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양자이론과 상대성이론을 조합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1980년에 처음 제기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넘어서 양자이론까지 고려한 결과였습니다. 호킹은 우리가 완전한 양자상대성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주의 인플레이션에 관한 세부사항들을 연구하는 중에 있으며, 물리학자들은 정확히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전통적인 빅뱅 이론의 예측과는 달리 완벽하게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았고, 그 불균일성으로 인해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의 온도가 방향에 따라서 미세한 변이를 나타낸다고 말합니다. 그 변이가 너무 작아서 1960년대에는 관찰될 수 없었으나 1992년 나사의 우주배경복사 위성인 코비COBE 위성(Cosmic Obsever Background Explorer satellite)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2001년에는 COBE 위성의 뒤를 이은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위성에 의해서 세밀하게 측정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가 우주의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확신하는 것입니다.

우주배경복사의 온도가 거의 완벽하게 균일하다는 점이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개념이 되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체의 한 부분을 주변보다 더 뜨겁게 달군 후 방치하면, 뜨거운 부분은 식고 주변은 데워져서 결국 물체 전체의 온도가 균일해집니다. 이와 유사하게 우주의 온도 분포도 언젠가는 균일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모형은 적어도 일반상대성이론에 입각한 전통적인 빅뱅 이론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팽창이 인플레이션 기간에 일어났다고 기술한다는 의미에서 빅뱅의 돌연성을 설명합니다.

호킹은 우주의 기원을 기술하려면 일반상대성이론을 더 완전한 이론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양자이론의 지배를 받는 작은 규모의 물질 구조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킹은 충분히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 우주의 크기는 플랑크 사이즈Planck size, 즉 10-33cm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호킹은 양자이론이 우주의 거시 구조에 대한 연구와는 대체로 무관하지만, 미시 규모의 자연을 기술할 때는 적용되므로 플랑크 사이즈의 규모에서는 양자이론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비록 완전한 양자중력이론이 아직 없더라도 우리가 우주의 기원이 양자적 사건이었다는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인플레이션 기간보다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려면, 인플레이션 이론을 도출할 때 양자이론과 상대성이론을 조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조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호킹은 중력이 공간과 시간을 휘어지게 한다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시간과 공간을 뒤섞어 시공으로 통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여전히 공간과 달랐고 시작과 끝을 가졌거나,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계속됩니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에 양자이론의 효과들을 추가하면 시공이 아주 심하게 휘어져서 시간이 또 하나의 공간 차원처럼 행동하게 되는 극단적인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호킹은 말합니다. 우주가 일반상대성이론의 지배는 물론 양자이론의 지배도 받을 정도로 작았을 때, 즉 우주 역사의 초기에는 공간 차원이 네 개였고 시간 차원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초기 우주에 시간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호킹은 우주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는 미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우리가 통상적인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초기 우주에 적용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그러한 우주는 우리의 경험을 벗어나지만, 우리의 상상력 혹은 수학을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호킹은 시간이 공간 차원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건 시간의 시작에 관한 문제를 제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주의 시작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은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을 조합하면 우주의 시작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이 무의미해집니다. 호킹은 우주의 역사가 경계가 없는 닫힌 곡면처럼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일컬어 무경계 조건no-boundary condition이라고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우주의 시작에 관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우주가 영원한 과거부터 존재했다고 믿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우주의 시작이 있었다고 믿었고 그 믿음에 근거해 신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공간처럼 행동한다는 깨달음에서 새로운 대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개달음은 우주의 시작이 있다는 생각에 대한 해묵은 반발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우주의 시작이 과학법칙들에 의해 지배되며 어떤 신의 손길도 필요로 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에 의해 야기된 팽창이 완벽하게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인플레이션 이론은 초기 우주가 약간의 불균일성irregularity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그 불균일성이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에서 관찰된 작은 요동에 대응합니다. 호킹은 초기 우주의 불균일성이 우리에게는 행운이라면서 일부 구역이 다른 구역들보다 밀도가 약간 더 높았으므로 우주가 팽창할 때 그 구역의 물질이 중력 때문에 주변의 물질에 비해 더 느리게 흩어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중력이 그러한 물질들을 천천히 모았고, 마침내 중력 붕괴가 일어나 물질들이 뭉치면서 은하와 별들이 형성되었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행성들이 형성되었으며, 적어도 한 우주에서는 인간이 출현할 수 있었습니다.

호킹은 우리가 역사를 역행적으로, 즉 현재에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추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우주론과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사가 우리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관찰을 통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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