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오 카쿠의 올베르스의 역설Olbers' Paradox


다섯 개의 혜성comet과 두 개의 소행성 팔라스Pallas(올베르스가 1802년에 발견한 소행성으로 아테나Athena의 호칭에서 이름을 따왔고, 알려진 소행성 중 두 번째로 큰 소행성이며 소행성 중 두 번째로 발견)와 베스타Vesta(올베르스가 1807년 4월 3일에 발견하여 로마 신화의 부엌의 여신에서 이름을 따왔고, 소행성 중 네 번째로 발견된 이것의 크기는 소행성 중 세 번째로 큼)를 발견한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의사인 하인리히 빌헬름 올베르스Heinrich Wilhelm Olbers(1758~1840)가 제기한 역설은 “밤하늘은 왜 검게 보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7세기 초에 요하네스 케플러를 비롯한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무한히 크고 균일하다면 어떤 방향을 바라보아도 그곳에는 무한히 많은 별들이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무한한 양의 빛이 관측자에게 도달해야 하고, 따라서 밤하늘은 엄청난 빛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밤하늘이 어둠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일까? 올베르스의 역설은 벤틀리의 역설과 마찬가지로 언뜻 보기에 간단하지만 그 속사정은 매우 복잡 미묘하여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을 괴롭혀왔습니다. 벤틀리와 올베르스의 주장이 역설로 간주되는 이유는 무한히 큰 우주에서 무한히 많은 천체로부터 발생하는 중력이나 빛이 서로 더해지면 무한히 강한 위력을 발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케플러는 이 역설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우주가 유한하다는 속 편한 결론을 내리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올베르스는 1779년 새로운 혜성의 궤도 계산법을 고안했습니다. 2년 뒤에 브레멘에서 병원을 개업했는데, 자기의 집 위층을 천문대로 사용하기 위해 장비를 갖추고 매일 밤 많은 시간을 천문학에 전념하면서 화성과 목성 사이의 행성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801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수학자, 테아티노회Theatines 수도사인 주세페 피아치Giuseppe Piazzi(1746~1826)가 소행성 세레스Ceres(태양계에서 가장 큰 소행성, 로마 신화의 신의 이름을 땄습니다)를 발견했지만 병에 걸려 앓아 누워있는 동안 그 행적을 잃었는데, 1년 후 올베르스가 그것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1802년 3월 팔라스를 발견하고 이 소행성이 한때 소행성대 영역(소행성이 많이 모여 있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지역)에서 궤도를 돌던 중간 크기의 행성의 잔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1811년에는 혜성의 꼬리가 태양의 복사압radiation pressure 때문에 항상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는 쪽을 향한다는 이론을 세웠는데, 빛의 복사압은 20세기에 실험실에서 증명되었습니다. 4년 뒤 오늘날 올베르스 혜성으로 알려진 천체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1832년에 오스트리아의 천문학자 빌헬름 폰 비엘라Wilhelm von Biela(1782-1856)가 1826년에 발견한 6.6년마다 되돌아오는 주기혜성 비엘라 혜성Biela's Comet을 관측한 뒤 이 혜성의 꼬리가 지구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 예측으로 인해 유럽에서 혼란이 일어났지만, 꼬리가 통과하는 동안 어떤 재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비엘라 혜성은 1846년에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것이 관측되었으며, 1852년에는 그 조각들이 쌍혜성으로 되돌아왔으나 그 후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구가 이 혜성의 궤도와 교차할 때인 1872년, 1885년 밝은 안드로메다 유성우Andromeda's meteoric shower(혹은 비엘라 유성우)가 관측되었고, 이는 몇몇 유성들이 부서진 혜성의 잔해들로 이루어졌다는 천문학자들의 가정을 강하게 뒷받침했습니다.

올베르스가 제기한 역설 “밤하늘은 왜 검게 보일까?”는 너무 난해하여 현대 과학자들도 종종 그 핵심을 놓치곤 합니다. 1987년에 조사된 바에 의하면 천문학 관련서적의 70%가 잘못된 답을 제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답은 “멀리 있는 별에서 방출된 빛은 지구로 여행하는 동안 먼지와 가스층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구에 모두 도달하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올베르스는 자신이 주장한 역설을 1823년에 책으로 출간하면서 가스층gas reservoir 흡수이론을 해답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많은 별에서 방출된 빛이 지구에 모두 도달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지와 가스층이 빛을 흡수해주지 않는다면 지구에는 지금보다 9만 배나 강한 빛이 도달하여 모든 생명체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올베르스는 우주공간의 먼지와 가스구름이 빛의 상당부분을 차단해준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수the Milky Way의 중심부는 엄청난 빛과 열을 방출하면서 맹렬하게 타고 있지만 먼지구름에 가려 있기 때문에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은하수의 중심은 궁수자리Sagittarius(황도십이궁黃道十二宮 중 하나로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마의 케이론Chiron에서 이름이 유래했고 한국과 중국에서는 남두육성南斗六星으로 불렀습니다)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데, 망원경으로 바라봐도 맹렬한 불꽃은 관측되지 않습니다.

『Parallel worlds 평행우주』(2005)의 저자 미치오 카쿠Michio Kaku(加來道雄 1947~)는 먼지구름이론만으로 올베르스의 역설이 해결될 수는 없다면서, 먼지와 가스층이 우주공간을 메우고 있다고 해도 오랜 세월동안 무한히 많은 별들로부터 방출된 빛에 고스란히 노출되다보면 먼지구름은 결국 별의 표면처럼 강렬한 빛을 발산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지금쯤이면 먼지구름에서 방출된 빛이 밤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 멀리 있는 별일수록 빛이 희미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으나 이 역시 올베르스의 역설을 해결하지 못하는데, 밤하늘의 한 부분을 바라보면 멀리 있는 별일수록 희미하게 보이지만 멀리 갈수록 별의 개수는 더욱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거리가 멀어지면서 빛이 희미해지는 효과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별이 많아지는 효과와 정확하게 상쇄되어 밤하늘은 여전히 밝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주가 균일하다고 가정하면 별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별의 개수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우주공간은 거리에 상관없이 밝아야 합니다.

올베르스의 역설을 처음 해결한 사람은 미국의 추리작가이며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1809~49)였습니다. 영국 태생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아널드 포와 볼티모어 출신의 배우 데이비드 포 2세의 아들로 태어난 포는 천문학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으며, 죽기 전에 「유레카 Eureka」라는 제목의 산문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여기에 그가 생전에 모아두었던 천체관측자료들이 난해한 산문시로 요약되어 있습니다.

별들이 끝없이 나열되어 있다면 밤하늘은 눈부시게 빛나야 한다.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별이 존재할 수 없는 공간’이란 것이 따로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주공간의 대부분이 비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멀리 있는 천체로부터 방출된 빛이 아직 우리의 눈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포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틀렸을 리가 없다”고 과감하게 결론지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아주 늙은 우주가 아닙니다. 우주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돌연히 탄생했기 때문에 유한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멀리 있는 별들로부터 방출된 빛은 아직 무한히 먼 거리를 이동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별의 수명이 유한하다는 점입니다. 태양을 비롯한 모든 별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생사를 반복하는데 그 주기는 대략 수십억 년 정도입니다.

밤하늘에는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라는 마이크로파microwave로 가득 차 있습니다. 따라서 밤하늘이 검게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시광선 이외의 빛도 볼 수 있다면 빅뱅의 잔해인 마이크로파가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장관을 매일 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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