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초록 드레스의 여인, 카미유>




(작품은 Daum의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모네의 <초록 드레스의 여인, 카미유 Camille, Woman in a Green Dress>, 1866, 유화, 231-151cm.

이 그림을 마네가 그렸다고 하면 더욱 그럴 듯합니다. 마네는 주로 인물화를 그렸고, 모네는 주로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모델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인위적인 구성을 사용한 마네와 달리 모네는 풍경 속의 인물을 그려 넣을 때에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연출을 하더라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포즈를 취하게 했는데, 이 작품에서만큼은 카미유의 포즈가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녀의 우아함을 나타내기 위해 뒤를 돌아서 약간 얼굴을 돌린 모습으로 구성했는데, 어두운 배경으로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풀밭에서의 오찬>을 미완성으로 남겨두고 모네는 1866년 살롱에 출품할 작품을 서둘러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초록 드레스의 여인, 카미유 Camille, Woman in a Green Dress>였습니다. 이 시기 모네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카미유는 1870년에 결혼한 그의 첫째 부인입니다. 조금 작은 화실을 얻으려던 바지유와 함께 푸르스탕베르 가의 화실에서 나온 모네는 카미유를 실제 크기로 그리면서 화려한 초록색 실크 드레스와 가장자리에 털이 달린 재킷을 입은 그녀의 미모를 전형적인 파리 여인의 모습으로 부각시키려고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허구적·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이는 모네의 미학에는 어울리지 않는 점이었습니다. 살롱 출품 날짜에 임박했기 때문에 이 그림을 그리는 데 사흘밖에 여유가 없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초록 드레스의 여인, 카미유>를 보수주의 평론가와 진보주의 평론가 모두 반겼지만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록 드레스의 묘사를 두고 모네가 미완성으로 그림을 마쳤다고 비평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작품을 제대로 완성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 하는 건 평론가들에게 습작etude과 회화tableau의 차이로 이해되었고, 선천적 재능을 가진 화가와 교육을 받은 화가의 차이로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습작도 작품이지만 습작은 습작으로 소개되는 것이지 완성된 그림이라면 습작의 요소는 없어야 한다는 게 일부 평론가의 주장이었습니다.


모네는 이 작품을 1865년에 그린 <퐁텐블로 숲속에 있는 샤이의 길>과 함께 출품했고 두 작품 모두 받아들여졌습니다. 살롱에는 두 점만 출품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초록 드레스의 여인, 카미유>는 성공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작품을 좋아한 이유는 유행하는 삶의 일면, 배경을 어둡게 해서 진지한 인상을 주는 점, 뒤로 돌아서서 얼굴을 약간 관람자에게 향한 우아한 포즈 때문이었습니다. 한 딜러는 이 그림을 모사한 작품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소설가로 유명해지기 전 젊은 저널리스트로 각광받기 시작한 에밀 졸라가 모네에 대해 적었습니다. “난 모네를 알지 못하지만 그가 오랜 친구로 느껴진다.


모네의 이름이 마네의 이름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평론가도 있었습니다. 어느 카툰리스트는 ‘모네냐 마네냐 - 모네다! Monet or Manet? - Monet!’란 제목의 그림에 “그러나 마네가 있음으로 해서 모네가 가능했다. 브라보, 모네! 고맙다, 마네!”라고 적었습니다.


093

테오도르 루소의 <아프레몽의 떡갈나무 Groupe de Chenes, Apremont>, 1850-52, 유화, 63.5-99.5cm.



이 시기에 모네는 테오도르 루소와 쿠르베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루소는 “화면을 구성할 때 우리 내면에 있는 것들을 가능한 한 많이 눈에 보이는 것들과 접목시키라”고 가르쳤습니다. 이 방법은 모네에게도 적용되었다. 다음과 같은 쿠르베의 말은 루소의 미학과 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자연에는 아름다움이 내재한다. … 아름다움이 발견되면 그것은 곧 예술에 속하거나 혹은 그것을 인식하는 예술가에게 속한다. 아름다움이 실제로 인식되거나 볼 수 있게 될 때 이는 자연히 예술적 표현으로 나타나게 된다.


087

마네의 <여인과 앵무새 La Femme au Perroquet>, 1866, 유화, 185-128.6cm.

이 작품에서 앵무새와 오렌지는 단순히 첨가된 것들이 아닙니다. 장미색을 주된 색으로 화면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여인의 의상과 앵무새의 파란색 그리고 오렌지색의 조화를 두드러지게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1868년 살롱에서 악평을 받았습니다. 고티에는 “화면에 구성도 드라마도 시도 없는데다 기교 또한 결여되었으며, 모델이 매우 추하게 묘사되었다”고 평했습니다.


089

귀스타브 쿠르베의 <아델라 구에레로 La Signora Adela Guerrero>, 1851, 유화, 158-158cm.


088

제임스 휘슬러의 <흰색의 심포니 No. 2 Symphonie en Blanc No. 2>, 1864, 유화, 76.5-51.1cm.


090

에드가 드가의 <테레사 드가의 초상 Portrait de Therese De Gas>, 1863, 유화, 89-67cm.


092

르누아르의 <여름 En Ete; Etude>, 1868, 유화, 85-59cm.


091

프레데리크 바지유의 <마을의 외관 La Vue 여 Village>, 1868, 유화, 130-89cm.


인물화figure painting는 당대 화가들의 선호하는 장르였습니다. 인물화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여기에는 전신상뿐 아니라, 상반신이나 두부를 그린 것도 포함됩니다. 인물화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 이집트, 그리스, 로마 및 기독교 미술은 모두 인물이 주제였습니다. 표현의 목적과 내용에 따라 자화상을 포함한 초상화, 신화화, 종교화, 역사화, 풍속화, 누드화, 기록화, 풍자화, 전쟁화 등으로 분류합니다. 부자들이 자신이나 가족의 인물화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화가들이 이런 장르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인물화 자체가 한 인간의 개성을 나타내기에 가장 이상적이라서 대부분 화가들은 인물화를 그렸습니다. 모네의 경우는 주로 모델의 우아함을 표현했습니다. 인물화를 통해 우리는 각각의 화가의 화풍은 물론 어디에 초점을 맞추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네의 인물화에서는 우아함보다는 개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휘슬러의 거울에 비친 여인의 이중초상이 나타난 인물화도 특기할 만합니다. 귀스타브 쿠르베, 에드가 드가, 프레데리크 바지유, 르누아르의 여성인물화를 비교하는 것도 그들의 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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