肝膽相照(간담상조) 이야기
唐(당)나라의 문인 韓愈(한유)는 우정을 귀히 여겨 그에겐 훌륭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의 친구들 가운데 柳宗元(유종원)은 당시 수구파와의 싸움에 밀려 柳州刺史(유주자사)로 좌천되는 불향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의 친구이자 문인 劉禹錫(유우석) 역시 播州(파주)의 자사로 좌천되었습니다.
유종원은 유우석의 좌천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파주는 깊숙한 두메로 살 만한 곳이 못 된다. 더욱이 노모와 함께 갈 곳이 못 되니 내가 대신 가야겠다.”
그는 황제에게 상소를 올렸고, 그 덕분에 유우석은 파주보다는 환경이 나은 連州(연주)로 좌천되었습니다.
훗날 한유는 유종원을 위해 쓴 『柳子厚墓誌銘(유자후묘지명)』에 유종원의 우정을 되새기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비로소 참다운 의미를 알 수 있다. 평상시 아무 일 없을 때에는 서로 그리워하고 즐거워하며 연회석상에 놀러 다니며 서로 사양하고, 쓸개나 간을 꺼내 보이고, 해를 가리켜 눈물을 흘리며 죽어도 배반하지 않는다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머리칼 한 올의 이해관계라도 생기면 거들떠보지 않고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함정에 빠져도 손을 뻗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이 차 넣고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행위는 무지한 짐승도 차마 하지 못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스스로 뜻을 얻었다고 자부한다.”
“쓸개나 간을 꺼내 보이고”란 말이 간담상조肝膽相照입니다. 간과 쓸개를 서로 본다는 뜻입니다. 감추는 것이 없이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사귄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는 평상시 아무 일이 없을 때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정작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 그걸 이용해 자신의 영달을 취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는 이런 일을 정치에서 자주 봅니다. 정치인에게는 진정한 의미에서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 괴물입니다. 쓸개나 간을 꺼내 보이다가도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 그걸 자신의 뜻을 얻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정치란 비정하기 짝이 없는 행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