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회담 결렬

<한국정당정치 실록>(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양파 사이의 조각회담은 결렬되고 말았다. 김도연과 유진산이 돌아서서 나올 때 장면 국무총리는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 명단을 보여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대에게 명단을 제시할 리 없었다.
김도연과 유진산은 그날 밤늦게 곽상훈을 방문했다. 회담 결과를 들은 곽상훈 민의원 의장은 양파 합동내각을 유산시킨 데 대해 몹시 흥분했고, 같은 보고를 받은 윤보선 대통령은 “그 사람 처음부터 우리를 기만한 게 아니냐”며 노한 반응을 보였다.


구파는 민의원과 참의원 합동의원총회를 열고 장면 국무총리의 약속위반을 신랄하게 규탄하며 도각 투쟁을 선언했다.
양파 사이에 애당초 조각협상이 없었던 것보다 더 악화되고 소원해진 결과를 초래했다.
장면 국무총리는 청와대에서 구파의 입각을 약속했으나, 조각 본부로 돌아가서는 신파 막료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약속을 이행할 수 없었다.
막료들은 “당으로부터 이미 떠난 사람들에 대해 더 신경을 쓸 것이 없다”고 주장하며 단독 내각을 역설했다.
그리고 신파 참모들은 구파와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것보다 정부권력을 유인책으로 활용해서 서서히 무소속 의원들과 구파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흡수하는 편이 의회 내 안전세력을 구축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장면 국무총리는 그날 밤 오위영, 김영선, 조재천, 현석호, 이상철 등과 상의해서 조각을 완료했으며, 23일 새 내각 명단을 공표했다.


외무부 장관: 정일형

내무부 장관: 홍익표

재무부 장관: 김영선

법무부 장관: 조재천

국방부 장관: 현석호

문교부 장관: 오천석

부흥부 장관: 주요한

농림부 장관: 박제환

상공부 장관: 이태용

보사부 장관: 신현철

교통부 장관: 정헌주

체신부 장관: 이상철

무임소 장관: 김선태

국무원 사무처장: 오위영


각료들 가운데 문교부와 농림부, 무임소에는 원외 인사들이 기용되었으며, 교통부 장관에는 구파의 정헌주가 입각되었을 뿐 그 외는 신파 일색이었다.
정헌주는 구파출신이지만 국무총리 인준과정에서부터 신파 측에 동조하여 사실상 구파와는 결별 상태에 있었다.
문교부 장관 오천석만이 무소속이었을 뿐이었다. 신파 일색의 민주당 정부가 첫 선을 보이자 구파의 이탈로 원내의 안정 세력을 가질 수 없어 장면 내각은 각료들을 공표한 이래 약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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