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은 법칙들이 자연을 지배한다면, 세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고 말한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1942-)은 저서 『위대한 설계 The Grand Design』(2010)에서 우리가 아는 자연법칙의 개념을 최초로 명확하게 제시한 인물로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1596-1650)를 꼽습니다. 데카르트는 방법론적 회의를 거쳐 철학의 출발점의 되는 제1원리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Gogito ergo sum”의 명제를 선언하여 근대 이성주의 철학의 정초를 닦았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방정식의 미지수에 x를 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모든 물리현상은 운동하는 질량들의 충돌을 통해 설명해야 하며, 세 법칙이 그 운동을 지배한다고 믿었습니다. 세 법칙은 유명한 뉴턴의 운동법칙들의 선구적 존재였습니다. 데카르트는 그 자연법칙들이 모든 시간과 장소에서 유효하다고 단언했으며, 운동하는 물체들이 그 법칙들에 복종한다고 해서 그 물체들이 정신을 지녔다고 할 수는 없다고 명시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오늘날 우리가 ‘초기조건’이라 부른 것의 중요성을 이해했습니다. 예컨대 시간 0에서 비둘기가 여러분의 머리 위에서 배설한다면 배설물의 낙하 궤도는 뉴턴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지만, 시간 0에 비둘기가 전깃줄에 앉아 있었느냐 아니면 시속 30km로 날아가고 있었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물리학의 법칙들을 적용하려면, 시스템의 초기상태를 알아야 합니다.
자연법칙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되살아나면서 자연법칙과 신의 개념을 조화시키려는 노력도 새로 등장했습니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신은 윤리적 명제나 수학 정리의 참 혹은 거짓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자연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신은 자연법칙을 정했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신의 권위를 침해한 면이 있지만, 데카르트는 자연법칙이 변경 불가능한 까닭은 그것이 신의 고유한 본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신의 권위를 옹호했습니다. 그가 보기에 세계는 신에 의해 작동하기 시작했지만, 그 다음에는 신의 개입 없이 완전히 혼자서 작동합니다.
영국의 물리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자연철학자 아이작 뉴턴Sir Isaac Newton(1643-1727)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가 1687년에 발간한 세 권짜리 저작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는 고전역학의 기본 바탕을 제시하며 과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저서에서 뉴턴은 다음 3세기 동안 우주의 과학적 관점에서 절대적이었던 만유인력universal gravitation과 세 가지의 운동 법칙을 저술했습니다. 그의 만유인력과 세 가지의 운동 법칙은 근대적 과학 개념으로 널리 수용되었습니다. 그의 법칙은 지구와 달 그리고 행성들의 궤도를 설명했으며, 밀물과 썰물 등의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그가 창조한 방정식들과 그것들에서 우리가 도출한 정교한 수학적 개념들의 체계는 현재도 가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할 때, 기술자가 자동차를 설계할 때, 물리학자가 화성에 갈 로켓의 발사 방향을 결정할 때 항상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에서 자연법칙은 대개 수학의 언어로 표현됩니다. 자연법칙은 모든 사례에서 보편적으로 성립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규정된 조건들에 맞는 사례들에서는 예외 없이 성립해야 합니다. 스티븐 호킹은 물체들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하는 사례들에서는 뉴턴의 법칙들이 수정되어야 하지만, 뉴턴의 법칙들을 법칙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광속보다 훨씬 느린 속도들만 등장하는 일상세계의 조건에서는 매우 훌륭한 근사적 법칙으로 성립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호킹은 법칙들이 자연을 지배한다면, 세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고 말합니다.
1. 법칙들의 기원이 무엇인가?
2. 법칙의 예외, 즉 기적이 존재할까?
3. 가능한 법칙들의 집합은 오직 하나뿐일까?
세 가지 중요한 질문에 대해 과학자와 철학자 그리고 신학자들은 다양하게 대답합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전통 대답은 법칙들이 신의 작품이라는 것으로 케플러,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이 이런 입장을 취했습니다. 호킹은 이러한 대답은 신을 자연법칙들의 화신으로 정의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라고 일축합니다. 이런 대답은 하나의 수수께끼를 다른 수수께끼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통적으로 선명하게 양분되는데, 고대 그리스의 저자들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칙에 예외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성서의 관점을 채택할 경우, 신은 법칙을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예외를 허락해달라는 기도를 들어주는 존재입니다. 신은 죽음이 임박한 환자를 치유하고, 가뭄을 서둘러 끝내며, 축구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승리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기독교 사상가들은 신이 법칙들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고 기적을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뉴턴도 그런 기적을 믿었습니다. 뉴턴은 신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행성들의 궤도가 불안정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