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과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별들 사이의 광대한 암흑 속에는 기체, 티끌 그리고 유기분자로 이뤄진 성간 구름, 즉 星間雲(성간운)이 떠돌아다닙니다. 성간운을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하면 그 안에서 수십 가지의 유기분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코스모스 Cosmos』(1980)의 저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은 성간운에 유기분자가 풍부하다는 사실은 생물의 기본 물질이 우주 어디에나 존재할 것이란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하나의 우주적 필연이라고 말합니다. 은하수 은하에 있을 수십억 개의 행성들 중에는 생명이 발붙일 수 없는 곳도 있읍니다. 생명이 발생했다가 모두 죽어버린 곳도 있고, 매우 간단한 형태에서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칼 세이건은 외계 행성들 중에는, 지구인보다 더 발달된 고도의 지성을 소유한 존재들이 지구 문명보다 훨씬 앞선 과학 기술과 문화의 꽃을 피워낸 곳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지상의 모든 생물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같은 유기화학의 원리가 지상의 생물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들은 오랜 세월 같은 진화의 코드를 통해 변신해왔습니다. 따라서 지구의 생물학은 철저하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 생물계에는 단 한 가지의 생물학만으로 충분합니다.
동식물들이 가진 특성 중 많은 부분들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1만 년 전 지구상에는 젖소, 사냥개, 씨알이 굵은 옥수수 따위는 없었습니다. 이 동식물들의 조상은 현재의 모습과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인간이 오랫동안 그것들의 번식과 특성을 지속적으로 조작해왔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특정 형질의 품종들만을 선택적으로 번식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牧羊犬(목양견)이 필요하면 똑똑하고 충성스러우며 양떼를 잘 지킬 줄 아는 개를 골라 양치기에 필요한 유전형질을 조장하는 쪽으로 키웠습니다. 떼를 지어 사냥하는 개는 양 몰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엄청나게 커진 젖소의 젖은 우유와 치즈에 대한 인간 욕심의 반영입니다. 현재 우리가 즐기는 알이 굵은 옥수수의 조상도 터무니없이 왜소했습니다. 왜소했던 옥수수의 조상은 수만 세대를 거치는 동안 사람의 입맛에 맞도록 그리고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많이 갖추도록, 인간에 의해서 번식이 조절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인간의 도움 없이는 번식할 수 없는 처지로까지 옥수수의 유전형질이 변형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이 동식물의 새로운 품종을 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으로 만들 수 있을진대, 자연이라고 그렇게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고 칼 세이건은 말합니다. 자연적으로 유전형질이 변하는 과정을 우리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역사에서 인류가 주인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건 극히 최근의 사건이라는 사실과, 인류가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하는 동안 가축이나 채소가 겪은 변화의 정도가 얼마나 컸던가를 함께 고려한다면, 생물의 변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화석에 남겨진 생명 진화의 기록에서 우리는 한때 번성했던 종들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를 허다하게 보게 됩니다. 지구 역사에서 현존하는 종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종들이 과거에 이미 멸종되었습니다. 그것들은 진화라는 실험의 실패한 결과물입니다.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는 과정에서도 인간이 유도한 유전형질의 변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습니다. 토끼는 중세 초기에 길들여졌습니다. 토끼는 프랑스의 수도사들이 처음 길들였습니다. 새로 태어난 어린 토끼는 생선으로 취급되었으므로 교회력에서 육식을 금하는 날에도 고기를 먹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한 수도사들이 토끼를 길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커피의 재배는 15세기에, 사탕무의 재배는 19세기에 시작되었으며, 밍크는 아직도 가축화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양의 경우만 보더라도 가축화 이전에는 양 한 마리가 고작 1kg의 거친 털도 채 못 만들었지만, 1만 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 고품질의 고운 털을 10내지 20kg씩 생산해낼 수 있도록 유전형질이 크게 변화되었습니다. 또 젖소 한 마리가 한 수유기 동안에 생산하는 우유의 양이 처음에는 수백 cm3에 불과했지만, 요즘에는 수백만 cm3로 그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인위선택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그렇게 두드러진 변화를 초래할 수 있었다면, 수십억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자연에서 진행된 자연선택이 가져온 변화가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생물 세계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은 전부 이렇게 해서 생긴 것입니다. 진화는 이론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유전형질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는 돌연변이가 진화의 동인이 됩니다. 수많은 돌연변이들 중에서 생존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소수만이 선택되므로, 오랜 기간에 걸쳐 생물은 하나의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서서히 변화하게 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새로운 종의 탄생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종의 기원이요 진화의 실현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