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쌓여가며

『아동 미술치료 Child Art Therapy』, 주디스 아론 루빈(2010, 출판사 知와 사랑) 중에서


신뢰trusting를 쌓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떤 아이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다.

신뢰 구축과 관련해 미술치료사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은 바로 인내심이다.

치료 시간, 규칙에서 사용하는 재료, 공간,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치료사가 분명하고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형성된 안정감은 계속적인 미술치료를 위한 명료하고 견고한 틀을 제공해줄 것이다.

미술치료는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재료나 도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물품 또한 동일한 장소에 정리해두어야 한다.

매 치료 시간마다 환영 인사하고, 마무리하며, 작별 인사를 나눌 때에도 아이가 늘 진행 과정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정해진 방식을 따르는 것이 좋다.

미술치료를 받으러 온 아이는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이미 고통 받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관성 없는 행동으로 아동의 불확실성이나 불안을 공연히 더해줄 필요는 없다.

또한 미술치료를 실시하는 동안에 불필요한 외부의 개입이나 방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아이를 보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시간과 공간을 오롯이 아이만을 위한 것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또한 미술치료 중간 중간 메모하는 목적과 이유에 대해서도 아이에게 솔직하고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이 표현한 속마음이나 행동을 누군가 그 메모를 읽고 알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할 수 있다.

치료사는 아이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의 사적인 정부를 부모, 학교를 비롯한 그 누구에게도 공개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털어놓은 비밀을 치료와 관련 없는 사람에게 언급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며 전문적이지 못한 처사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치료사와 나눈 이야기가 비밀에 부쳐질 것이 믿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치료사는 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어떤 것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지 늘 신경 쓰고 보듬어주어야 한다.

학생 수련 등의 목적으로 미술치료 과정에 누군가를 참관시키고 싶다면, 반드시 아이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아이가 알지 못하게 외부에서 아이를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이는 결코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쌓여가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일시적으로 퇴보할 수도 있다.

신뢰 형성 여부는 아이의 행동과 치료사와의 상호작용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아이가 마음 놓고 속마음을 말하는 건 신뢰가 쌓였다는 증거이다.

아이의 마음속 깊이 감춰두었던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는 과정은 더딜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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