형됩니다. 감각은 생각, 느낌, 욕망, 행동이 되며 또 다른 감각을 낳습니다. 순식간에 이뤄지는 신경망 조립의 연쇄 속에서 의식적 연관의 다음 흐름을 낳는데, 대개 이런 과정은 1초 안에 이뤄집니다.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기분, 수면 그리고 소화를 조절하는 세로토닌serotonin을 분비하는 뉴런 하나를 예로 들면, 이 작은 뉴런은 신경계의 일부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서도 작동을 위해 다양한 하부 시스템이 필요한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뉴런은 신경계통의 가장 기본 구조물입니다. 뉴런의 주된 기능은 시냅스synapse라 부르는 아주 미세한 부위를 통해 뉴런 상호 간에 정보를 소통하는 일입니다. 많은 종류의 뉴런이 있지만 기본 구조는 대체로 유사합니다.
세포체는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경전달물질을 수용하는 수지상돌기dendrites라 부르는 곳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어떤 뉴런들은 전기적 신호를 통해 뉴런끼리 직접 소통하기도 합니다. 뉴런은 수천 분의 일 초 동안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를 모두 취합하여 흥분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뉴런이 작동하면 축색 끝부분의 수초myelin에서는 다양한 분자들을 시냅스 간격으로 폭발적으로 쏟아내어 다른 뉴런과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뉴런이 흥분하게 되면 하나의 전기화학적 파형이 축색axon을 따라 진행되어 나갑니다. 축색이란 뉴런들 쪽으로 신호를 내보내는 신경섬유의 연장부를 말합니다. 축색은 신호를 수용하는 뉴런들과 연결되는 시냅스의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여 수용 뉴런들을 차례차례 흥분시키기도 하고 억제시키기도 합니다. 각 수초는 세로토닌으로 가득 찬 약 200여 개의 작은 주머니인 소낭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런이 작동할 때마다 다섯 개에서 열 개 정도의 소낭이 터져서 열립니다. 전형적인 뉴런은 초당 열 번 정도 작동하므로 각 수초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소낭은 몇 초면 텅 비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이 분주하고 작은 분자 기계는 새롭게 세로토닌을 만들거나, 분비된 뉴런을 재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은 소낭을 새로 만들어야 하며, 이를 세로토닌으로 채워서 수초 끝 부분으로 보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조화롭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과정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은 쉽게 잘못될 수 있으며 세로토닌 대사는 우리 몽에 존재하는 무수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한 예에 불과합니다.
우리 몸의 모든 체계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동안에는, 종종 위협 신호는 일시적으로 멈춥니다. 그러나 외계는 항상 변화하므로 우리 심신과 관계의 평형이 끊임없이 교란됩니다. 분자적 바탕으로부터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조절자는 원초적으로 불안정한 바탕 위에서 질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의 의식을 지탱하는 전전두엽은 초당 5-8회나 변화할 정도로 우리 신경계 역시 끊임없이 교란을 당합니다. 마음의 상태는 이토록 불안정한 신경계가 기저를 이룹니다. 모든 생각에는 신경망의 넘쳐나는 흐름이 일시적으로 개입하는데, 이는 시냅스 사이의 일시적인 조합을 통해 일어납니다. 이러한 조합은 이내 사라져서 다시 다른 생각이 일어날 수 있도록 비옥하니 무질서한 토양을 만듭니다.
『붓다 브레인Buddha's Brain』의 저자 릭 핸슨과 리처드 멘디우스는 만물은 변화하고, 그것이 외부 세계의 실재하는 우주적 성질이나 내적 경험의 실질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한 평형의 교란은 끝날 수 없다고 합니다. 생존을 위해 뇌는 동적인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 투쟁하며, 다양한 세계 속에서 고정된 패턴을 찾기 위해 힘쓰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영구한 계획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그 결과 우리의 뇌는 바로 지금 지나간 순간을 쫓을 수밖에 없으며, 그 순간을 이해하고 조정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