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의 점 돌연변이와 역위 그리고 의태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라는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드문 경우로 책에서 단 하나의 문자 오식에 의한 오류와 같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드문 종류의 돌연변이를 ‘역위inversion’라고 하는데, 염색체의 일부가 양단으로 잘려서 반대의 위치에 다시 붙는 것입니다. 염색체의 일부가 단순히 거꾸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염색체의 전혀 다른 부분에 붙는 경우도 있고, 전혀 다른 염색체에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유전 단위는 미래의 개체군 내에 퍼질 것이고, 유전자 복합체는 세월이 지나는 사이에 이와 같이 큰 폭으로 재조립되어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의태mimicry’로 알려진 현상이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나비는 구역질나는 맛이 있는데, 그 나비들은 선명하고 눈에 띠는 색깔을 하고 있어 새들이 그 경고 표지를 기억하여 그런 종류의 나비를 피합니다. 반면 맛이 나쁘지 않은 다른 종류의 나비는 잡혀 먹힙니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나비들은 나쁜 맛의 나비를 흉내 낸다고 합니다. 즉 나쁜 맛의 나비를 닮은 색깔과 형태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박물학자들도 종종 그것들에 속는 경우가 있으며, 심지어 새들도 속는다고 합니다. 의태의 유전자는 자연선택상 유리하게 됩니다. 이것이 의태가 진화하는 이유입니다. 어떤 나비는 A종에 의태하는 반면, 그 형제 나비는 B종에 의태합니다. 자연계에서는 중간형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사육하면 특수한 일이지만 중간형 나비를 볼 수 있습니다.

유전 물질의 최소 단위인 시스트론은 한 몸을 이탈하여 다른 몸으로 들어갈 때, 즉 다음 세대로 여행하기 위해 정자나 난자에 실릴 때 이전의 항해에서 이웃하던 자들인 먼 조상의 몸으로부터 긴 방랑의 여행을 같이 해온 옛 길동무와 한 조각배에 함께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염색체상의 이웃한 시스트론은 단단히 뭉쳐 길동무를 이룹니다.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와 섞이지 않고 그대로 중간 세대를 통과하여 여행합니다. 유전자 입자성은 노쇠하지 않습니다. 유전자가 백만 년을 살았다고 해서 백 년쯤 산 유전자보다 쉽게 죽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는 자기의 목적에 따라 자기의 방법으로 몸을 조절하며, 몸이 노쇠하거나 죽음에 이르기 전에 죽을 운명에 있는 그들의 몸을 차례로 포기해버림으로써 세대를 거치면서 몸에서 몸으로 옮겨갑니다. 유전자는 불멸의 존재인 것입니다. 도킨스는 사람의 수명이 앞으로 연장되겠지만, 유전자의 예상 수명은 백만 년 단위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성생식은 자기복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자식은 우리의 절반밖에 안 되고, 우리의 손자는 우리의 4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자손들은 우리의 아주 작은 부분만 지닙니다. 유전자는 교차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단지 파트너를 바꿔 행진을 계속할 따름입니다. 유전자들은 자기복제자이고, 우리는 유전자들의 생존기계인 것입니다. 물리적 DNA 분자의 생명은 수개월 정도입니다. 그러나 DNA 분자는 이론적으로 자신의 사본 형태로 1억 년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유전자는 사본 형태의 잠재적 불멸의 성질을 갖습니다.

도킨스는 유전자의 수준에 있어 이타주의는 열세하고 이기주의가 우세한 것에 주목합니다. 유전자는 생존 중에 그 대립 유전자와 직접 경쟁합니다. 유전자 풀 내의 대립 유전자는 다음 세대의 염색체상의 한 자리를 놓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경쟁자입니다. 대립 유전자를 희생하여 유전자 풀 속에서 자기의 생존 기회를 증가하도록 행동하는 유전자는 어느 것이든, 오래 살아남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전자는 이기주의의 기본단위인 것입니다. 대립 유전자는 생명이 걸린 경쟁 상대이지만 다른 유전자는 온도, 먹이, 포식자 혹은 동료와 같은 환경의 일부입니다. 유전자의 작용은 이와 같은 환경에 좌우됩니다.

‘우리는 왜 늙어서 죽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도킨스는 성공한 유전자는 자기 생존기계의 죽음을 적어도 생식활동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지니고 있는 개체를 죽게 하는 유전자를 ‘치사 유전자lethal gene’라고 합니다. 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에서 제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가 초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에 비해 유전자 풀 속에서 더 안정적입니다.

유성생식하는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 모두를 자기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조작합니다. 교차하는 유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다른 유전자 복제의 오차율을 조작하는 돌연변이 유전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DNA의 진정한 목적은 생존하는 것뿐입니다. 여분의 DNA는 기생자로서 다른 DNA가 만든 생존기계에 편승하고 있는 무해하고 무용한 길손에 불과합니다. 성과 염색체 교차에 의해 유전자 풀은 잘 섞여지며 유전자는 부분적으로 옮겨 다닙니다. 진화는 유전자 풀 속에서 어떤 유전자는 수를 늘이고 어떤 유전자는 수를 줄이는 과정입니다. 도킨스는 이타적 행동과 같은 어떤 형질의 진화를 설명하려고 할 때 ‘이 형질은 유전자 풀 속에서 유전자의 빈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