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요구의 진화’

야마구치 가쓰히로의 <공간연출 디자인의 원류>(도서출판 미술문화) 중에서


키슬러는 이 같은 방법론을 “기술환경에서 발생하는 ‘요구의 진화’에 관한 차트”를 통해 요약 정리하고 있다.
이 차트에서 키슬러는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여 기술환경을 만들어낸 원인을 인간의 생존에 대한 요구와 관련된다고 전제하고, 그 같은 요구가 사회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는가를 점검하고자 했다.
키슬러는 그 같은 요구가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진화과정의 하나로 파악했다.
그는 그것을 ‘요구의 진화’라고 불렀다.


인간은 ‘자연에 준하는 것(장치)’에 방어와 공격을 위한 인공적인 장치를 첨가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므로 ‘도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높은 생산성에 대한 인간의 선천적인 욕망이 그 같은 물질적 표현을 발견하게 한 것이다.


이같이 인간은 도구의 세계를 구축했다.
이윽고 구축된 도구의 세계로부터 우리가 기술환경이라고 부르는, 이른바 ‘인간이 만들어낸 상호관련성을 지닌 복합체의 집단’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환경의 카오스적인 상황을 수정하기 위해서라도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원으로부터 본 그것의 본성은 무엇인가?
요구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떠한 형태로 일어나는가?
요구란 자연의 것인가, 인공의 것인가?
그것은 정적인 것인가, 진화하는 동적인 것인가?
요구에 대한 정의는 오늘날과 같은 기술환경 아래의 디자이너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이다.
이 같은 난제에 관한 고찰은 건축에 관한 연구가 아니라 인간에 관한 연구에 기초하여 행해져야 한다.9


모든 과학은 인간에게 결핍된-마치 나뭇가지처럼 분류된-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인간의 창조성은 언제나 결핍에서 효율로 향한다.
이 같은 발전적 순환은 하나의 생활기준으로부터 또 다른 생활기준으로의 상승되는 현상을 반복하면서 단계적으로 나타난다.10


“기술환경에서 발생하는 ‘요구의 진화’에 관한 차트”는 과거의 기준으로부터 현재의 기준으로, 그리고 현재의 기준으로부터 새로운 기준의 디자인으로의 이행을 전제로 ‘요구의 진화’를 단계적으로 설정한 것이다.
키슬러는 이것을 13단계로 나누어 생각했다.


⑴ 현재의 기준.

⑵ 기준이 흡수된다.

⑶ 흡수는 무효력(無效力)을 낳는다.

⑷ 무효력은 관찰을 유도한다.

⑸ 관찰은 발견을 유도한다.

⑹ 발견은 발명을 유도한다.

⑺ 발명은 저항에 부딪친다.

⑻ 저항은 ‘계획적 요구’를 유도한다.

⑼ 계획적 요구는 소규모의 생산을 유도한다.

⑽ 소규모의 생산은 생산을 촉진시킨다.

⑾ 생산의 촉진은 대량생산을 유도한다.

⑿ 대량생산은 요구를 낳는다.

⒀ 절대적인 요구는 새로운 기준이 된다.


이상과 같은 단계를 거쳐 요구가 진화해간다.
하나의 단계를 거치면 다시 다음 단계가 시작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요구의 진화’가 발생한다.
키슬러는 이 같은 진화는 인간내부의 구조와 인간을 에워싼 환경의 핵심적인 성질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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