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이야기>의 책머리에: 믿음의 조상들 이야기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창세기는 성경의 첫 번째 권으로 하나님 구원의 계획을 알리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 자손들이 겪어온 파란만장한 인생과 신앙으로 창세기 12장 1절부터 마지막 장 마지막 절(50장 26절)까지이다.


아브라함 이전까지는 설화이지만 아브라함부터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아브라함이라는 말은 “온 나라의 아버지 the father of nations (the King James, 개역성경에는 뭇민족의 아버지 the father of a multitude로 되어 있다)”라는 뜻인데 그가 어떻게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 창세기의 주요 주제이다.


이 책의 구성은 아브라함의 가계를 따른 것이다.


제1편 아브라함의 일대기(12:1-25:11).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 이야기(25:12-28:9).

제2편 이삭의 아들 야곱과 에서 이야기(28:10-36:43).

제3편 야곱과 열두 아들 이야기(28:10-36:43).

제4편 요셉과 야곱 가족의 이집트 이주 이야기(37:1-49:33).
요셉의 최후 이야기(50:1-26).


믿음의 조상들의 이야기는 파란만장하다.
단편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들은 우리에게 모범이 되는 인생을 살지 못했다.
아브라함은 위기 때마다 아내를 누이라 속였으며, 롯의 두 딸은 아버지의 아이를 낳았으며, 야곱은 형을 배신하고 아버지를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고, 장인이자 외삼촌인 라반을 속여서 재산을 증식하는 등 파렴치한 일들을 일삼았다.
어찌 보면 그들은 우리와 다름없이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발견했을 때 시인하고 회개했으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집요하게 하나님께 매달렸고, 하나님이 분부하시면 순종하고 따랐다.
그들에게는 믿음이 있었으며 그 믿음을 소중하게 여겼을 뿐만 아니라 후손에게 유산으로 상속시키려 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후손에게 전함으로써 자신들이 범했던 과오를 후손들은 범하지 않도록 하는 교훈으로 남겼다.
이것이야말로 선민으로서 손색이 없는 자세라 하겠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부끄러운 과거를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드러내서 후세를 교훈하려는 진실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
이것은 믿음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들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출판사 知와 사랑에서 사랑의 총서를 기획하면서 구약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청탁해 왔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성경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나아가 기독교의 본질을 찾아간다는 일에 동참하는 뜻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이 주제로 『창세기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창세기 이야기』의 전편이라 할 수 있는 천지창조와 노아에 이르는 『하나님 이야기』는 따로 쓰기로 하고 우선 역사적인 인물들의 인생역정을 살펴보았다.
앞서 출간된 『성지 이야기』와 『욥 이야기』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나는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에 대한 흠모의 마음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독서해 왔다.
이제 인생의 황혼을 맞아 지금까지의 신앙과 학습을 정리하고자 한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선지자들의 생애와 신학을 전하는 『선지자 이야기』도 집필 중이다.
이 책들을 통해 독자들이 성경의 역사적 배경과 다양한 고대문화 속에서 성경의 참된 의미를 이해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끝으로 본문에 대한성서공회에서 출간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인용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더러 괄호 안에 공동번역성서를 함께 인용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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