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 그런 말씀을 안 하셨는데요
똑똑한 변호사가 신과 교감하는 사이라고 고백했다가 대형 로펌에서 해고되는 설정이 드라마에서 이루어졌다. 주인공은 단지 신을 믿는 정도에서 끝내거나 일요일 아침의 정중한 의식에서만 드러내지 않고 일터에서까지 자신이 신과 대화를 나누는 관계라고 주장한 것이다. 회사에서 주인공의 위치가 바로 흔들렸다. 훌륭한 변호사로서의 마인드와 성공적인 경력도 주인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쇄하지 못했고 고객과 동료들은 주인공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의 믿음 체계는 주변 다른 사람들의 믿음 체계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 그들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동료 변호사들도 어떨 때는 똑같이 신에게 의지하고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느냐고 주인공이 따졌다. 주인공의 지나친 행동을 주변 사람들의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종교성과 대비시킨 부분은 드라마의 핵심 되는 부분이었다. 사실 그 속에 내재된 믿음에는 별 차이가 없다. 우리 주위에는 초자연적인 집단이 많다. 축구 경기 전에 선수들은 신에게 지혜, 용기, 강함, 통찰력을 구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인된다. 그렇지만 법정에서는 멸시를 받는다.
한국전쟁에 나설 때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미국의 축복을 구한 것은 수용 가능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60년 후, 조지 부시 대통령도 예수 그리스도를 노골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같은 축복을 요청했는데 정교 분리를 신봉하는 국가에서 그 누구도 탄핵을 거론하지 않았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신에게 기도하는 동시에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의학적 도움을 배제하고 오로지 신에게만 의지한다면 법정에서 과실치사로 기소될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는 백신 접종을 하면서 자녀들에게는 하지 않는 종교적 부모들이 불러온 죽음이 많다.
2004년 3월 16일, NBC <데이트라인 Dateline>에서 ‘신앙의 왜곡’이란 제목으로 두 시간에 걸쳐 하나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위험하게 변질된 광적인 성경공부 소모임에 관한 내용이었다. 로널드는 아들인 자크와 며느리 카렌, 수십 명의 친척들, 친구들과 함께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마을에 살면서 신을 숭배했다. 그들의 관행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해갔고, 그들은 스스로 선택받은 사람들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신으로부터 몇 가지 일을 하라는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카렌과 자크의 어린 아들에게 모유 외에는 먹을 것을 주지 말라는 것이었다. 51일 동안 아이는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었고 신도들에 의해 매장되었다. 신도들은 나중에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말했다.
결국 범죄가 밝혀졌다. 하지만 주정부는 관련자들의 처벌이 쉽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우선 종파 지도자인 로널드를 처벌할 적용 법규가 없었다. 아이의 부모는 두 개의 별도의 재판에서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검사는 아이에게 가해진 51일 동안의 고문을 보아 이는 가장 잔인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피고인이 유죄 판결을 받을지는 불명확했다. 법정에 나타난 그 집단은 약간 바보처럼 보이긴 해도 예의 바르고 선한 사람들 같았다. 자크는 배심원들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들과 같은 정상인입니다. 나도 신과 가족을 사랑합니다. 신이 내게 직접 말했습니다. 그리고 내게 자식을 죽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나 배심원단은 자크에게서 일급 살인죄를 찾아냈다. 배심원단은 인터뷰에서 신은 아이가 죽기를 바랐을 리가 없기 때문에 자크에게 책임이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배심원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도 신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이 아이를 죽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건 믿을 수 없습니다. 신이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지요. 그가 메시지를 잘못 들었든지 아니면 다른 이에게서 나온 메시지일 겁니다. 어느 쪽이든 그가 왜곡한 것이지요. 따라서 살인은 신이 아니라 그가 한 겁니다.”
자크의 아내 카렌은 법정에 들어서자 쓰러지면 울부짖었다. 아이가 아사로 죽은 것에 대해 진정으로 뉘우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혼전 임신했으므로 창녀 같은 여자였기 때문에 신이 그렇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렌은 폭행죄를 선고받았다. 그리고 재판을 기다리며 감옥에 있었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즉각 풀려났다.
여기서 ‘동료들로 구성된 배심원’에 주목해야 한다. 지역공동체에서 선발된 열두 명의 이 종파의 남녀는 근본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다. 안 그랬다면 자크는 이런 후한 심리를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심원단은 유유자적 법정을 걸어 나갔다. 아이들은 비종파 가정이나 친척들에게 입양되었지만 그 종파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앞으로도 쭉 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그의 놀라운 계획과 죽은 자들 가운데 부활하심을 믿고 있을 것이다.
영리하게 신을 믿는 방법은 없을까?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이다. 어느 날 신학생이 목사를 찾아와서 말했다.
“어젯밤 하느님께 기도를 했더니 제 등록금에 관해서 목사님과 의논하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요? 어젯밤 제가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 그런 말씀을 안 하셨는데요.”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정신질환인 망상과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행동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있다면서 그 경계선은 직선이 아니며 지울 수 없는 잉크로 그려진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분명한 건, 어떤 문화에서든 극단적인 믿음 체계가 보다 잘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그는 망상과 수용 가능한 행동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문화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