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현실주의’에 기초한 연속성의 원리를

야마구치 가쓰히로의 <공간연출 디자인의 원류>(도서출판 미술문화) 중에서


키슬러는 <미신의 방>의 구성 원리를 ‘원자구조와 상호현실주의’에 두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공적으로 제한된 공간들이 모여 하나로 앙상블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색, 형태, 물리적 구조가 각각 다른 공간들이 하나의 연속체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가 내부적 힘에 의해 정합상태(整合狀態)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힘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와도 같은 것이다.
이 힘은 건축의 원자를 구성한다.
원자의 내부에는 연속장력 상태로부터 발생하는 건축학적 요소가 존재한다.
그것은 전자기(電磁氣)의 구성에 포함되어있는 다양한 분자의 장력상태와도 흡사한 것이다.
건축기술의 일렉트론(electron), 뉴트론(newtron), 프로튼(proton), 중성자, 양성자에 해당하는 것은 면, 색, 형태, 빛, 그림자 등이다.
여기서 원자구조의 요소와 건축의 요소가 같다고 하는 가장 큰 근거는 그것들이 환원 가능한 것임과 동시에 여러 가지 변환도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상호현실주의의 원리를 잊지 않는다면 각각의 요소는 전체의 형태를 잃어버리지 않고 변환될 수 있다.
회화는 건축이 되고, 조각은 회화가 되고, 건축은 색이 된다.
이렇게 되면 제4요소인 사이클로트론(cyclotron)없이도 놀랄 만한 변환이 가능하다.
그것을 위해서 단지 ‘현명한’ 두 사람과 하나의 물체만 있으면 된다.
예술가와 관객, 그리고 작품이 그것이다.
원자구조와 같이 공간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토대로 이 같은 시각 상의 변환이 발생한다.
‘상호현실주의’는 바로 이 같은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개념에 기초한 연속성의 원리를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순수회화 또는 순수조형이 탄생하는 현장과 만나게 된다.
또한 입구에서 출구로 진행하면서 빛과 공기의 순환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여러 가지 요소가 계속 나타나 마치 천궁(天宮)의 황도12궁(黃道12宮)과도 같이 완벽하게 짜여진 전체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이 암호를 해독하여 도량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공식을 통해 ‘본질적인 것’이 자동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몇 가지 형태로 표면을 나누어 회화와 조각을 위한 구(求)로 된 조형적 구조물의 설계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전시될 회화와 조각을 위해 각각의 정확한 위치가 명기된 청사진을 만들었다.14


키슬러의 설계는 두 개의 커다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원의 조합에서 출발한다.
두 개의 열린 타원은 수직과 수평으로 각각 완만하게 구부러져 있다.
즉 ‘지혜의 원’ 두 개가 맞물려 있는 듯한 구조를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금세기 예술’화랑과 같이 전람회장이 본래 지니고 있던 육면체의 실내공간구조를 전부 무시하고 있다.
그 안에 건축, 회화, 조각 등이 우열의 구분 없이 동등한 관계를 지니는 아비타의 실현에 성공하고 있다.
여기에 관한 설치도면을 보면 단일 유기체로서의 회화, 조각, 건축 등의 위치와 각각의 조합을 표시한 정도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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