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와 구파의 집권 경쟁

<한국정당정치 실록>(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이같이 자유당의 위축과 혁신 정당들의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자체 내 신파와 구파간의 집권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각 정당 입후보 상황을 보면, 전국 233개 민의원 선거구 입후보자 1,563명 가운데 민주당이 227명, 자유당이 52명, 사회대중당이 123명, 한국사회당이 18명, 한독당이 12명, 한국혁신당이 3명, 무소속이 1,010명이었고, 나머지는 한두 명씩 후보자를 낸 군소 정당들이었다.


참의원의 경우 총 201명 후보자 가운데 민주당이 60명, 자유당이 11명, 사회대중당이 7명, 무소속이 115명, 기타 군소 정당들이 8명이었다.
민주당은 타당과의 경쟁은 의식하지 않았고, 신파와 구파 사이에 집권을 위한 전초전으로서 자파의 공천자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했다.
선거 결과는 볼 것도 없이 민주당의 대승리가 예상되었으며, 다만 양파 사이에 어느 파가 다수 의석을 얻어 집권하게 될 것이냐에만 관심이 쏠려 있었을 뿐이었다.
따라서 7·29총선의 양상은 신파와 구파의 집권 경쟁으로 압축되었다.
그러므로 이들 양파의 경쟁은 일반적으로 총선에서 볼 수 있는 정당 사이의 경쟁보다는 훨씬 더 열기가 가중되었다.


사실 민주당의 신파와 구파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민주당 ‘신구호’를 함께 건조하여 항해해 오기는 했지만, 이 배는 외풍에 시달리기보다도 선 내의 내분으로 여러 번 파산의 위기를 맞았다.
이제 항해가 끝나고 목적지 항구에 닿게 되자 이들은 서로 갈 길을 달리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러므로 양파는 불원 배의 접안을 앞두고 공천경쟁 이전에 선거법 개정부터 접전이 시작되었다.
새 선거법 중 부재자 투표제의 채택 여부를 놓고 의견을 달리했다.
이 문제는 양 파 사이의 원내 의석수와 직결되었으며, 또 궁극적으로는 집권과 관련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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