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으로 과오 씻으려
<한국정당정치 실록>(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그러나 이 같은 주장들은 논리적으로 맞을는지 모르지만 실제에 있어서 내각책임제 개헌이 가능한 길은 현 국회에서 자유당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확실했다.
구파는 혁명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1인 독재 장기집권을 막는 내각책임제 개헌을 채택하는 것이라는 논지를 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국회에서만 가능할 뿐이며, 따라서 국회는 내각책임제 개헌이 이루어질 때까지 존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자유당은 동조했다. 자유당은 지금껏 극단적인 대립관계에 있던 신파보다는 대화의 상대역이 되어 왔던 구파에 친밀감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현 국회에서 개헌을 주장하는 구파와 이런 면에서도 이해가 일치했다.
자유당 의원들은 내각책임제 개헌을 실현시키는 데 협조함으로써 지난날의 과오를 씻겠다고 되풀이하면서 국회를 존속시켜 연명책을 강구하려고 했다.
자유당 의원들은 자기들에게 닥칠 혁명정권의 응징을 둔화시키고 새로 들어설 공화정부에서 정치적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각책임제를 채택하여 내각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