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교잡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불리하다


구애의식에 있어서 수컷은 종종 적지 않은 혼전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컷이 집을 완성할 때까지 암컷은 교미를 거절하는 수가 있고, 수컷이 암컷에게 충분히 먹이를 줘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암컷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큰 이익인 동시에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또 다른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수줍어하는 암컷이 결국 자기와 교미에 응하기를 기다리는 수컷은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컷은 마음속에 둔 암컷이 최종적으로 교미에 응할 때까지는 암컷에게 몹시 속박당하는 것입니다.

암컷보다 수컷이 자식의 보호에 많은 노력을 쏟는 동물이 있습니다. 아비가 자식 때문에 헌신하는 예는 새와 포유류에서는 극히 드물지만 어류에서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어류는 교미를 하는 대신에 그냥 생식 세포를 물속에 방출합니다. 수정이 배우자의 체내에서 일어나지 않고 물속에서 이뤄집니다. 유성생식이 처음 출현했을 때도 아마 이와 유사했을 것입니다. 새, 포유류, 파충류 같은 육상 동물은 이런 형태로 체외 수정을 할 수 없는데, 생식 세포가 매우 건조해지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 동물에서는 암컷이 산란하기를 기다렸다가 수컷이 알에 정자를 뿌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덕분에 암컷은 귀중한 몇 초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몸을 감추고 난자를 수컷에게 떠맡깁니다.

두 성 사이에서 널리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차이는 누구를 배우자로 뽑는가에 대해 암컷이 수컷보다 신중하다는 것입니다. 암수를 불문하고 신중함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종 개체와의 교미를 피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교잡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불리합니다. 사람과 양 사이의 교미와 같은 교미의 결과가 배embryo(다세포생물의 발생 과정에서 초반에 해당하는 단계) 형성을 이루지 못하고 손실도 별로 많지 않은 예도 있습니다. 그러나 말과 당나귀와 같은 가까운 종 사이의 교잡이 생기면 그 불이익은 적어도 암컷인 파트너에게 있어서는 매우 큽니다. 교잡의 결과 노새의 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배는 11개월 동안 당나귀의 자궁을 차지하게 되고 번식 가능한 망아지를 키우는 데 필요한 어미의 능력은 크게 감소됩니다. 노새는 성체가 되어도 번식이 불가능합니다. 말과 당나귀의 염색체는 매우 닮아서 서로 협력하여 우수하고 완강한 노새의 몸을 만들 수 있으나 감수분열에서 적절한 공동 작업을 할 정도로 닮지 않았습니다.

같은 종의 개체 사이에서도 배우자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종간 교잡과 같이 근친상간은 커다란 유전적 손실을 낳기 쉽습니다. 이는 근친상간에 의해 치사성 또는 반치사성의 열성 유전자의 작용이 표면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아비와 딸 사이의 근친상간이 어미와 아들 사이의 근친상간의 빈도보다 높고 남매간의 근친상간의 빈도가 중간 정도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에 비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교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암컷은 한정된 난자를 비교적 느린 속도로 생성하기 때문에 다른 수컷과 많은 교미를 거듭해도 아무런 이익이 없습니다. 한편 수컷은 매일 막대한 수의 정자를 만들 수 있으므로 상대를 가릴 필요 없이 많은 교미를 해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집단생활의 이점으로서 가장 많이 제안되는 것이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지배적입니다. 매는 실제로 무리를 이탈한 비둘기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리를 이탈하는 것이 자살행위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이론적 근거는 많습니다. 경계음을 내는 행위는 순수한 이기적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경계음을 냈기 때문에 죽는 개체도 있겠지만, 경계음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죽는 개체가 더 많이 있었습니다. 새의 경계음은 가능한 한 주의를 끌지 않고 신중히 하도록 계획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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