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건 절에 대한 건 하나도 없고 오직 은행나무뿐입니다



어제는 지인들과 함께 용문사에 갔습니다.

전형적인 청명한 가을날이었습니다.

쾌청한 날 절로 통하는 길은 단풍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절 앞에는 천연기념물 30호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팻말에 우리말과 영어로 적혀 있는데, 영어에는 41m 높이의 이 암컷 은행나무가 동양에서 가장 크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말에는 그 내용이 없는 걸까?

은행나무는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큰아들 마의태자가 심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가 심었는지는 알 수 없더라도 은행나무의 나이는 1100년이 됩니다.

갖은 풍상을 겪었을 터인데도 건재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워낙 키가 커서 카메라에 모두 담아지지 않았습니다.




절로 올라가니 많은 절에 가서 느끼는 대로 돈벌이에 혈안이 된 중들의 사업장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무지 대중, 혹은 부처를 모시는 곳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인 913년에 대경 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조선 세종 29년인 1447년에 수양대군이 모후인 소현 왕후를 위해 보전을 개창한 곳입니다.

그러나 건물들이 소실되고 근래에 지은 절이라서 역사적 발자취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절입니다.

종 치는 소리가 나 가서 보았더니 1만 원을 주면 큰 종을 세 번 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근래에 만든 형편없는 큰 종을 놓고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석에 원래 있던 작지만 귀한 종이 있어 가서 보려니 올라갈 수 없다고 여인이 막습니다.

돈을 1만 원 내면 올라가서 종을 칠 수 있어도, 문화재를 보러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문화재를 이따위로 관리하다니!

할 수 없이 뒤로 가서 틈새로 겨우 종의 부분만을 찍었습니다.

신라시대의 전통을 이은 고려인의 모방적 보살의 모습을 겨우 카메라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중들은 고기 맛을 알았는지, 백담사에서는 전두환이 거처하던 곳을 성지처럼 보존하지를 않나, 여기저기 가본 절에서는 돈벌이에 혈안이 되었고, 용문사도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돈통이 있고 순진한 사람들은 그곳에 돈을 넣고 빕니다.

무엇을 비는지 그 내용을 알 수 없지만 그런 절에서 비는 것이 효험이 있을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절에서는 실망이 컸지만 다시금 은행나무를 올려다보면서 자연의 걸작에 감탄했습니다.

어쩜 인간의 손이 닿지만 않으면 이렇게 아름다울까!

우리나라 4대 강도 손을 타서 훼손될 터이니 자연은 어디로 내몰릴까?

그런데도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운운합니다.

시멘트로 녹색성장을 성공할 수 있을까?




용문사 앞 식당에서 더덕구이, 도토리묵, 부추전, 감자전, 쌈밥으로 배를 불렸습니다.

동동주로 취기에 흥을 돋우었습니다.

생각하니 기억에 남는 건 절에 대한 건 하나도 없고 오직 은행나무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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