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 우주론cosmology
(오늘부터 또 한 명의 과학자 미치오 카쿠Michio Kaku(加來道雄 1947~)의 우주론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려고 합니다. 카쿠는 일본계 미국 이론물리학자이며 뉴욕시립대학 석좌교수로서 저서 『Parallel worlds 평행우주』(2005)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러 과학자들의 다양한 우주론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을 통해서 오늘날의 과학이 어디에까지 와있는지 우리는 가늠할 수 있으며, 무엇을 향해 그들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주론cosmology의 영역이 순수한 사색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연 건 1600년대 망원경telescope이 발명되면서부터였습니다. 망원경으로 인해 정밀한 관측 자료가 부쩍 는 것입니다. 폴란드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1473~1543)와 독일의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1571~1630) 등 위대한 천문학자들이 남긴 업적에 자신이 망원경 관측으로 얻은 자료를 보태 우주를 과학적 탐구대상으로 전환시킨 인물이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1564~1642)입니다. 그리고 갈릴레오가 사망하던 해에 태어난 아이작 뉴턴Sir Isaac Newton(1642~1727)이 우주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영국의 천문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철학자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운동법칙을 우주에 적용하여 천체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기술한 최초의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뉴턴의 운동법칙으로 인해 사람들은 천체들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우주가 그런 법칙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20세기에 제작된 초대형 천체망원경astronomical telescope들이 우주론의 제2혁명기를 초래했습니다. 천체망원경은 볼록렌즈나 거울(반사경)을 이용하여 별빛을 모아 상을 만들고, 이 상을 확대해 관측하는 도구입니다.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Edwin Hubble(1889~1953)은 192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패서디나의 북동쪽 약 16km 떨어진 윌슨 산 정산에 소재하는 윌슨산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1904년에 건립)에서 직경이 100인치나 되는 망원경으로 관측한 끝에 모든 은하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서로 멀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사실은 시공간이 선형적으로 평탄하지 않고 역동적으로 휘어져있다는 1916년에 발표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의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을 재확인한 결과였습니다. 중력장의 방정식을 출발점으로 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의 기원을 최초로 설명한 이론입니다. 여기서 얻어지는 해解로 표현된 우주의 모델은 시간적으로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가 증가하는 팽창우주를 제시합니다. 팽창의 속도는 우주를 이루는 물질들의 만류인력으로 인하여 차츰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팽창은 물질 평균밀도의 크기에 따라 영원히 계속되거나, 혹은 유한한 시간이 지나면 팽창속도가 제로가 되며 그 후에는 수축하는 우주로 변하게 됩니다. 이것은 또 우주공간이 공의 표면처럼 스스로 닫힌 유한한 경우(즉 닫힌 우주), 평면처럼 평탄한 우주, 안장의 곡면처럼 멀리 갈수록 더욱 더 벌어지는 열린 우주의 세 가지 가능성에 대응합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주가 대폭발에서 생성되었다는 빅뱅이론big bang theory가 대두하게 되었습니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모든 천체는 탄생초기에 있었던 대폭발의 후유증으로 지금도 외부를 향해 흩어지고 있습니다. 빅뱅이론은 조지 앤소니 가모브George Anthony Gamow(1904~68, 러시아식 본명은 Georgy Antonovich Gamov)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로 확고한 체계를 갖추게 되었으며, 여기에 원소의 기원에 관한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Fred Hoyle(1915~2001)의 연구가 가해지면서 우주의 진화과정은 그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오데사에서 태어나 1934년 미국의 조지워싱턴 대학의 교수가 되고 1940년에 시민권을 받고 미국으로 귀화한 조지 앤소니 가모브는 원자핵이론 특히 붕괴이론에 처음으로 양자이론을 적용하여 가이거-누탈의 법칙Geiger-Nuttall's law을 도출했습니다. 또한 핵반응론의 지식을 기초로 천체의 구조와 원소의 기원을 풀이한 항성진화론을 발표했습니다. 영국 요크셔 주에서 태어난 프레드 호일은 정상우주론의 대표적인 학자로 정상우주론은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빅뱅이론과 함께 우주 생성론의 두 축을 이루며 서로 경쟁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정상우주론은 완전한 우주론 논리라는 철학적 입장을 바탕에 깔고 우주는 항상 현재와 같은 모양으로 존재하고, 우주가 팽창해 우주의 밀도가 작아지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우주공간에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밀도를 유지한다는 이론입니다. 그에 의하면 우주는 출발점도 없고 소멸도 없이 어떤 장소와 시점에서도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빅뱅이론은 뜨겁고 밀도가 높은 하나의 점이 폭발함으로써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이론으로 조지 앤소니 가모브가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호일은 1950년 ‘우주의 본질’이라는 방송 강의를 하면서 가모의 대폭발이론을 빗대어 “그럼 태초에 빅뱅big bang이 있었단 말인가” 하고 그를 조롱했으며 빅뱅이란 말이 이때 생겼습니다. 1965년 우주배경복사가 밝혀지면서 정상우주론은 쇠퇴하고 빅뱅이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지만, 호일은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1942~)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천문학자였습니다.
2000년부터 우주론의 제3혁명은 신형 위성the latest satellite, 레이저laser, 중력파감지기gravity wave sensor, X-선 망원경X-ray telescope, 고성능 슈퍼컴퓨터ultra high supercomputer 등 최신장비들을 갖추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우주와 관련해 가장 신뢰할 만한 관측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것들로부터 우주의 나이, 구성성분, 우주의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점점 빠르게 팽창하면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팽창이 끊임없이 계속된다면 결국 우주전체가 암흑과 냉기로 가득 차서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는 거대한 동결big freeze의 시점에 이르게 될 것이 뻔합니다.
일본계 미국 이론물리학자이며 뉴욕시립대학 석좌교수인 미치오 카쿠(加來道雄 1947~)는 저서 『Parallel worlds 평행우주』(2005)에서 우리의 생명체를 거대한 바다 속을 표류하는 물방울에 비유하면서 우주는 끓는 물에서 생성된 작은 물방울이며, 이런 물방울은 11차원 초공간으로 서술되는 열반의 세계에서 지금도 끊임없이 생성되어 사방을 표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다수의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빅뱅으로 탄생했으며 영원의 바다 속에서 여러 개의 다른 우주들parallel worlds 혹은 평행우주와 더불어 표류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은 빅뱅 후 38만 년이 지난 시점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무렵에 빅뱅의 잔광이 처음 온 우주를 가득 메웠기 때문입니다. 최근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초단파 비등방성 탐사선, 더블유맵이라고도 함) 위성은 빅뱅의 잔해에 해당되는 복사radiation를 생생하게 관측해 학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