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책에 반대하는 자유지상주의자들libertarians
『포브스 Forbes』는 가을마다 미국의 400대 부자 명단을 발표합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1위를 차지했는데, 2008년 『포브스』가 추정한 그의 순자산은 570억 달러였습니다. 명단에는 이 밖에도 투자자 위런 버핏(2위, 500억 달러), 윌마트 소유주, 구글 창업자와 아마존닷컴 창업자, 다양한 석유 사업 관계자, 헤지펀드 운용자, 미디어 거물, 부동산 재벌, 텔레비전 토크쇼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155위, 27억 달러), 뉴욕 양키즈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마지막 순위, 13억 달러)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미국의 상위 1%가 부자가 미국 전체 부의 1/3을 소유하는데, 이는 하위 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상위 10% 가정이 미국 전체 소득의 42%, 전체 부의 71%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경제 불평등은 다른 어느 민주국가보다 미국에서 훨씬 두드러집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불평등은 부당하므로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가 하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강요나 사기가 없었다면, 그리고 시장경제에서 자유로운 선택으로 부를 얻었다면 전혀 부당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부의 재분배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흔히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라고 부릅니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 규제 없는 시장을 옹호하면서 정부 규제에 반대하는데, 그 명분은 경제 효율성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입니다. 그들의 핵심 주장은 우리들 개인에게는 자유라는 기본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권리도 똑같이 존중한다면, 우리 소유물은 우리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자유지상주의자들이 반대하는 세 가지 언급합니다.
1. 온정주의: 사람들을 다치지 않게 보호한다는 법에 반대한다. 국가는 개인의 신체나 목숨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
2. 도덕법: 법이라는 강압적인 힘을 이용해 미덕을 권장하거나 다수의 도덕적 신념을 표현하는 행위에 반대한다. 성인들의 합의로 이뤄지는 매춘을 법으로 금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게이나 레즈비언에게서 성 상대자를 고를 권리를 법으로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
3. 소득과 부의 재분배: 과세를 이용한 부의 재분배를 비롯해 누가 누구를 도와야 한다는 일체의 법 규정에 반대한다. 자유지상주의자들에게 과세는 강압 행위이며, 심지어 절도로도 볼 수 있다. 국가는 부유한 납세자에게 가난한 사람을 위한 사회 프로그램을 지원하라고 강요할 권리가 없으며, 그것은 자비로운 도둑이 부자의 돈을 훔쳐 집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권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샌델은 어떤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지상주의 철학을 지지하는지는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면서, 자유방임 경제정책을 지지하는 보수주의자들도 학교 내에서의 기도, 낙태, 성인물 규제 같은 문화적 문제에서는 자유지상주의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가 하면 복지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 다수가 게이의 권리, 출산 결정권, 언론의 자유, 정교분리 같은 문제에서는 자유지상주의들과 견해가 같음을 지적합니다.
샌델은 1980년대에 자유지상주의 사상은 친 시장,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의 정책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났지만, 지적 신념으로서의 자유지상주의는 그보다 앞서 복지정책에 반대하며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자유헌정론』(1960)에서, 경제 평등을 성취하려는 시도는 하나같이 강압적이고, 자유 사회를 파과하게 마련이라고 주장했으며,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자본주의와 자유』(1962)에서, 국가가 할 일이라고 널리 인식된 행위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사회보장제도와 정부가 국민의 의무로 규정해 운영하는 퇴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프리드먼은 최저임금제도에도 반대하면서, 고용주가 얼마나 적은 임금을 지급하든 노동자가 받아들인다면, 정부가 나서서 반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용차별금지법도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고용주가 인종이나 종교 등의 이유로 차별한다 해도 국가는 그것을 막을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프리드먼의 견해로는 “그런 법 제정은 개인들의 자발적인 계약의 자유를 간섭하는 행위”입니다.
로버트 노직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1974)에서 자유지상주의 원칙을 철학적으로 옹호하고 분배 정의라는 익숙한 개념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개인의 권리가 “워낙 강력하고 광범위해서, 국가가 할 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게 어떤 일인지 의문이다”라는 주장으로 논지를 폈습니다. 그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직 계약을 집행하고, 사람들을 무력과 절도 그리고 사기에서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최소국가만이 정당화될 수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어떤 일도 강요받지 말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게 되고, 그런 국가는 정당화될 수 없다.”
노직에 따르면, 경제 불평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포브스 400대 부자가 수십, 수백 억 달러를 소유한 반면 다른 사람들은 무일푼이라는 사실만으로는 그런 현실이 정의롭다거나 정의롭지 못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노직은 유형화된 정의론을 거부하고,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이론을 옹호합니다. 그는 분배 정의가 구현되려면 두 가지 필수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면서 하나는 초기 소유물에 구현된 정의이고, 또 하나는 소유물 이전에 구현된 정의입니다. 첫 번째 조건은 돈을 벌 때 사용한 자원이 애초에 합법적인 소유물이었는가를 묻는 것이고, 두 번째 조건은 시장에서 자유로운 교환으로 혹은 다른 사람이 자발적으로 건네준 선물로 돈을 벌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부당하게 얻은 것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하지 않는 한 자유시장에서의 분배는 그 결과가 평등하든 불평등하든 정당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