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에드워즈의 ‘인구 조절’의 이론


우리에게 가장 낯익은 동물들인 포유류와 조류는 위대한 애 키우기 선수들이며, 여기에는 낳은 아이를 키우는 결단도 포함됩니다. 유전자의 이기성의 관점에서 보면 어린 형제를 키우는 것과 어린 자식을 키우는 것 사이에는 원리적인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어느 아이나 근친도는 어느 편에서나 같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동물학자 윈 에드워즈Vero Copner Wynne Edwards(1906-97)는 개개의 동물이 집단 전체를 위해 의도적이고 이타적으로 스스로의 출생률을 감소시킨다고 제안하면서 ‘인구 조절’의 이론을 기초로 했습니다. 이는 주목할 만한 가설입니다. 한 부부당 아이의 평균수가 출산 가능한 시기까지 생존하는 아이의 수로 하여 2인보다 많으면 신생아의 수는 매년 가속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인구의 증가는 출산 연령에 의해서도 좌우됩니다. 각 세대의 간격을 보다 넓게 하면 매년 증가율은 완만하게 될 것입니다. 인구의 증가를 저지하는 매우 강력한 현실적인 이유가 있는데, 기아, 전염병, 또는 산아제한입니다. 의학의 진보가 인구의 위기 촉진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량 증산도 인구 증가 속도를 가속시켜 인구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먼 장래에 대한 계산에 의해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인류라는 종 전체의 장래 행복에 대한 배려 때문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에게 인구 과잉의 파괴적 귀결을 예견할 수 있는 의식적 선견능력이 있다면서, 생존기계라는 건 일반적으로 유전자라는 이기적 존재에 의해 지배되지만, 이 유전자라는 존재는 장래를 예견하거나 종 전체의 행복을 걱정하는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윈 에드워즈는 진정한 이타적 산아제한이 진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동물들은 출생률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 윈 에드워즈의 주장입니다. 동물의 산아제한은 집단 전체의 이익을 위해 실행되는 이타적인 것인가, 아니면 번식을 하고 있는 개체의 이익 때문에 실행되는 이기적인 것인가? ‘평균 이하의 출생률의 자연선택’은 모순이라고 도킨스는 말합니다.

많은 동물들은 자기들의 ‘세력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윈 에드워즈는 세력권을 놓고 다투는 동물들이 한 조각의 먹이나 현실적인 목적물 대신 특권을 보증하는 표식이 될 수 있는 대용 목적물을 가지고 싸우는 것으로 본다면서, 대개의 경우 암놈은 세력권이 없는 수놈과는 짝짓기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사귀던 수놈이 패하고 다른 수놈이 그 세력권을 차지하면 암놈은 재빠르게 그 승자 편으로 자리바꿈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윈 에드워즈에 따르면 세력권의 획득은 번식의 티켓 혹은 허가증을 입수하는 것과 같습니다. 개체군 전체가 낳을 수 있는 새끼의 총수는 이용 가능한 세력권 수에 의해 제한됩니다. 세력권을 획득하지 못한 개체는 번식을 못할 뿐만 아니라 세력권의 획득을 향해 싸우는 것까지도 포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개체는 서로 개체로서의 특징을 파악하고 누구와 싸울 경우, 누구에게는 이길 수 있고 누구에게는 늘 패하는가를 학습합니다.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을 알고 있는 상대에 대해서는 그들이 싸우지 않고 항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물학자는 순위제 또는 ‘세력 순위 peck order’라고 부르는데, 세력 순위는 닭에서 최초로 기술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순위제란 ‘하나의 사회의 계층 질서로서, 그 질서 밑에 있는 모든 개체는 자기의 지위를 분별하여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은 생각지도 않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하위의 개체가 자동적으로 복종하기 때문에 실제로 싸움이 계속되는 일은 거의 없으며, 심한 상처도 별로 입지 않습니다. 순위가 높은 개체는 하위의 개체보다 번식의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암놈이 상위의 개체를 선택하거나, 또는 하위의 개체가 암놈에게 접근하는 것을 상위의 개체가 힘써 저지하기 때문입니다. 높은 사회 순위는 번식의 자격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티켓입니다. 직접 암놈을 에워싸고 싸우는 대신 개체는 사회적 지위를 걸고 싸우기 때문에 상위의 사회적 지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그들은 번식의 자격이 없는 것으로 자인합니다. 물론 하위의 개체는 끊임없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향해 나아가려고 하고, 간접적으로 암놈을 가지고 경쟁하지만, 직접 암놈이 개입된 문제에 관해서는 자제합니다. 순위가 높은 수놈만이 번식할 수 있다는 규칙을 기꺼이 받아들인 결과, 개체의 수는 증가하지 않게 됩니다. 동물의 개체군은 순위와 세력권을 가지고 형식적인 다툼을 이용해 실제로 기아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보다 약간 적게 개체의 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윈 에드워즈가 새의 경우 모든 개체가 따라야 하는 최적은 집단 전체의 관점에서의 최적 알의 수라고 주장하는 데 반해 영국의 생태학자 데이비드 랙David Lambert Lack(1910~73)은 각각의 이기적 개체는 어미가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최대로 할 수 있는 한 둥지의 알의 수를 선택한다고 주장합니다. 제비의 한 둥지의 최적 알의 수가 3개라면, 4마리 새끼를 키울 경우 각각의 새끼에게 분배되는 먹이의 양이 부족해지므로 성숙 단계까지 살아남는 것은 거의 없게 됩니다. 랙에 따르면 개체가 한 둥지의 알 수를 조절하는 이유는 전혀 이타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산아제한을 행하는 건 집단을 위한 자원을 과잉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기의 살아남는 새기 수를 최대화하기 위해 산아제한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산아제한에 결부시키고 있는 이유와 정반대의 목표가 됩니다.

새끼를 키우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우선 알을 만들기 위해 어미 새는 대량의 먹이와 에너지를 투자해야만 합니다. 어미 새는 배우자의 도움을 받아 알을 보호하기 위해 집을 짓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어미 새는 몇 주 동안 알 품기를 계속합니다. 새끼가 부화하면 어미 새는 거의 쉬지 않고 새끼의 먹이를 나르는데, 박새의 경우 어미 새는 낮 동안 평균 30초마다 1회의 비율로 먹이를 둥지로 나릅니다. 어미 새는 애 낳기와 애 키우기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만 합니다. 한 마리의 어미 새 혹은 한 쌍의 짝이 구할 수 있는 먹이와 자원의 총량이 그들이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됩니다.

집단번식의 주요 무대에서 세력권 소유자 중 누군가가 쓰러지면 즉시 낙오자 중 하나가 그 후계자 자리에 앉아 번식을 시작합니다. 윈 에드워즈의 입장에서 보면 낙오자들의 역할은 무대 옆에 대기하고 있는 대역과 같습니다. 낙오자가 나타내는 이런 행동이 이기적 개체로서 가장 좋은 전략에 속한다고 도킨스는 말합니다. 그는 동물을 도박꾼에 비유할 수 있으며, 때로는 가장 좋은 전략은 공격 전략이 아닌 관망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이기적 유전자론은 그 동물이 가장 좋은 결정은 일단 자제하고, 장래의 더 좋은 기회에 희망을 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다표범 중 새치기를 꾀하지 않는 낙오된 바다표범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좋은 기회가 오지 않고 그 바다표범이 자손을 못보고 죽을지도 모르지만 이 도박은 이길 수도 있는 도박입니다. 옥외의 울타리 안에 생쥐들을 풀어놓은 뒤 먹이를 충분히 공급하고 자유로이 전식하게 하는 실험을 한 결과 생쥐의 개체군은 어느 수준까지 증가했지만 그 후에는 일정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암놈의 번식능력이 감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번식능력의 감퇴 효과를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은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개체군의 과밀화에 따라 출생률을 감소시키는 암놈에게 자연선택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하는 것입니다. 과밀이 앞으로 초래될 기근을 나타내주는 지표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은 그들 자신의 이기적 입장에서 볼 때 최적 수의 새끼를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이 낳은 새끼의 수가 적거나 너무 많으면, 그들이 최종적으로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는 그들이 꼭 맞는 수의 새끼를 낳아서 키울 때의 수보다 적을 것입니다. ‘꼭 맞는 수’라고 하는 것은 개체군이 과밀한 해에는 개체군이 희박한 해에 비해 보다 작은 수가 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과밀은 기근의 전조가 됩니다. 어떤 암놈이 기근이 예측되는 증거에 접할 경우 스스로 출생률을 감소시키는 건 그 암놈의 이기적 이익에 적합한 것이라고 도킨스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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