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미래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태양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과 수성의 근일점perihelion(태양계의 천체가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위치)이 이동하는 현상을 설명했지만, 우주론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분명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이론은 일련의 방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풀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러시아의 물리학자 알렉산드르 프리드만Alexandr Alexandrovich Friedmann(1888~1925)은 젊은 나이로 사망한 바람에 그의 업적이 최근까지 잊혀져있었습니다. 프리드만은 우주가 역동적이라고 가정한 뒤 여기에 우주공간은 등방성isotropic(한 지점에서 어떤 방향을 바라봐도 모두 같아 보인다는 뜻)이고 균질하다homogeneous(우주의 모든 지점에서 밀도가 균일하다는 뜻)는 두 개의 가정을 추가해 방정식을 단순화시켰습니다. 프리드만의 가정을 수용하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매우 간단해집니다. 프리드만의 세 가지 변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H: 우주의 팽창속도를 좌우하는 상수. 오늘날 이 상수는 허블상수Hubble's costant로 알려졌다. 허블은 우주의 팽창을 최초로 예건한 천문학자이다.

2. Ω(오메가): 우주공간의 평균밀도

3. Λ(람다): 빈 공간과 관련된 에너지 혹은 암흑에너지

허블상수(H)와 우주공간의 평균밀도(Ω) 그리고 암흑에너지(Λ) 세 개의 상수들은 서로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주의 미래를 좌우하는데, 빅뱅 이후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으나 천체들 사이의 중력이 팽창을 저지하고 있으므로 우주공간의 평균밀도가 우주의 팽창을 저지하는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지표면에서 수직방향으로 던질 경우 돌멩이는 지구중력의 영향 하에 결국 아래로 떨어지지만 돌멩이를 아주 빠른 속도로 던질 경우 아래로 되돌아오지 않고 지구의 중력권을 영원히 탈출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우주는 빅뱅에 의해 팽창을 시작했지만, 우주공간의 평균밀도가 팽창을 저지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돌멩이에 작용하는 지구의 중력과 팽창을 저지하는 우주공간의 평균밀도는 근본적으로 같은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우주공간에 진공에너지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Λ=0), 우주공간의 밀도를 임계밀도critical density로 나눈 값이 Ω 라고 할 경우 임계밀도는 1m3 당 수소원자 10개 정도입니다. 대충 비유를 들면 농구공 3개만한 부피에 수소원자 1개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만약 Ω가 1보다 작을 경우, 즉 우주공간의 평균밀도가 임계밀도보다 작을 경우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물질의 총량이 원래의 팽창을 저지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므로 우주는 대책 없이 팽창하다가 절대온도 0도에 거의 접근했을 때 총체적으로 얼어붙게 됩니다.

Ω가 1보다 클 경우에는 물체들이 행사하는 중력이 충분히 커서 우주는 어느 시점에 팽창을 멈추고 수축되기 시작하며, 우주의 온도는 다시 올라가고 별과 은하들이 서로 가까워집니다. 이런 식으로 수축이 계속되면 우주는 초고온상태가 되어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면서 소위 말하는 빅크런치big crunch의 파국을 맞게 됩니다.

우주공간의 평균밀도와 임계밀도가 일치할 경우(Ω=1) 우주는 두 가지 극단적인 종말의 중간상태를 절묘하게 유지하면서 영원히 팽창하게 되며, 이는 인플레이션이론의 예견과 일치합니다.

우주가 빅크런치를 맞아 작은 점으로 수축되면 새로운 빅뱅이 일어날 가능성도 생깁니다. 우주론자들은 이런 우주를 진동하는 우주oscillating universe라 부릅니다.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은 세 시나리오가 각기 시공간의 곡률curvature(휘어진 정도)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Ω가 1보다 작으면 우주는 영원히 팽창하게 되는데, 프리드만은 이 경우에 시간뿐 아니라 공간까지도 무한대로 팽창함을 입증했습니다. 이런 우주를 열린 우주open universe라 하는데, 시간과 공간이 모두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프리드만은 이런 우주가 음(-)의 곡률을 갖는다고 했습니다. 음의 곡률을 갖는 대표적인 도형으로 말안장의 표면을 들 수 있으며, 이런 도형 위에서 평행선은 만나지 않으며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작습니다.

Ω가 1보다 크면 우주는 작은 점으로 수축되며 시간과 공간은 유한한 특성을 갖게 됩니다. 프리드만에 의하면 이런 우주의 곡률을 0보다 큽니다. Ω이 1과 같을 경우 공간은 평탄하고(곡률=0) 시간과 공간은 무한대가 됩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면 팽창이 시작된 시점도 반드시 존재했을 터인데, 프리드만이 단순화한 아인슈타인 이론은 우주가 탄생한 시점에 대해 아무런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우주의 현재와 미래는 어느 정도 예측하지만 과거를 알아낼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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