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치료와 심리치료를 통해 다시 볼 수 있게 되었고
『아이브레인 iBrain』(2010, 출판사 知와 사랑) 중에서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전염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컴퓨터를 다운시키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 개개인의 두뇌를 감염시킨다. 여기에 감염되면 뇌가 몽롱한 상태brain fog에 빠지고 만성적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이 질병은 2001년에 처음 보고되었다. 당시 두 살 된 남자 아이가 피부손상과 함께 “벌레가 기어 다니며 쏘고 무는 듯한 느낌”을 호소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이것을 모겔론스병Morellons disease라고 명명했고, 모겔론스 연구재단을 설립하여 이 같은 ‘질병’ 증세를 보이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돕고 있다.
모겔론스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나 벌레, 기생충이 그들의 몸을 공격한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감염된 생수, 외계인의 공격, 독성 가스가 원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병이 기생충 망상증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점은 이 증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사고력이 떨어지고 업무를 지속할 수 없는 것도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그런 증상이 빠른 속도로 퍼지는데, 그 증세와 전염상태로 보아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집단히스테리일 가능성도 있다.
『아이브레인 iBrain』의 저자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기고한 논문에서 집단히스테리를 신체적이기보다는 정신적 원인에 의한 질병의 발병으로 규정했다. 이 질병의 전형적인 발병 상황의 예는 학교 조회시간에 아이들이 기절하거나 어떤 신체적 증상들이 발병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집단 내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증상을 느끼게 되고, 강당에서 학생들을 대피시킨 뒤 방역관이 원인이 될 수 있는 독성물질을 찾는다. 환경오염이 이런 집단발병의 원인일 수 있지만, 대부분 불안과 사회적 전염이 주된 원인이다.
전환장애는 개인이든 그룹이든 간에 환자가 심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 갈등이 육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장애를 의미한다. 전형적인 사례는 급성마비나 시력상실 등이 있다. 이 증상을 겪는 사람은 신체적 증상에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잠시 동안 정신적 갈등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이브레인 iBrain』의 저자가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할 때, 한 청년을 치료한 적이 있었다. 청년은 아버지와 심한 논쟁 후 격앙되어 아버지의 얼굴을 때리려던 찰나, 갑자기 실명했으며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그의 실명에 대한 신체적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는 최면치료와 심리치료를 통해 다시 볼 수 있게 되었고,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전환장애 환자에 대한 기능적 뇌영상functional neuroimaging 연구에 따르면 전환장애 환자의 경우 손상된 육체적 기능이나 감각을 통제하는 신경회로가 있는 뇌 영역의 활동이 저하된다. 근육마비 증세를 보이는 전환장애 환자들은 운동기능을 통제하는 뇌의 바깥쪽 가장자리 바로 아래에 있는 피질하 회로subcortica circuits 영역의 활동성이 저하되었다. 전환장애에 의한 시력상실 환자들은 시각 피질에 문제가 있었으며, 감각마비를 호소한 환자들은 체감각 피질에 문제가 있었다. 전환장애에 의한 신체적 증상과 그에 대응하는 뇌신경회로들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정서를 담당하는 대뇌 반구의 안쪽과 밑면에 해당하는 부위인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 영역의 활동이 증가했다. 이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경회로가 환자의 의식적 통제를 떠나 실제 신체적 증상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아이브레인 iBrain』의 저자는 집단히스테리의 발병에서 벗어나려면 컴퓨터를 끄고 오프라인으로 나가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