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빨의 집> 드로잉





앞 절에서 언급한 것처럼 <엔드리스 하우스>는 1950년 쿠츠 화랑 전람회를 통해 발표된 것이다.
따라서 키슬러가 <엔드리스 하우스>안을 구체화한 것도 이 전람회를 통해서였다고 볼 수 있다.
1975년 뉴욕에서 필자가 키슬러의 미망인 릴리안 키슬러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발표된 연작 드로잉을 보여 주었다.6)
여기 소개하는 <이빨의 집>이 그 중 하나이다.
8장으로 된 드로잉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아이디어의 발전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드로잉에서는 ‘Tooth house’라는 글씨가 커다란 어금니와 같은 형태의 안쪽에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이 안의 제목이다.
두 번째 드로잉에는 상하의 턱이 맞물려 있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엔드리스’의 상징인 동시에 각체구조의 기본특성을 나타내준다.
비교적 단순한 3번째 드로잉은 이빨 하나가 굴려져 있는 듯이 보인다.
가운데의 둥근 부분에서 방사선상으로 뻗은 3개의 선이 이빨형태를 분할하는데, 분할된 3형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네 번째 그림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키슬러는 주택의 주요 기능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한 것이다.
이 드로잉은 다음에 열거하는 각각의 기능에 대응하는 3개의 공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1. 생활 공간

2. 작업 공간

3. 개인 공간


하나의 쉘터 안에서 가족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생활을 위한 생활 공간과 공방 역할을 하는 작업 공간, 그리고 욕실과 침실이 있는 개인 공간이 필요하다.
<이빨의 집>은 이 같은 기능을 구비한 주택계획을 드로잉한 것인데, 네 번째 드로잉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전부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섯 번째 드로잉은 기복 있는 대지에 놓여 있는 <이빨의 집>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주택이 그려져 있는 여섯 번째 드로잉의 사각상자형 부분은 설비를 넣어두는 곳인지 입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다음 드로잉은 단면을 나타낸 것으로 빗물의 배수방법 등이 그려져 있다.
빗물은 집 안을 통해 밑으로 빠져 아래쪽의 연못으로 흘러 들어간다.
마지막 드로잉은 <이빨의 집>이 놓여진 상황을 주위풍경과 함께 그린 것이다.
배수된 빗물을 담아두는 연못이 그려져 있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초현실주의자 이브 탕기의 회화를 연상하게 한다.


이상에서 소개한 <이빨의 집> 드로잉은 대단히 짧은 시간에 그려진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빨의 집>의 개념이 1950년에 제작된 <엔드리스 하우스>의 원형이라고 보는 것도 여기에 소개한 일련의 드로잉 이미지와 3개의 기능으로 나뉘어진 공간구분 등이 같다는 점에 근거한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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