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규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지난 번에 언급한 대로 생명체에 관한 레오킴의 생각과 『우연과 필연 Le hasard et la nécessité』의 저자 자크 모노Jacques Lucien Monod(1910-76)의 생각, 생명체를 특징짓는 속성: 합목적성, 자율적 형태발생, 복제의 불변성에 관한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레오킴의 생각을 다음엔 자크 모노의 생각을 올리려고 합니다. 생명공학자와 생물학자의 생각을 모두 알고 우리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갖는 건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규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화학물질 주머니, 즉 박테리아 생식세포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생명을 밝힐 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러한 과정은 우리가 죽음과 내세의 가능성을 생각할 때 중요해집니다. 우리가 죽을 때 사라지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일까?
과학전문가들은 생명과 생명의 정의를 어떻게 생각할까?
노벨상 수상자이며 1953년에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공동 발견하고 1962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생물학자 프랜시스 크릭Francis Harry Compton Crick(1916-2004)은 생명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습니다.
1. 자기명령과 자기복제에 필요한 모든 장치를 복제하는 능력
2. 비교적 실수 없는 유전 정보 복제
3. 유전자와 유전자의 단백질 생산의 밀접한 근접
4. 에너지 공급
그러므로 생명이란 자기복제를 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생명은 중요한 화학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단백질이나 다른 화학물질들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생명은 또한 어떤 형태의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촉매catalysis는 자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 화학반응을 가속시키는 물질을 말합니다. 달리 말하면 반응과정에서 소모되지 않으면서 반응속도를 변화시키는 물질입니다. 생명에 필요한 많은 화학반응들에 촉매가 필요한 까닭은 생명체 속에 있는 물질들이 안정된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촉매가 없으면 살아 있는 생물을 지탱하는 많은 화학반응들은 매우 뜨거운 열과 상당한 압력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생명체에 촉매 역할을 하는 물질이 있으면 이런 화학반응은 실내온도[섭씨 20도 정도]나 그보다 좀 낮은 온도, 그리고 정상적인 대기 조건에서 발생합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이해를 돕기 위해 수소와 산소로 채워진 기구氣球를 상상해 보라고 말합니다. 이 폭발성 혼합물은 하루 정도에 걸쳐 서서히 누출될 것이라면서 만약 풍선 속에 백금platinum 같은 촉매가 있다면 그것들이 결합하여 물을 생산하므로 그 혼합물은 즉시 폭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명의 촉매 가운데 많은 것들이 독특한 단백질이지만, 최초의 생명에는 단백질이 아닌 촉매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프랜시스 크릭에 의하면 생명의 필요 요소는 생명에 필요한 특정 분자들뿐만이 아닙니다. 생명에는 어떤 복합분자가 필수적일까? 이는 간단한 질문 같아 보이며 생화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을 생각할 때 특히 그렇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생물의 기능과 복제에 필요한 필수 분자들을 잘 알고 있지만, 초기 지구에는 산소가 없었으며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환경이 매우 열악했으므로 최초 생명의 형태를 우리가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화학물질들이 이용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레오킴은 이 사실이 자신을 생명의 기원을 다루는 과학의 선구적 분야로 이끌었다고 말합니다. 최초의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최초의 생명이 과연 어떤 화학성분들로부터 유래되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유력한 과학 가설들은 모두 지구에서 발견된 화학물질, 우주에서 온 화학물질 그리고 우주에서 생성된 생물들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레오킴은 한 묶음의 화학물질들을 모은 세포주머니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때 크릭의 말대로 단백질, RNA 혹은 DNA 같은 화학적 지시가 필요하며, 지시를 복제하거나 모사하고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합니다. 젊은 행성에는 수많은 에너지원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에너지 산출을 위해 반응할 수 있었던 다양한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햇빛이 있습니다. 문제는 정보의 원천을 결정하고, 어떤 촉매가 지시를 복사할 수 있으며 에너지 생산반응을 일으키는가 하는 것입니다.
임의의 단백질 화학합성에서 최초의 생명이 나올 수 있었을까? 단백질에는 단백질의 기초 성분을 만드는 스무 가지의 아미노산이 있으므로 RNA나 DNA보다 더 복잡합니다. 거의 무한한 결합이 가능하지만 그 많은 것들 중 아주 작은 수만이 살아 있는 유기체에게 유용합니다.
단백질의 기초 성분인 아미노산을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운석과 혜성에서도 발견됩니다. 그것들이 어떻게 결합해서 생명에 필수적인 단백질로 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프레드 호일 경이 말했듯이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한 번의 기회가 발생하더라도 단 하나의 단백질이 될 뿐입니다. 생명에는 수백, 수천 개의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지구상에 생명이 나타난 건 행성의 형성 이후 비교적 얼마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러면 생명의 기원에서 단백질이 주된 요인이 아니었다면 다른 가능성이란 무엇이었을까?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을 유발시키는 초기의 보다 단순한 형태의 RNA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교수 앤드루 H. 놀Andrew H. Knoll(1951-)은 하나의 단순한 RNA 분자는 아미노산과 단순화된 핵산에서 만들어지지 않았겠느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그런 단순화된 RNA가 초기 지구의 상태에서 쉽사리 생성될 수 있었는지 하는 점과, 그런 분자들이 스스로 복제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최근 RNA의 보다 단순한 형태 가운데 하나가 보다 기다란 분자로 스스로 조립되는 사례를 발견했지만 그것이 RNA 정보 원천이 되기에는 매우 미미합니다. 그러나 최근 한 걸음 더 나아가 RNA 같은 화합물들이 어떻게 생성되고 생명의 기초가 될 수 있었는지 보여줍니다.
미국의 솔크 연구소Salk Institute의 과학자 레슬리 오겔Leslie Orgel(1927-2007)은 “화학자와 분자생물학자들이 합동 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그 간격이 좁아질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입니다. 운석과 혜성을 포함해 우주에서 온 물체에 대한 연구에서도 생명의 시작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생명에 필요한 화학물질들이 지구상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물질들은 화학물질이 최초의 생명 주머니를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했을까?
지구 초기에 운석과 혜성들이 지구 표면에 충돌함으로써 바다가 생겼고, 따라서 상당한 복합유기화합물들을 제공했습니다. 아미노산을 포함해 복합유기화합물은 두 가지 형태 중 하나입니다. 운석에서 발견된 L타입은 생명체계에서 발견되는 형태입니다. 1969년 서부 오스트레일리아를 강타한 머치슨Murchison 운석에서는 수많은 복합유기화합물은 물론 70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발견되었습니다. 몇몇 아미노산들은 출중한 L타입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지구상의 생명에서는 보통 발견되지 않는 수많은 다른 아미노산들도 이 운석에서 발견되었습니다.
1970년에 시작되어 20년 이상 지속된 이 연구를 통해 분자의 근원이 지구 대기권 밖이라는 사실이 다양한 영역에서 수많은 연구자들의 증거로 입증되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생화학자 존 크로닌John Cronin은 머치슨 운석은 결정적인 분자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연구하는 데 새로운 차원을 보탠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